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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나는 남녀노소 빈부와는 별 상관없이 누구나 편하게 입길 좋아하는 진을 만들어 파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수퍼마켓이나 은행 일을 볼 때... 둘에 하나는 편안한 진을 입기를 원할거다... 하지만... 그렇게 편한 진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여느 다른 옷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가장 커다란 다른점이 있다면... 그건... 바느질을 마치고 옷 모양이 만들어지면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때부터 시작이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도 새로 산 양복을 입기도 전에 세탁하지 않지만... 진은 그렇지않다... 세탁을 하지 않으면 입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멀쩡한 새 옷에 일부러 구멍을 내기도 하고... 거친 사포로 벅벅 문질러대기도 하고... 곱게 마무리 한 옷의 끝부분을 칼로 뜯어내기도 한다... 때로는 아예 기름 때를 묻히거나 페인트를 바를 수 있는 옷은 아마 세상에서 진 밖에 없을거다... 이렇게 진을 마구 다루는 건... 가장 짧은 시간에 오래동안 즐겨 입어 익숙한 느낌을 주는 헌옷으로 만들어 내려는 것이다... 여느 옷은 헌 옷이 될수록 값이 떨어지지만... 진은 점점 더 넝마(?)로 만들수록 점점 더 비싼 옷이 된다...

진을 입을 때 손수건이나 넥타이가 필요치않기 때문에 편한게 아니라... 어쩌다 실수로 콧물을 흘려도 표시가 나지 않고, 자동차 기름까지 너끈히 포용할 수 있는 넉넉함 때문이다... 요즘 나는 녹슨 함석지붕에서 빗물이 새는 마굿간 건초더미 속에 한 이태쯤 방치되어 누렇게 색이 바랜 진을 만들고 싶어한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즐겨입을 수 있다고 해서 진으로 무엇이나 만들 수 있다는 건 아니다... 그저 잘 해야 리바이스라는건 정말 다행스럽다... 하지만... 리바이스를 입고 들어갈 수 없는 곳은 수영장이 아니라도 참 많다... 편하다는 것이 때로는 고급이 아니란 뜻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진에다 고급스러운 멍에를 뒤집어 씌우기 정말 싫다!!!

나는 기타의 모든 것이 좋다... 기타는 악기 점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기타를 치지 못하면 간첩이었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정말 기타를 못쳐서 간첩이 된 사람은 이수근 밖에 없다... (혹시 이수근을 잘 모르는 사람은 오늘 부터라도 기타를 배워두는 게 좋을듯...) 이제는 기타를 못치는 간첩은 없고 (잘못을 되풀이 하지 말라고 역사를 배운다고 한다...) 기타를 잘 치는 사람 중에 간첩이 있다는 뜻도 된다... 그래서... 배모씨님 혁님 경호님 지얼님 아이파코님이 요즘 몸 조심을 하고 있다해도 우리는 놀랄 것 없다... (기타를 잘 쳐봐야 음악가 대접을 받지도 못하는데... 몸조심까지 해야하는 이런 분들을 많이 사랑해야 좋은 나라 됨다!!)  

내가 국민학교 5학년 때쯤 이었다... 난... 바이얼린을 배운지 1년도 채 안되는 친구가 베토벤의 G장조의 미누엣을 치는 걸 듣고 감동을 먹은 적이 있다... 그렇다구 걔는 맨날 바이얼린 레쓴 받은 것도 아니었구... 특별히 소질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던 것 같은 건... 그 친구는 한 일년여 친 다음 바이얼린을 그만두었다는 걸루 충분히 증명된다... 억지로 엄마 손에 이끌려 피아노를 배우러 다니던 아이가 치는 피아노 소리에 입을 다물 수 없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누구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배운 것도 아니구... 일년여 치다 그만둘 만큼 게을리 배우지 않았고... 그렇게 십년 훨씬 넘게 기타가 좋아 쳤어도 도무지 감동을 주지 못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본다... 하지만... 나는... 오늘... 기타로는 누군가를 감동시키기 얼마나 어려운지... 조르디사발의 첼로 연주(기타 음악 감상실 512번)를 보고도 깨달았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임...)

기타로 갓 구워낸 음악은 완성이 되기까지 복잡한 과정이 남은 투박한 청바지와 같다... 대부분 다른 옷들이 다리미질만 남겨 두었을 때... 그 때부터 진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기타가 처음 구어낸 음악도 거칠고 투박하다...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칼로 옷단을 뜯어내고 멀쩡한 새 옷을 사포로 문질러대고 돌과 함께 세탁을 하면 그제서야 들을만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때로는 그 위에 기름 때나 페인트를 묻힐 수 있는 건 아마 세상에 진 말구는 기타밖에 없을 거다... 하릴없이 기타를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하는게 아니다... 그건 기타가 만들어 내는 소리의 다양함 때문이다... 피아노는 망치로 쇠줄을 두드려서 소리를 만들 때... 기타는 양 손을 사용해서 손 끝에서 하나하나 소리를 만들어 내야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어느 시인의 말을 빌어 이 글을 맺는다...

당신이 꼭 아름답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것으로부터 당신이 완전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쩌면 당신은 장점보다 결점이 두드러지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당신의 결점까지 사랑한다는 건 아닙니다. 세상의 많은 연인들이 그러하듯 어쩌다 보니 당신을 사랑하게 된 건지도 모릅니다...

  
Comment '7'
  • 2004.02.11 07:43 (*.105.92.221)
    끓일수록 진해지는....
  • 으니 2004.02.11 09:41 (*.145.233.39)
    기타가 완벽했다면 이렇게 사랑하지 않았을거예요
  • 지얼 2004.02.11 11:21 (*.222.187.243)
    저도 좀 더 젊었을 적엔 찣어진 청바지 잘 입고 다녔는데 짱나는건 보는 사람마다 찣어진 부분을 손으로 확 잡아 찣어서 나중엔 결국 넝마가 되어 버리더라고요...
  • 지얼 2004.02.11 11:23 (*.222.187.243)
    어쨌든 한편의 좋은 수필을 읽은 느낌이 옵니당...
  • 정천식 2004.02.11 19:01 (*.243.135.89)
    나는 그 누구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배운 것도 아니구... 일년여 치다 그만둘 만큼 게을리 배우지 않았고...
    무척 공감이 가는 글이예요.
    기타를 품에 안은 지 30년이 훌쩍 넘었으니까 이젠 흉허물도 덮어줄 줄 아는 조강지처와도 같은 존재.
  • seneka 2004.02.12 02:42 (*.79.223.66)
    청바지는 손톱 다듬고 마무리 할때 정말 좋아요...
  • 사골 우거지 2004.02.25 02:09 (*.145.220.31)
    끓일수록 진해지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맨트 같은 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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