Skip to content

GuitarMania

(고요함에 더욱 더 귀기울이는 롤랑 디앙스에게 바침)


사실 나 아까 자고 있었어.
알아.
그래? 나 멀쩡하게 대답 잘 했구 말도 많이 했잖아.
응.
혹시.. 나 또 한동안 말 안하고 졸다가 깨서 안 잔 척 했어??
어.. 그랬어.
그러면 그동안 당신은 뭐 했지?
그냥 있었어.
무슨 말을 하든가 깨우던가 전화를 끊던가 하지 그걸 그냥 들구 있었단 말야?


그의 귀는 섬세하다. 오른쪽 깜박이 넣는 소리, 백화점의 안내 방송 소리, 내가 신은 그 날의 신발 소리,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들을 전화기 건너편에서도 잡아낸다. 내가 약하게 뒤척이는 것도, 전화기를 왼쪽 귀에서 오른 쪽 귀로 바꾸어 대는 것도 그는 소리를 들어 안다. 나의 옅은 숨소리에 가만히 귀기울여주는 그는 아마도 침묵 또한 들을 줄 아는 것이 분명하다.

아무 소리 들리지 않는 전화기 너머
보이지 않는 나를
그가 듣는다.

아마도.. 그는 나의 침묵을 들어 알기 때문에, 내가 입을 열면, 첫마디를 꺼내기 전에 마지막 마디를 듣을 수 있는 것이었나보다.





  
Comment '9'
  • 지얼 2004.04.06 15:27 (*.227.109.215)
    제가 생각하는 사랑할만한 사람----> 앤을 위해 본 영화 안본척하고 또 보는 사람...
    그래서 포레스트 검프를 두번이나 봤는데....퇴짜......ㅠ..ㅠ
  • 음... 2004.04.06 16:06 (*.49.47.131)
    애인을 위해서 본 영화 또 보는 사람이야 많죠.
    몇일 전에는 다른 애인과 봤다는게 문제긴 하지만... -_-;;
  • 지얼 2004.04.06 20:10 (*.227.109.215)
    (-.. -;;;)
  • 한민이 2004.04.06 22:41 (*.92.79.95)
    제가 생각하는 사랑할만한 사람 -------> " 다행히도 당신을 만나서 참으로 행복합니다" 라고...

    제가 고백할 수 있는 사람........
  • 으니 2004.04.06 23:09 (*.168.0.189)
    급히 썼던 글 조금 고치고 쇼스토코비치 아저씨의 로망스 op.97 no.3 첨부했어요..
    음악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어서 다행이예요
  • 으니 2004.04.06 23:13 (*.168.0.189)
    Riccardo Chailly의 지휘,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의 연주입니다.
  • 뽀로꾸기타 2004.04.06 23:22 (*.88.108.156)
    '사랑할만한 사람'보단...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 더 가슴 저미지 않을까요?

    '번지 점프를 하다'에서 이해하기 힘든 중간 내용을
    한 순간에 아름다운 사랑으로 다가오게 만든 이병헌의 마지막 독백처럼요....
    (너무 감상적인가.....^^;;)
  • 아이모레스 2004.04.07 01:13 (*.158.12.193)
    아니에요... 전 사랑하만한 사람이 주는 느낌이 더 좋네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은 좀... 그래요...
    으니님 그냥 밀고 나가요!!!!
  • 2004.04.07 06:11 (*.168.105.40)
    으니님~ 꼭 헨드폰 광고로 쓰면 좋을꺼 가따여...ㅎㅎ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788 박근혜-정동영의 발언 비교(펌) 4 지나가다 2004.04.02 3538
6787 저녁하늘님과 함께한 작은맥주모임. 16 file 2004.04.04 4096
6786 요즘 대인 관계속에서 실망을 많이 합니다. 6 한민이 2004.04.05 3300
6785 여행일지 2 경호 2004.04.05 3106
6784 천벌받을짓을 하다 -_-;;;; 27 옥용수 2004.04.05 3813
6783 [re] 4월 14일 이성우 선생님 콘서트 6 으니 2004.04.06 5206
6782 [공개프로포즈] 저녁하늘님! 25 으니 2004.04.06 3986
» 사랑할만한 사람 (6) 롤랑 디앙스에게 9 file 으니 2004.04.06 3622
6780 감상적인 기분.... 10 뽀로꾸기타 2004.04.06 3414
6779 배는 고픈데, 커서 두려운 존재.... 13 옥용수 2004.04.07 3923
6778 [re] 그 거시기하고 민망스럽고 아름다운 표지.. ^^;;; 19 file 옥용수 2004.04.08 3917
6777 [re] 큰 그림 올려드릴께요..^^ 25 file 건달 2004.04.09 3669
6776 모레노의 그 음반 표지 구합니다. 6 오모씨 2004.04.08 3419
6775 사랑할만한 사람 (7) 15 으니 2004.04.08 3384
6774 4대 매이저 골프대회 "마스터즈" 1 2004.04.09 3822
6773 부활절 계란 9 widjf 2004.04.09 4317
6772 [re] [펌] 웃기는 수수께끼 2...^^.... 2 각시탈 2004.04.11 3433
6771 [펌] 웃기는 수수께끼...^^.... 3 pepe 2004.04.10 4292
6770 천재가 틀림없어. 6 2004.04.10 3685
6769 전화하지 마세요 6 file 민종사관 2004.04.10 3844
6768 투표부대가 그놈참 2004.04.10 3351
6767 각국의 음주운전 처벌 방법 4 그놈참 2004.04.10 3606
6766 요즘 너무 무섭습니다.. 16 그놈참 2004.04.11 2972
6765 교직생활 한달+10일차..^^ 10 nenne 2004.04.11 3852
6764 [re] 매가 필요없는 이상사회를 위한 교육제도제안. 2 2004.04.12 3158
6763 ... 13 진성 2004.04.12 3301
6762 "마스터즈" 골프대회..최경주 단독 3위~~!! 8 2004.04.12 4119
6761 pepe님만 보세요 3 각시탈 2004.04.12 3074
6760 으니 구제되다.. "오늘 이성우 선생님 콘서트" 11 으니 2004.04.13 4200
6759 매니아 칭구들의 체질... 설문조사 결과 3 niceplace 2004.04.13 2904
6758 칠레산 포도~ 2 file 오모씨 2004.04.13 3020
6757 칠레산포도! 4 file 오모씨 2004.04.13 4066
6756 바덴포웰은 .. 5 꿈틀.. 2004.04.13 5289
6755 [퍼옴] 한글은 위대하다 6 file jazzman 2004.04.13 3887
6754 사랑스런 그녀 1 - 논픽션, 고슴도치 칭구들 1 file 으니 2004.04.14 3618
6753 [re] 맞아야만 할거같은 학생은 그럼 어떡할까.... 3 2004.04.14 3175
6752 체벌에 대한 견해 조사 36 그놈참 2004.04.14 3917
6751 선생님의 매와 학생의 엉덩이의 관계.... 4 file 한민이 2004.04.14 6107
6750 군대스리가 사진임당... 1 한민이 2004.04.14 3201
6749 K대 사커(일명 군대스리가) 19 지얼 2004.04.14 4124
6748 앗 이사하느라 바쁜사이....... 4 가치가 2004.04.15 3523
6747 40대의 애수(哀愁) 9 seneka 2004.04.15 4156
6746 투표하면서...... 7 오모씨 2004.04.15 2948
6745 심판의 함성 커지는 사회 19 wldjf 2004.04.15 3129
6744 겨우 투표했네요.. 2 뽀로꾸기타 2004.04.15 2789
6743 잠꾸러기 6 옥용수 2004.04.15 2695
6742 [re] seneka님께 2 niceplace 2004.04.17 2989
6741 [re] niceplace님께.. seneka 2004.04.17 3413
6740 멋진 박근혜~ 46 seneka 2004.04.16 4124
6739 저도 드뎌 마이카족이 되었어요..!!!! 19 file 오모씨 2004.04.16 3391
Board Pagination ‹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151 Next ›
/ 1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