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07.69.119) 조회 수 5062 댓글 4
저는 허리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올시다. 대학 신입생 시절 클래식 기타를 멋도 모르고 독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 통기타는 좀 칠 줄 안다는 가소로운 자신감에 겁도 없이 덤벼든 거지요.

근데, 문제는 자세 잡고 연습을 좀 하고나면 온 몸이 쑤시고 아프다는 겁니다. 당시 기타 교본에 나와 있는대로 팔목은 확 꺾어서 손가락과 현의 각도는 직각, 힘은 잔뜩 들어가고 팔목이 쑤시고... 경견완 장애(이거 발음 어렵죠?)라도 걸릴 지경인데...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다리는 저리고, 허리랑 어깨랑 목이랑도 아주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이 아픔을 견디어 내야 고수가 되려니 하고, (푸하하... ㅠ..ㅠ) 하면 된다 정신으로 연습 끝에... 한 1년 그러다가 포기했습니다. 로망스 쳐보겠다고 그 난리를 치다가... 아무리 자기도취 정신으로 들어주려 해도 영 아닌 소리에, (세고비아 합판기타라는 점도 다소 영향이... --;;;) 온 몸이 불편한 그 자세 땜에 도저히 더 연습을 할 맘이 안 나더라고요. 잠시 괴로움을 견디면 적응이 될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데요.

설상가상으로 어머니의 한말씀이 염장을 지르고... "요샌 왜 그 '띠끼띠끼' 안 하냐?" 띠끼띠끼? 내 기타 소리가 그렇단 말야?

그러고는, 클래식 기타는 한참을 집어 치웠는데... 십수년 이상이 지나 머리 벗겨진 아저씨가 되가지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때와는 달리 인터넷에 정보가 꽤 많두만요. 어? 그랬더니만 팔목은 그렇게 꺾을 필요 없다네요? 그러다가 손모가지 망가진 사람 많다네요? 어허... 이런...

그리고, 거울에다 제 자세를 비추어보는 순간, 그 불편했던 자세의 비밀이 풀렸습니다. 아... 저는 발판을 너무 낮게 쓰고 있었던 겁니다. 그저 중간쯤에 놓고 하면 되려니 했더니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왜냐? 저는 허리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걸랑요. 허리는 긴데, 발판이 낮으니 자세가 나오겠습니까? 구부정해가지고 왼쪽으로 기운 자세가 나오지요. 발판을 높이고 나서 좀 적응이 되더군요. 요새는 무릎 쿠션을 써보는데 (나중에 시간되면 사진 올릴께요.) 역시 긴 허리 땜에 쿠션만 쓰면 자세가 안 나오고 발판 낮게 +  쿠션 사용하면 적절하더군요. 쿠션을 쓰면 허리를 틀지 않고도 기타를 오른편으로 약간 보낼 수 있어서 좀 더 편한 잇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에, 요즘은 허리나 팔목은 아프지는 않습니다. 진작에 알았으면 그 때 옛날에 클래식 기타를 놓지 않고 더 쳤을 것을... 지금도 독학 중인데, 지금은 과연 무슨 닭짓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배우면 좋을텐데, 먹고 살기 바뻐 시간 여유는 없구... 허리가 길어서 슬픈 독학자의 넋두리였습니다. 혹 새로 시작하는 독학자 분들이 이글을 보신다면 이런 어이 없는 삽질을 하지 않으시길...
Comment '4'
  • 저녁하늘 2004.03.19 22:46 (*.243.227.71)
    아아~ 정말 슬프네요*_*
    허리도 참 슬프구나...-_ㅜ
  • 각시탈 2004.03.23 09:56 (*.81.158.39)
    슬픈 모가지도 있답니다
  • 민영 2010.12.12 20:51 (*.183.185.235)
    슬픈 허리와 모가지요...
  • 최동수 2010.12.12 22:54 (*.255.173.119)
    [띠끼 띠기]도 듣는 나름으로 괜찮습니다.

    지금은 미국에서 열심히 도를 닦는 변보경양의 아버님께서도 평소에
    "보경아 [띵가 띵가] 좀 해봐라" 하셨다는데....

    앞으로 자세 잘 잡고 잘 치시게 되는 날에는
    어머님의 말씀이 칭찬으로도 들리겁니다.

    현재 서울 음대에서 기타교수로 계신 김성진님의 부전공이 바로
    기타치는 자세이지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8 이런적 없으세요? ㅋㅋㅋ 9 옥용수 2004.03.27 3563
737 저녁하늘님, 오모씨님... 그 음반의 표지들 이미지로 스캔 뜬거에요. 5 file 옥용수 2004.03.27 3423
736 지금보다 3 각시탈 2004.03.26 3441
735 DAVID RUSEL CONCERT in KOREA. 12 Esteban Jeon 2004.03.26 4397
734 실직했을 때 기분.. 13 푸른곰팡이 2004.03.26 4243
733 께임...끝나써여...ㅡ,.ㅡ^ 3 오모씨 2004.03.25 4121
732 [속보] 로랑디용 납치기도설 파문 8 file 매냐일보 2004.03.25 3395
731 믿는다는것... 4 eveNam 2004.03.25 3198
730 늦깍기로 클래식기타 전공하시는 분들이 많은 이유는 뭘까요? 5 매냐 2004.03.24 4651
729 <동영상> MBC 22일 도올특강 탄핵관련 방송 다시보기 6 한티 2004.03.24 4117
728 느끼함을 느끼고싶은분들은.... 4 2004.03.24 5236
727 정천식님만 보세요~ 7 오모씨 2004.03.24 3516
726 김동률 -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7 쵸코보 2004.03.23 4692
725 조만간 다가올 대재앙 8 file 꼭두각시 2004.03.23 3833
724 전에는 9할 때 쓰러졌는데, 이번엔 7할 때 쓰러져요ㅠㅠ 5 으니 2004.03.23 3671
723 너무 어려워용!! 26 file 지얼 2004.03.23 7464
722 jw님, gw님, gw-ba님~ 등등등 -_-;;; 4 옥용수 2004.03.23 5013
721 촛불얼짱 ㅡㅡ;;;;;; 11 오모씨 2004.03.22 4256
720 예페스의 샤콘느..... 7 옥용수 2004.03.22 3182
719 파리 쇼쇼쇼~ 5 옥용수 2004.03.22 3882
718 이 사실만은 잊지맙시다. 18 삐약이 2004.03.21 5040
717 -_-;; 이제 집에 들어갑니다. 옥용수 2004.03.21 3427
716 난생처음 해본 로또...캬~아쉽다 1등 될뻔했는데 마왕 2004.03.20 2891
715 북괴빨갱이놈들, 남한의 좌익세력몰아내고 북진통일 이룩하자! 18 삐약이 2004.03.20 4285
714 멍멍이가 겁도 없이 -_-;;;;; 3 옥용수 2004.03.20 3704
713 어디서 본듯하지만, 웃겨서 ^______^ 퍼옴 3 옥용수 2004.03.20 3338
» 허리가 길어서 슬픈 짐승 4 jazzman 2004.03.19 5062
711 反나르시즘... 5 지얼 2004.03.19 5098
710 Festival Guitarras del Mundo는??? (혁님 꼭 알려줘여~) 4 옥용수 2004.03.19 6169
709 헤롱헤롱~~@..@ 1 지얼 2004.03.19 5186
708 [펌]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3 그놈참 2004.03.18 5846
707 전여사...이제 그만... 31 지얼 2004.03.18 3938
706 [re] 전여사...이제 그만... 3 정천식 2004.03.20 3458
705 (오랫만에) 사랑할만한 사람 - 5 5 으니 2004.03.18 3919
704 방송기다리며 11 희경쓰 2004.03.18 4639
703 지얼님음반 100장 오늘 도착했네여... 5 2004.03.18 3859
702 윈98 모드중... file 옥용수 2004.03.17 3584
701 일년만에 피시방갔다가... -_-;; 6 옥용수 2004.03.17 2907
700 궁녀 센스 4월호 - 내용이 알차졌군요~ ^^ 2 2004.03.16 5659
699 아까 뉴스에서.. 14 휴... 2004.03.16 5217
698 [re] 전여옥. 11 2004.03.16 4798
697 톨스토이의 말중에.. 3 마왕 2004.03.15 5905
696 1111 뺏기. 2 오모씨 2004.03.15 5790
695 [re] 1111 또 뺏기. 3 citara 2004.03.15 4567
694 [re] 1111 또 뺏기. 2004.03.16 3314
693 기타 칠 때 담배 피면 안되는 이유. 21 지어 ㄹ 2004.03.15 5882
692 지구를... 6 휴... 2004.03.15 3255
691 지어 ㄹ님과 혁님의 자필악보.... 4 eveNam 2004.03.14 3782
690 ☆- 정말 보고 싶습니다 -☆ 8 러브스토리 2004.03.14 4079
689 지구를 지켜라.... 4 마왕 2004.03.13 3402
Board Pagination ‹ Prev 1 ... 127 128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 151 Next ›
/ 1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