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26 19:23
심심해서 써본글입니다 ㅎㅎ
(*.107.72.45) 조회 수 3122 댓글 4
"로망스 칠줄아세요?"
삼년전
지금의 여자친구가
내 방에 세워진
클래식기타를 보며
문득 물었다
한여름 급한소나기에 첫 데이트를 하다,
가까운 내자취방으로 대피한 우리
그녀는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매만지며
그렇게 물었다
"로망스 칠줄 아세요?"
"아뇨 아직요"
사실 기타에 문외한인 그녀가 듣기에
로망스정도는 거의 완벽하다 싶을정도로
칠 자신은 있었다
2년넘게 한땀한땀 배우며
선생님께 로망스만
한달여간 특훈을 했던 곡
테크닉적으로도 문제가 없었던 그곡
주선율의 강하면서 이쁜 아포얀도와
두명이치는듯한 다른 음색의화음부분
그러나
걸리는 부분이 있었으니
멜로디와 베이스를 동시에 탄현하는 그곡에서
난 좀더 강하고 웅장한 베이스음을 넣는것에
완벽히 만족하지 못했다
난 로망스 대신에
그녀에게
좀더 자신있는 타레가의"눈물"이란 곡을 쳐주었고
대신 에페스의 연주로 스피커를 통해
우린 로망스를 들었다
따스한 커피를 마시며
몇달후
그녀와 내가 속해있는 동아리에서
단합훈련차 강원도에 일박이일로 캠핑을
가게되었다
그 동아리에는
일렉기타를 치던 친구도 있었는데
그 녀석이 왠일로 클래식기타를
가지고 왔다
술자리도 끝날즈음
잘사람은 자고
남은 사람은 평상에 남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때
풀벌레소리만 갸냘프게 들리고
고요와 적막이 가라앉은 그시각
일렉을 친다던 그친구는
어느새 클래식기타를 꺼내와
연주를 시작했고
달빛은
그친구가 안고 있던 기타의 모서리부분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로망스,,,,,
졸립다던
그녀는 기타를 보더니
자세를 바로잡고
로망스의 선율이 흐르자
팔꿈치를 괴며
연주에 몰입하고 있었다
나도 듣고있었다
이런 고요함에 미안할정도의
엉망진창의 로망스를,,,
연주가 끝나자
그녀는 그녀석에게 가까이 다가앉아
어떤곡을 또 연주할수 있는지 물었다
"로망스하고 카바티나,치구요 알함브라궁전도좀치는데요"
"어머 그래요? 어서 쳐주세요"
.........................................................
그녀는 그녀석의 카바티나를 들으며
나와 눈을 마주쳤다
마치 대단하지 않느냐,,,라는 미소를 지으며
저것보다 난 훨씬 잘칠수 있는데,,
속으로 생각했다
나도 연주를 할까,,순간 생각이 들었지만
금새 마음을 고쳐먹었다
로망스는 그렇다쳐도
카바티나와 알함브라는 정말 쉬운곡이 아니다
내 생각은 그렇고..내 주변에 내가 아는 나보다 기타를 더 잘치는
연주인 선배들 생각도 그렇다
난 내 기타교수님의 알함브라 궁전에도 결코 만족한적이 없다
왜 난 이렇게
힘들게 기타를 배우는 걸까
소주한잔을 들이키며 되뇌었다,,일상의 기쁨을 느끼기 위해
시작한 기타인데,,,로망스 카바티나,,한곡한곡이 가파른 고개처럼 느껴진다
모두들 잠들은 시각
새벽
난 혼자 일어나
평상에 놓여진 기타를 부여잡았다
아까는 자세히 살펴보지 못해서 몰랐는데
꽤 좋은 기타였다
오래되긴했지만 단판기타였고
왼쪽손도 꽤 편안한 느낌이였다
난
기타를 잡고
무엇을 연주할까
잠시 주저하다
이내 타레가의 "눈물"을 쳤다
눈물을 치는순간
우습지만
난 나자신에게 감동했다
내가 친 음들이
앞산에 메아리쳐 다시
들려오는게 아닌가,,
아 내가 이렇게 멋진 소리를 만들어 낼수 있구나,,,
그녀가 일어나
내 연주를 들었는지 안들었는지는
잘 모른다
어쨌든
그녀는 내가 이글을
쓰는 동안
나에게 가져다줄 커피를 타는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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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근데 설마나하니 픽션은 아니겠죠??^^ 결국 턱을 받치고
로망스를 듣던 그녀는... 김장철에 김장철님과 김장을 함께 담을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되셨나요??^^ 왠지... 이 이야기가 꽤
오래 된 일을 회상하면서 쓴 글 같아서요...^^ 아님 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