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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2003.07.16 05:22

빚지며 살기

(*.117.236.225) 조회 수 3238 댓글 8
저는 제 손으로 뭐든지 하길 좋아해요. 제 일도 그렇구여, 집안일도 그래요. 밥 차려먹고 설거지 하는거 쯤이야, 사실 밥 하는것도 일도 아닙니다. 전 쌀만 씻구 밥은 밥솥이 해요--;; 음식은 연구하는만큼은 늘 못하지만 그래도 비장의 무기 한두가지는 있답니다^^

그런데.. 요즘 매일 집에 들어와선 엄마가 차려주는 밥 먹고 손하나 까딱안합니다. 이러려고 그런 건 아니었구, 원래 그러지도 않았는데 어쩌다보니 언젠가부터 그렇게 되어버렸어요.

처음엔 제가 알아서 먹었었는데, 언젠가 엄마가 밥 차려주면서 좋아하시더라구요. 엄마도 나름대로 피곤하고 복잡한 하루였을텐데, 전 제가 워낙 아침 일찍 나가서 늦게 들어와서 그러나 했죠.

그러다가 한참만에 깨달았습니다. 엄마에게는 제가 언제까지나 자식이라는 거요. 아무리 제가 "알아서" 하는 거 조아한다고는 하지만, 엄마한테는 엄마나름의 자식 밥 먹이는 재미가 있다는거.. 그게 힘들고 몸이 귀찮아도 그래도 자식이니까 하게 된다는거.

남한테 빚지고 안사는 성격이라면서도 워낙 칠칠맞아 사건도 많고 여러 분들께 참 도움 많이도 받았고, 또 나름대로 그 때마다 그 빚 갚으려고 노력도 했지만..

엄마에게 지는 이런 빚이라면, 오래오래 지고 싶습니다. 부모자식같에 무슨 빚이냐구요.. 말그대로 맘의 빚.. 빚진 사람은 절대 못잊는, 늘 떠올리고 늘 뭔가 더욱 잘 되돌려주고싶은 맘이 드는 그런 빚. 혹 나랑 엄마랑 쪼잔(!)하게 티격태격이라도 할라치면 엄마의 무기도 돌변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너무 즐거운 그런 빚.

꿔준 사람은 아까워서 맘대로 죽지도 못한다는데.. 엄마한테 받은 것 제가 평생 살아도 못 갚을테니.. 울 엄마 오래오래 좀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 엄마 동생들 낳으실 때 고생하셔서 많이 아프셨는데 이제서야 산부인과에 입원하신답니다. 갑자기 엄마 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썼습니다.. 어머니, 정말 세상 그 어떤 단어도 대신할 수 없는 울림을 가진 단어입니다.

Comment '8'
  • 무사시 2003.07.16 11:30 (*.250.89.252)
    으니님 어머니 빨리 나으시길 바랄께여...!! 으니님 정하지 마세여 착하게 살아오신 분들은 병도 빨리 낫는답니다^^
  • 진성 2003.07.16 22:33 (*.254.203.97)
    입원하실 정도이면 많이 편찬으신 것 같군요. 빠를 쾌유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으니님의 글 의미심장합니다.
  • 이태석 2003.07.17 01:20 (*.140.160.88)
    그러게요... 쾌유를 기원합니다....
  • r김진수 2003.07.17 03:50 (*.58.9.42)
    집안에 어려운일이 생길때면 가족들이 더욱 단합이 되는거 같아요 으니님 가족들의 사랑으로 으니님 어머니 금방 좋아지실꺼에요^^
  • 으니 2003.07.18 01:21 (*.117.221.113)
    위로해주신 분들 감사해요.. 저는 집에 왔지만 보노보노가 아직 병원에 있어요.. 울 보노가 바쁜 언니 덕에 오늘밤은 혼자 고생이네요..
  • 으니 2003.07.18 01:22 (*.117.221.113)
    진성님.. 의미심장--a 어떤 의미? 심장 놀랬어여!!
  • nenne 2003.07.18 14:42 (*.232.18.206)
    힘내세요.. 으니님~ 이 글을 이제야 봤네요 --a 어머니 쾌유하시길 기도할께요...
  • 진성 2003.07.18 23:50 (*.254.203.97)
    헉~ 으니님 지금 농담이 나오십니까? 어머님이 아프신데... 으니님, 농담입니다. ^^ 다시한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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