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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그의 학교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몇번 안되는 만남이었지만 모두 시내 서점이나 음반점에서 약속을 했었는데, 헤어지는 길 그가 수줍게 말했다. 우리 학교에 한 번 놀러오세요. 학생식당에서 유일하게 맛있는 메뉴가 하나 있는데 대접하고 싶어요.

그의 학교는 꽤 멀다. 아니, 집과 학교가 전부인 나에게 꽤 멀게 느껴진다고 하는 편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전철을 갈아타고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들어간다. 우리학교와는 사뭇다른 분위기, 훨씬 더 건물들이 통일감있고 나무도 많은 편이다. 그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들어도 그만, 안들어도 그만일 설명을 열심히 한다. 저건 인문대 건물이예요, 사연이 많죠. 여긴 도서관.. 주로 제가 있는 곳이구요. 여긴 학생회관.. 그리고 여기가 바로 그 식당이죠.

건물을 들어서면서 그는 수위제복을 입은 아저씨에게 기운차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식당에 들어서는 유리문을 열려고 할 때 맞은 편 화장실에서 청소도구를 든 아주머니가 나오신다. 그는 또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밥을 받을 때도, 다 먹은 그릇을 넣을 때도.. 그는 인사를 한다.

원래 그렇게 인사를 잘 하는 편인가요?
아.. 제가 학교다닌지가 오래되었으니까요..

질문에 대답이 엉뚱하다. 난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그는 싱긋 웃을뿐이다. 식당건물을 나서면서 주차관리하시는 아저씨에게 그가 인사를 할 때서야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인사를 받는 분들 모두들 그를 아주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는 걸. 어떤 사람인지, 그의 이름 석자는 모르셔도, 그의 작은 인사를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아주 조금은 오래전부터 알고 계셨다는 것을. 학교다닌지가 오래되었다는 그의 대답, 그게 정답이라는 것을.










  
Comment '11'
  • 아이모레스 2004.01.26 06:38 (*.158.96.57)
    오래 살았다구 반드시 인생을 많이 아는게 아니듯이... 그 분이라면 남들과 똑 같은 기간동안 학교를 다녔었더라도 아마 마찬가지였을 듯... 세상에 좋은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
  • 아이모레스 2004.01.26 06:41 (*.158.96.57)
    의 인생은 아마도 그렇지않은 사람들보다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오모씨 2004.01.26 13:06 (*.218.222.84)
    S대라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거 같고... 퀴즈같다 ㅡㅡ;;; 아..궁금해
  • 지나가다 2004.01.26 22:25 (*.237.119.184)
    내용좋고 문장 좋고...크...
  • 저녁하늘 2004.01.27 00:42 (*.243.227.78)
    난 으니님한테 사랑 받겠다~ 난 우리학교 아줌마,아저씨들이랑 친한데... 엠마오식당 아줌마는 매일 몇백원을 깍아주고... 아침에 학교 가면 커피 뽑아주는 청소아줌마도 있고..
  • 저녁하늘 2004.01.27 00:43 (*.243.227.78)
    도라지(도서관라운지)아줌마는 몇만원쯤 되 보이는 가죽다이어리를 새해 지났다고 그냥 주시대여... 아~ 다 참 고마우신 분들이예여.
  • 저녁하늘 2004.01.27 00:44 (*.243.227.78)
    제가 쫌 빈해 보여서 그런지... 전 평생 고마운 사람들을 디게 많이 만나요. 음... 열심히 살아서 이담에 다 갚아야지...-_-b
  • 으니 2004.01.27 01:30 (*.149.48.141)
    저녁하늘님 원츄! 이번주에 제가 식사초대하면 안되나요??
  • 저녁하늘 2004.01.27 08:33 (*.243.227.78)
    봄에 제가 초대할게요...ㅜ.ㅜ
  • 으니 2004.01.27 16:59 (*.147.119.139)
    아..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이번주에 제가 한번 초대하구 싶어서요.. 넨네님도 오실건데요^^*
  • 저녁하늘 2004.01.28 01:12 (*.243.227.78)
    안되여. -_-^ 누가 만나랬어요. 만나지 마요! 봄에 만나요~~~ 둘만 만나면 반칙이예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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