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26 19:23
심심해서 써본글입니다 ㅎㅎ
(*.107.72.45) 조회 수 3176 댓글 4
"로망스 칠줄아세요?"
삼년전
지금의 여자친구가
내 방에 세워진
클래식기타를 보며
문득 물었다
한여름 급한소나기에 첫 데이트를 하다,
가까운 내자취방으로 대피한 우리
그녀는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매만지며
그렇게 물었다
"로망스 칠줄 아세요?"
"아뇨 아직요"
사실 기타에 문외한인 그녀가 듣기에
로망스정도는 거의 완벽하다 싶을정도로
칠 자신은 있었다
2년넘게 한땀한땀 배우며
선생님께 로망스만
한달여간 특훈을 했던 곡
테크닉적으로도 문제가 없었던 그곡
주선율의 강하면서 이쁜 아포얀도와
두명이치는듯한 다른 음색의화음부분
그러나
걸리는 부분이 있었으니
멜로디와 베이스를 동시에 탄현하는 그곡에서
난 좀더 강하고 웅장한 베이스음을 넣는것에
완벽히 만족하지 못했다
난 로망스 대신에
그녀에게
좀더 자신있는 타레가의"눈물"이란 곡을 쳐주었고
대신 에페스의 연주로 스피커를 통해
우린 로망스를 들었다
따스한 커피를 마시며
몇달후
그녀와 내가 속해있는 동아리에서
단합훈련차 강원도에 일박이일로 캠핑을
가게되었다
그 동아리에는
일렉기타를 치던 친구도 있었는데
그 녀석이 왠일로 클래식기타를
가지고 왔다
술자리도 끝날즈음
잘사람은 자고
남은 사람은 평상에 남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때
풀벌레소리만 갸냘프게 들리고
고요와 적막이 가라앉은 그시각
일렉을 친다던 그친구는
어느새 클래식기타를 꺼내와
연주를 시작했고
달빛은
그친구가 안고 있던 기타의 모서리부분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로망스,,,,,
졸립다던
그녀는 기타를 보더니
자세를 바로잡고
로망스의 선율이 흐르자
팔꿈치를 괴며
연주에 몰입하고 있었다
나도 듣고있었다
이런 고요함에 미안할정도의
엉망진창의 로망스를,,,
연주가 끝나자
그녀는 그녀석에게 가까이 다가앉아
어떤곡을 또 연주할수 있는지 물었다
"로망스하고 카바티나,치구요 알함브라궁전도좀치는데요"
"어머 그래요? 어서 쳐주세요"
.........................................................
그녀는 그녀석의 카바티나를 들으며
나와 눈을 마주쳤다
마치 대단하지 않느냐,,,라는 미소를 지으며
저것보다 난 훨씬 잘칠수 있는데,,
속으로 생각했다
나도 연주를 할까,,순간 생각이 들었지만
금새 마음을 고쳐먹었다
로망스는 그렇다쳐도
카바티나와 알함브라는 정말 쉬운곡이 아니다
내 생각은 그렇고..내 주변에 내가 아는 나보다 기타를 더 잘치는
연주인 선배들 생각도 그렇다
난 내 기타교수님의 알함브라 궁전에도 결코 만족한적이 없다
왜 난 이렇게
힘들게 기타를 배우는 걸까
소주한잔을 들이키며 되뇌었다,,일상의 기쁨을 느끼기 위해
시작한 기타인데,,,로망스 카바티나,,한곡한곡이 가파른 고개처럼 느껴진다
모두들 잠들은 시각
새벽
난 혼자 일어나
평상에 놓여진 기타를 부여잡았다
아까는 자세히 살펴보지 못해서 몰랐는데
꽤 좋은 기타였다
오래되긴했지만 단판기타였고
왼쪽손도 꽤 편안한 느낌이였다
난
기타를 잡고
무엇을 연주할까
잠시 주저하다
이내 타레가의 "눈물"을 쳤다
눈물을 치는순간
우습지만
난 나자신에게 감동했다
내가 친 음들이
앞산에 메아리쳐 다시
들려오는게 아닌가,,
아 내가 이렇게 멋진 소리를 만들어 낼수 있구나,,,
그녀가 일어나
내 연주를 들었는지 안들었는지는
잘 모른다
어쨌든
그녀는 내가 이글을
쓰는 동안
나에게 가져다줄 커피를 타는중이니까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538 | 오뎅. 11 | 콩쥐 | 2008.06.20 | 4521 |
7537 | "주한미군은 우리와 똑같은 美 쇠고기를 먹을까?"-스크랩 | 과객 | 2008.06.01 | 5175 |
7536 | 前 LG투수 차명석을 아십니까? | 그놈참 | 2003.10.25 | 4325 |
7535 | 가보고싶은 캐나다 19 | 콩쥐 | 2008.12.24 | 6942 |
7534 | 노무현 vs 이명박 4 | 쥐과식물 | 2009.05.23 | 5596 |
7533 | 드디어 오늘 공개한다네요... 59 | 콩쥐 | 2009.11.08 | 4874 |
7532 | 세계적인 기타 회사 ‘Fender’ 매각되나? 1 | 오모씨 | 2004.06.15 | 4885 |
7531 | 아름답고 신비한 지구의 모습과 장소 4 | 에스떼반 | 2011.07.09 | 5486 |
7530 | 오늘은 햄버거 카레~ ~ 15 | 콩쥐 | 2009.06.19 | 4656 |
7529 | 요즘 식모는 멋지다. | 기타매니아 | 2010.05.08 | 3794 |
7528 | 이름풀이 재미로 한번 해보세요 ^^* 15 | 사꼬 | 2008.11.14 | 4298 |
7527 | 제주 명품 돌하루방. 2 | 콩쥐 | 2009.06.01 | 4669 |
7526 | 제주시내에 있는 제주산성 1 | 콩쥐 | 2009.06.03 | 4955 |
7525 | 지금은 두주일간의 바캉스기간 | 콩쥐 | 2009.02.24 | 4668 |
7524 | "소 유래 화장품 광우병 감염원될 수도" 4 | 괴담 아니네! | 2008.05.08 | 4234 |
7523 | "소말리아서 피랍 북한배 풀려나"<케냐 관계자>(종합) 6 | 오모씨 | 2007.10.31 | 4503 |
7522 | 1.오사카여행....부산항 출발 | 콩쥐 | 2008.12.27 | 8587 |
7521 | 30여년 조선일보 독자(?)-고른 영양(정보)섭취? 9 | 에스떼반 | 2010.10.03 | 4924 |
7520 | 45년전에 마약을 정기 복용한 경험 30 | Esteban | 2008.07.20 | 5284 |
7519 | @ 곤사모 공지 @ 오모씨 보세요~~ 11 | 정재용 | 2006.08.24 | 4579 |
7518 | G. F. Handel - Largo from "Xerxes" 3 | 항해사님짱 | 2006.11.18 | 4347 |
7517 | Like A G6 - Far East Movement 21 | SPAGHETTI | 2010.08.24 | 5538 |
7516 | [OBS News] 교도소,盧 독방 극비리 준비 5 | 하울 | 2009.06.19 | 4294 |
7515 | [낙서] 머리가 차케지는 게임 ^^ >> 미션클리어 2 | 음.. | 2007.07.11 | 4187 |
7514 | [속보] 숭례문 방화, 또 다른 용의자 CCTV에 포착 47 | 거마워 | 2008.02.13 | 4926 |
7513 | [유머] 실제로 일어난 어느 버스이야기 1 | 오모씨 | 2005.11.19 | 4123 |
7512 | [펌] 네놈이 이명박이면 나는 세종대왕이다~!! 16 | 이명박 | 2009.02.16 | 7219 |
7511 | “박정희 운좋아 대통령됐다” 12년 징역형 21 | =-= | 2007.01.25 | 4063 |
7510 | “이성에게 작업걸기 10가지 멘트 써봐요” 5 | 오모씨 | 2006.07.13 | 8561 |
7509 | └ 제가 찍은거 ㅋㅋ 앞모습 1 | 오모씨 | 2004.05.18 | 4788 |
7508 | ▷ 거스름 돈 ◁ 15 | 아이모레스 | 2008.10.22 | 4376 |
7507 | ★ 혁님과 같이주무실분 명단....^^* 65 | 수 | 2004.01.28 | 4982 |
7506 | 獨연구팀 “1만시간 연습하면 누구나 천재 된다” 19 | 오모씨 | 2008.11.25 | 4802 |
7505 | 白凡 김구선생이 꿈꾼 나라 17 | 파랑새야 | 2009.06.30 | 4388 |
7504 | 美 전투기,야간훈련하다 美학교에 폭탄투하 | Tadobush | 2004.11.06 | 4224 |
7503 | 감동적인 단편 영화 한편!! 3 | 초보매니아 | 2006.08.21 | 4062 |
7502 | 거북이를 사랑한 토끼...(펌) 7 | 아이모레스 | 2006.11.29 | 4639 |
7501 | 고쳐 봤어요..기타 문화원^^;; 3 | 망고레 | 2004.05.28 | 4373 |
7500 | 과학자 쏠레아님과 훈님에게 드리는 선물. 10 | 콩쥐 | 2009.05.19 | 4803 |
7499 | 광우병, 속시원한 답글을 부탁합니다 10 | 38/0 | 2008.06.04 | 4507 |
7498 | 광우병소=아편전쟁 1 | 에스떼반 | 2008.05.11 | 4243 |
7497 | 구당 김남수선생의 이야기를 읽고 6 | 콩쥐 | 2009.06.21 | 4619 |
7496 | 국내 마지막 LP공장 서라벌레코드 문닫아 3 | 오모씨 | 2004.11.05 | 4435 |
7495 | 국민이 아름답게 배신하고픈 지도자(드골. 덩샤오핑. 리콴유) 2 | 최동수 | 2011.02.26 | 5577 |
7494 | 균형3 4 | 균형 | 2008.08.27 | 4558 |
7493 | 그냥님의 이성적, 합리적인 의견과의 대화(학문적 의견) 2 | 에스떼반 | 2011.01.16 | 5011 |
7492 | 그녀를 떠나보내고.... 5 | 쵸코보 | 2004.02.01 | 4534 |
7491 | 기타마니아 친구분들에게 9 | 에스떼반 | 2010.10.21 | 5035 |
7490 | 기타에 어울리는 프랑스 곡 추천해주세요... 2 | 콩쥐 | 2008.03.22 | 4071 |
7489 | 기타연주에서의 라이벌 19 | 콩쥐 | 2009.11.26 | 4706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ㅋㅋ... 근데 설마나하니 픽션은 아니겠죠??^^ 결국 턱을 받치고
로망스를 듣던 그녀는... 김장철에 김장철님과 김장을 함께 담을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되셨나요??^^ 왠지... 이 이야기가 꽤
오래 된 일을 회상하면서 쓴 글 같아서요...^^ 아님 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