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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토토2008.01.21 22:21
제가 아주 어릴 때 살던 곳이 도청에서 3분거리인 동명동이었는데요..

데모가 최초에 일어난 곳도 그 동명로이고,, 공수부대가 투입된 곳도 그 곳이었죠. 우리 집에도 몇명 숨겨주고.. 수색들어오고... 그런 기억도.. 갑자기 나네요. 그땐.. 학교 쉬니까 좋으면서도. 뭔가 불안한... 기묘한 느낌이..

마당에.. 높은 나무가 두그루 있었는데... 총탄이 2개 박힌 적이 있어요... ;; 부엌에서 솜이불덮고(총탄이 솜이불은 못뚫는다길래) 지내다가.. 도청이 폭발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가족이 작은 아버지 집으로 피난(?)을 가는데... 그게 큰 실수였어요.,

몇백미터 못가서.. 허벅지에 총상을 입은 40대쯤의 일반인 아저씨가.. 대문열고 누군가가 건네준 수건으로 길거리에서 피를 막고 있는 모습이.. ;; 대문 뒤에서 누군가가 군인들이 지나가면서 그냥 쐈다는.. 믿을 수 없는 말이..

그래도 도청이 폭파되면(지하에 폭탄이 있었어요. 그 당시엔) 우리 집에 있으면 죽는다는.. 아버지 말에, 목숨걸고 작은아버지 집으로.. 피난을 갔죠. 군인들이 시위대에 잡혀서 손을 들고 걸어가는 모습도 기억나네요. 나중엔 다시 집에 돌아왔는데.. 최루탄에는 눈밑에 치약바르면 된다는 소문이 퍼져서, 치약 내놓으라고 문앞에서 요구하던 총든 시위자 기억도 나고..

하여튼.. 길거리 곳곳이 최루탄 깡통... 에.. 헬리콥터에서 쏜 총에 지프에서 튀어나가 있던.. 시체도 봤고.. 상무대는.. 관으로 넘쳐나는 모습도 기억나고.. 나오면 총쏜다는 헬리콥터의 경고방송도 기억나고..

나이가 좀 들어서 생긴 개인적인 생각으론, 당시 신군부측의 의도적인 작전에 말려들어 집권에 이용당하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상처(소외 포함)를 안게 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분들의 피 덕에.. 결국 그들도 내려오긴했지만.. 왜 우리가.. 하는.. 욱하는 심정이.. ;;

누가 옳은지.. 어른들 하는 말이 다 다르고(아버지는 그 때 도청 공무원이셨는데, 신군부 욕을 심하게 하시고, 어머니는 김모 정치인 빨갱이 때문이라고 그러시고.. ), 바깥에서 보는 풍경들은.. 군인이 길가는 나이든 저항못하는 아저씨를 쏘질 않나... 시민군 중 일부는 치약 내놓으라고 강압하고 문 부술 듯한 폭력...

첨엔 학교 안가서 좋다가.. 총알이 화단 나무에 박히질 않나.. 먹을 것도 없어져가고... 하니.. 짜증도 나고.. 몇분 거리의 도심에 나가보면.. 여기 저기 처음 경험해보는 죽음의 행렬들..
신군부 집권 후엔, 도청 공무원들에게 일괄사표내게하고,, 살생부 작성해서.. 잘라내는 행사가 있었죠.
아버지께서도 일괄사표 낸 후 집에와서 소주드시면서 우시고.. (다행히도 그 때 안잘리셔서 우리 가족이 먹고는 살 수는 있었는데... 억울하게 정리된 분들은.. 참... )

간만에.. 아주 어릴 적.. 경험들을 다시 떠올려보게 되네요. 아직도 트라우마가 남아있나봐요.
그런 폭력의 시대를 잊고 살았는데.... 다시 떠올려보니.. 우리 부모님 세대들 정말 힘들게 사셨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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