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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그것은 상처.






나는 이틀전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너구리를 치어죽였다.

그리고는 얼굴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

죽이지 않을수도 있었다는 것 때문에 울었다. 열세시간을 밥도 못 먹고 일한 날이었고, 잠이 너무 부족했다. 하지만 그런건 다 핑계다. 결국, 내 몸의 반응이 너무 느려져서, 그냥 치고 만 것이었다. 넓디넓은 고속도로 한가운데였지만 내가 조심했다면 다시 오른쪽 숲으로 넘어들어갈 수도 있었을거다.

죽이지 않을 수도 있었고, 그렇게까지 톡톡 쏘아붙이지 않을 수도 있었고, 그렇게까지 화를 내게 하지 않을 수도 있었고, 내 맘을 스스로 그렇게 옭아매지 않을 수도 있었다.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건 죽이는 것과 똑같다. 그 사람의 순수를 꺾는 것이고, 그 사람의 진심을 외면하는 것이고, 그 사람이 가진 세상과 인류에 대한 믿음에 재를 끼얹는 거다. 그렇게 사람은 조금씩 변하게 된다. 결국, 원래의 아름답고 순수했던 그는 그렇게 죽게 되는 것이다.

조금만 더 배려하고, 조금만 더 나의 중심을 다잡고 있었다면, 조금만 내가 더 포용력이 있었다면, 조금만 더 다른 이의 진정을 이해했었다면 나는 지금 울고 있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Comment '15'
  • 사랑해여 2005.08.29 15:02 (*.196.83.40)
    불쌍한 너구리보다도...
    큰일날뻔 하셨네요.
    님이 무사하신것 같아
    다행입니다..
  • 잉그비 2005.08.29 15:21 (*.78.187.107)
    타이틀만 보고서 직감으로 으니님 글일 줄 알았습니다
    제 친구 녀석이 얼마 전 국도에서 고양이를 피하려다 차가 전복되어 아직도 병원에 있어요
    어설프게 피하려다 더 큰 사고가 난거죠
    ......
    으니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또다른 너구리가 문제군요
  • 야간운전 2005.08.29 15:25 (*.99.22.149)
    을 많이 하다보면 그런일이 많이 있습니다
    산간지방같은데는 오히려 피할려는 자세는 더큰 사고를 당할위험이 있습니다
    초등학생시절에도 집에서 기르는 토끼,닭 정도는 직접 잡아서 요리정도는 기본인데......
    으니님이 너무 착하신분 같어여,,,,,
  • 여기서도 2005.08.29 15:34 (*.210.155.71)
    숱하게 너구리들이 죽어 나갔습니다.
  • 해몽 2005.08.29 15:50 (*.240.227.102)
    너구리가 고속도로를 가로막은 순간 그 것은 이미 너구리가 아닌 장애물에 불과할 겁니다.
    너무 감정이입하시면 내 속만 상해요.
  • 지나다 2005.08.29 16:06 (*.155.59.58)
    인간은 지능이 조금 높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동물들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경향이 있죠...

  • 셀러브리티 2005.08.29 17:25 (*.255.98.36)
    으니님의 마음아픔은 안스럽고 위로해드리고 싶습니다만, 잘못은 으니님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야생동물들의 생활터전을 동강낼 수 밖에 없는 고속도로의 경제적 태생한계와 그에 비겨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과 현대사회의 구조적 문제입니다. 사회의 본질적인 구성과 존재방식에서 비롯된 모순을 개인이 짊어질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그 너구리를 위해 기도하고 가슴아파 하신 것으로 더 이상 고민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인간도 너구리도 살아야 할 뿐이니까요..
  • 샤콘느1004 2005.08.29 17:47 (*.211.169.237)
    너구리대신 죽음의 길을 가실수 있는지요
  • 토토 2005.08.29 19:38 (*.210.231.128)
    힘내세요. 잉그비님 말씀처럼 또 다른 너구리 문제에 더 상심하신 것 같은데.. 도로의 너구리 문제와 비슷한 경험 하신 분이 제가 아는 분 중에 있어서 댓글답니다.
    그분은.. 중앙선 넘어오는 트럭을 피하는데.. 갓길에 다람쥐 한마리가 도토리를 숨기고 있더랍니다.
    너무 순수하고 착한 그분은.. 다람쥐를 피해 도로 도로로 돌아왔고, 수술 3번 끝에.. 3년전에 세상을 뜨셨습니다.
    지금도 그 분을 기억하는 분들이 매년 모임을 가지고 있죠. 제 생각엔 그 분은.. 비슷한 경우를 또 당한다 해도 또 같은 대응을 하실 것 같은 분이예요. 그냥.. 그 분 생각이 갑자기 나서 횡설수설하다갑니다.
  • 차차 2005.08.29 20:58 (*.134.137.175)
    으니님 운전 좀 터푸한 경향이 있는듯.. 쿨럭..

    운전시 전화는 꼭 핸즈프리를 사용하세욧 !!!!!!!!

    btw.. 삼가 너구리군의 명복을...

  • 토토 2005.08.29 21:20 (*.210.231.128)
    참 갑자기 또 기억이 나는데.. 호주에선 도로에 종종 캥거루군이 뛰어든다고 합니다. 안내판도 캥거루빈출지역이라고 나와있더군요. 그쪽 얘기가.. 캥거루가 도로에 등장하면,, 반드시 정면에서 받아줘야한다던데요.(주로 지프) 피하면서 옆으로 받으면 차도 전복되면서 운전자도 크게 다치거나 죽고, 캥거루도 캥거루대로 오래 고통받는데요. 그래서 반드시 피할 시간이 없으면, 정면에서 그대로 받아주는데 예의라던데요. 그 도로의 진짜 너구리는 그냥 잊으셔요. 그게 운명이려니 하고...
  • 도로시 2005.08.30 16:48 (*.155.120.243)
    울지마세요..
  • np 2005.08.30 23:52 (*.74.174.58)
    자신의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겸손한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 까여?
  • np 2005.08.30 23:54 (*.74.174.58)
    너구리 같은 미물이 아닌 사람에게도 나의 불 완전성 때문에

    상처주고 죽이는 일이 허다한거 ㄱ타요
  • np 2005.08.30 23:56 (*.74.174.58)
    암튼 이번 기회로 차를 버리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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