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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237.119.146) 조회 수 3881 댓글 14
(글쓰기 전, 사이먼 & 가펑클의 Sound of silence 를 배경음악으로...)

10년도 더 지난 시절 얘기다.
음악이라고는 이문세 엉아 것만 듣던 한 칭구가 있었는데
어느날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모짤트의 피아노 협주곡 음반을 구입한거다...

"니가 왠일이냐?"
그랬더니, 그 칭구 대답하길,
"잠 안 올 때 좋잖아~~"

뭐,그렇다고 진짜로 그 칭구가 모짤트의 협주곡을
수면제 대용으로 구입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그 칭구는 쑥쓰러워서 그랬을거다.

"니가 뭘 모르는구나.."
내가 얘기했다.
"잠 안올 때  관현악 곡은 수면제가 아니라 알람시계라는 것을..."

근데 정말 그랬다.
예전엔 자기전에 꼭 음악을 틀어 놓는 버릇이 있었다.
한번은 관현악곡을 틀어 놓았는데
아무래도 수면을 방해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볼륨을 아주 작게 조절해 놓았다.

그런데 비몽사몽의 그 순간...

"꽈~꽝~~꽝~~"

자다가 놀라서 죽는 줄 알았다...

꼭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어떤 관현악곡의 전반은 아주 고요이 흐를 떄가 있어서
처음에 그것을 기준으로 볼륨을 잡아 놓았다가 살며시 잠들 때 즈음이면
후반의 클라이막스 부분의 ff 가 나올 때 화들짝 ~놀라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다가 다시 잠잠해지고...
또 다시 ff 가 나오면 화들짝~~
잠들만 하면
깨고
잠에 빠지다가
또 깨고...
수면용으로 협주곡을 택하는 것은
영 아니올시다...

난 과거에 헤비메탈 매니아였다.
그래서 새벽별 보며 헤비메탈 듣기를 두어 번(밤 샜단 얘기)...
모아둔 음반은 200여장(겨우 그정도 가지고...라고 말씀 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그 떄 고딩이라는 처지를 생각하면 제한된 용돈으로 음반 사기란 참 어려운 일이었다).
거울 앞에서 전기 기타 매고 후까시 잡기를 수십번.
잉베이 처럼 등에 기타 매고 있다가 몸의 앞쪽으로 손 안쓰고 기타 돌리기 시도 했다가
기타 헤드에 머리 맞아 자빠지기를 두어번...
오지 오스본,쥬다스 프리스트,디오,AC/DC,데프레파드,밴 헤일런,콰이어트라이어트...
그 당시의 수퍼스타들이었다.

그래서 잠 자기 전에도 항상
헤비메탈을 틀어 놓고 잠들기 일쑤였는데
그 얘길 칭구에게 하자 대부분의 칭구들은
대체 시끄러워서 잠이나 오냐...하는 반응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헤비메탈 틀어놓으면 잠 잘온다.

음악이 따분해서 그런게 아니다.
그 음악을 들으려고 집중하려는 노력만 포기하면,
그러니까 그저 배경음악 정도로만 생각하고 몰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헤비메탈 음악 틀어놓고 잠을 청하면 의외로 잠이 잘 온다는 거다.

일단 드림씨어터나 메탈리카처럼, 한곡 내에서 변화가 잦은 스타일은 제외하고
대개 달려나가기만 하는 스타일의 헤탈(줄여서 헤비메탈을 이렇게 표기하련다)은
대개 잠이 잘 온다.
이유는 이런 것 같다...그런 스타일의 헤탈곡은 관현악곡 처럼
pp 와  ff 가 극단적인 대비를 보이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적어도 자극적이고 시끄러운 소리에 이미 익숙해진 시점 부터는
음량에 의해 자극을 받는 경우가 없기 때문은 아닐지.

쉽게 말하자면 협주곡처럼 아주 조용히 나가다가
갑자기 꽈꽈꽈꽝~~해서 이미 조용한 것에 익숙해진 귀를
자극,화들짝 놀라게 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은 아닐까.
물론 그런 스타일의 헤탈곡이 없는 것은 아니다만....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탈을 듣는 도중에 잠이 들다가
잠에서 깨는 순간이 찿아 온다.
한 곡이 끝나는 순간,
다음 곡으로 넘어 가기전에 아주 잠시 동안의 조용한 순간이 찿아온다.
잠이 깨는 것은 꼭 그 순간이다.
이미 시끄러운 음에 익숙해진 귀에는
무엇보다 침묵이 더 날카로운 자극이 되었던 거다.
(이런 경험 나만 한 것도 아니잖어...)

침묵만으로는 아무것도 깨울 수 없고
또 소리만으로는 아무도 깨울 수 없나보다.
소리가 있음으로 인해 침묵이 작용하고
침묵이나 고요로 인해 큰 소리가 작용할 수 있다고, 그 때 생각했다.

잠시 아는 척....(--..--)a;;;

<진흙을 이겨 그릇을 만드는 경우에, 그 빈 곳이 그릇으로서의 작용을 한다.
벽을 뚫고 창을 내어 방을 만드는  경우에도 그 빈곳이 방으로서의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유(有)가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은 무(無)가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노자의 도덕경이라나 어쨌다나...

또 한가지 일.
뇨자들이 싫어 하는 군대 얘기다...
후반기 교육을 받으러 김해에 있는 공병학교에 두달간 머문적이 있었는데
거기에 양상병이라는 분이 있었더랬다.
5명 밖에 되지 않는 통신과 내무실의 최고 고참이었는데
잠잘 때 희한한 버릇이 있었다.
그분은 꼭 자기전에 탁상시계의 알람을
두시간 후에 울리도록 맞춰 놓았다.
그러면 두시간 뒤에 잠이 깬다.
그러면 또  두시간 후에 울리도록 알람을 맞추어 놓는다.
이 행동을 기상시간이 될 때 까지 반복.

나중에 좀 친해진 후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너도 알다시피 군생활에서 젤루 행복한 순간은 이 잠자는 순간 아니겠냐...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잠자는 시간은 절라 짧게 느껴지지 않냐...
기껏 한시간 정도 잤을까 생각하면 실제로는 대여섯 시간 이상을 자빠져 잔거지..
이 꿀 같은 수면시간을 이렇게 순식간에 보내는 거, 정말 허무하잖냐...
두 시간 단위로 깨어나게 되면 오밤중에도 대략 4번 정도 행복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밤 12시에 깼다고 하자, 그럼 나는, '아~~아직도 6시간이나 잘 수 있구나'하며 안도감을 느낀다.
결국, 그런 안도감을 4번이나 느끼게 된다...그게 이유다..."

이 얘기를 다 들은 나는 하마터면,
"바보아냐?"
할 뻔 하였더라...

그분 얘기를 좀 생각해보면....
1.그가 생각하기에, 군대에서의  행복한 상태는 <의식의 off 상태>, 그러니까 <수면상태>이다..
2.그런데 여기서 패러독스가 생긴다. 왜냐면 <의식의 off 상태>에서는 행복감을 느낄 수가 없다.
(꿈속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 않느냐는-예를들면 구운몽에서 성진이가 팔선녀랑 놀아나는 꿈-반문에 대해서는 이렇게 얼버무리자.-----> "우리가 '느낀다'는 것은 의식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꿈이란 것은 무의식의 산물이다")
3. 즉, 그가 행복감을 '느낄'려면 <의식의 on 상태>, 즉, 깨어있어야 가능하다.
4. 그러나 그는 원래 깨어있는 상태를 싫어하여(수면의 반대 개념으로 여겨서) 수면을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얘기하였다...

그러니까 그에게,
"잠자는게 그렇게 좋으면 차라리 수면제 100알 먹고  영원히 자라..." 고 말 할 수는 없다는 거다.

아...또 삼천포로...ㅠ..ㅠ

그러니까 하고 싶은 얘기인즉,
디용이 음악의 다이내믹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게
대량 이런 배경은 아니었을까....아님 말구....

앵콜곡으로 연주한 Felicidade 에서
p손가락으로 fff의 저음을 튕기고,
i,m 손가락으로 ppp의 내성을 튕길 때,
그 대비감에 숨막혀 죽는 줄 알았다...

fff의 소리로 인해
ppp의 소리가 아주 작음에도 불구하고 더 드러났다는 거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디용의 ppp소리는 잘 안들리지만, 그러나 잘 들린다...뭔 소리냐....(--..--)a;;;
아마 침묵이 잠을 깨우는 것 처럼
잘 안들릴 수도 있는 ppp의 소리가 더욱 그 소리에 몰입하게끔 해 주었던 것은 아니었을지...
아님 말구,....

또 삼천포로 빠져서...

가끔 쇼 오락 프로 그램을 보다보면
예전처럼 한두명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게 아니라
연예인들이 떼거지로 나와서 저마다 한두마디씩 던지는데
어쩔 때는 대 여섯명이 한 순간에 모두 다른 얘기들을 하는 통에
무슨 얘기인지 알아 듣지 못할 때가 있었다.
볼륨은 시끄럽게만 느껴지고.
이에 반해 차범근 아저씨가 나오는 국제전화 xxx의 광고는
보통의 톤으로 얘기하는게 아니라 마치 귀에 대고 속삭이는 것 처럼
소곤소곤 얘기하는데, 처음에는 그 광고가 무지 어색했더랬다.
'그냥 말하면 되지, 왜 속삭이고 z랄이냐...'
이랬었다...
하지만 그 광고를 만든 감독은 알고 있었던 건 아닐까.
조용한 소리가 때론 시장통 소리보다 호소력이 있다는 걸.
사람들을 집중하게 만든다는 것을.

다음의 디용의 말....

"예를 들어 20세된 학생에게 침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그들은 그 의미를 이해합니다만 단지 머릿속으로만 인지할 뿐이지요.   그 또래에서는 음악이란 받드시 소리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침묵이란 음악이 끝났을때를 말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침묵이란 그림에 있어서 주위 여백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음표 사이의 공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기타 연주를 하면서 마지막 음표를 탄현하고 나서 보면 그 음가 자체가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슷한 경우로 테니스 선수가 공을 칠 때 공에 접점을 이루는 마지막 순간을 들 수 있습니다.   상당히 좋은 느낌이죠...."      

뭔소리냐...(--..--);;




그럼 뭐하나...손가락이 안 따라주는 걸...(ㅠ..ㅠ)








    
Comment '14'
  • 으니 2004.03.29 01:28 (*.74.21.83)
    지얼님 정말 어쩌면 그렇게 저두 그렇게 느꼈는데! 이렇게 잼나게 써주시구^^
  • 2004.03.29 01:32 (*.105.92.6)
    색즉시공
  • 지얼 2004.03.29 01:42 (*.237.119.146)
    나무아미타불~(--..--)a;;;;
  • 저녁하늘 2004.03.29 10:36 (*.239.94.181)
    모든 음들이 서로 주고 받아야지만 선명해진다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예여.
    어떤 연주가가 모든 음들을 다 크게 치거나...
    혹은 프레이즈마다 전제적으로 커졌다가 전체적으로 작아지는 변화밖에 주지 못하는 건
    그들이 멜로디와 다른 화성을 분리해서 듣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그런 면에서 디용은... 각 선율들을 분리해서 서로 주고 받게 하더군여.
    그가 편곡자이자 작곡자인 탓도 있을 거 같아여.
    몇 개의 선율들의 흐름이 서로 주고 받고 하는 걸...
    디용은 여백이라 표현했었군여^^
    그것을 여백이라 표현함이 옳은가... 잘 모르겠어요.
    다만 서로 대화를 주고 받는 것이 아닌가...
    혹시 끝나는 부분의 여백을 의미하는 건가요?
    흠...
    실은 맹구님 올리신 인터뷰를 못 읽어서... 바빠서리...
    나중에 읽어바야겠따~ (-..-)
  • 지얼 2004.03.29 12:33 (*.227.109.163)
    전 멜로디와 화성을 분리해서 듣기는 하는데 손이 통제가 안돼서,,,,(--..--)a;;;
  • 저녁하늘 2004.03.29 17:21 (*.239.95.35)
    앗. -_-' 내가 쓴 거 보니까 zola 재수없따. 디게 아는 척 했넹. -_-""
    전 더 안되요...-_-"""
  • 워농~ 2004.03.29 17:37 (*.49.121.248)
    그날 저녁하늘님 봤는데 남들은 선한눈매에 뽀샤시라고 하시던데...

    전 무서워서 아는척 못했다는(늘상 말씀하시던 칼있으마?)...ㅡㅡ;;;;;

    위에 글보니 더 무서버요.;;;;;;
  • 저녁하늘 2004.03.29 17:39 (*.239.94.181)
    아융~ 이를 어째...-_ㅜ
    위에 쓴 영어 지울려고 했더니 비밀번호가 틀리다네여...ㅜ.ㅜ
    저보다 연세 많으신 분들 부디 너그러운 양해를... /(ㅜ_ㅜ)/

    앞으론 신중, 또 신중... !!!
  • 저녁하늘 2004.03.29 17:41 (*.239.94.181)
    하여간... 이미지 관리가 안되요, 나는...(ㅠ_ㅠ)

    근데 난 못봤는데 언제 봤어여*_*?
    그럼 아는 척 하시지^^;;;
  • 지얼 2004.03.29 18:21 (*.227.109.163)
    괜찮아요~저녁하늘님...좋은 글을 모하러 지워요..^..^
    그리고 워농님은 제 바로 앞에 계셨더랬는데.
    그리고 악보 문제 때문에 메일 보냈는뎅...깜깜 무소식...ㅠ..ㅠ
    그리고 원농님은 초상권 침해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막창구이 3인분과 소주 3병의 형벌을 내립니다...
  • 워농~ 2004.03.29 20:05 (*.49.121.248)
    성은이 망극하여이다~ ㅜㅠ
  • 지얼 2004.03.29 21:42 (*.237.119.146)
    워농님아~한가해지면 한번 쏘셔...그럼 내가2 차 쏘지....
    울 마눌님도 워농님이 누군지 궁금해 하거덩요~~
  • 저녁하늘 2004.03.29 21:55 (*.239.94.181)
    지얼님 지금 악보 보내드렸으니 받으셔요^^ 늦어서 죄송해요~^^;;;
    앗. 빨리 짐 싸야지...
    도서관에 갇히기 전에....(-..-)
  • 지얼 2004.03.29 22:16 (*.237.119.146)
    감사합니다~~~잘 연습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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