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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최동수2008.08.16 23:53
오늘은 기타 전시회에 출품하느라 글이 좀 늦어졌습니다.

C-6. 기타의 마감 칠.
C-6-2. 기타에 유성Varnish 도장 :

현악기에서 오늘날 가장 의문스러운 과제는 도장문제입니다.
기타 제작가중에서 도장부문에 관심을 두고 가장 많은 실험을 한 제작가는 라미레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1) 바니시 도장 실험 :
라미레스는 도장실험을 위해 평소 이상으로 아주 정성들여 기타를 제작하였다.
칠하기 전에 줄을 메고 쳐보니, 잘 알다시피 보잘것없는 음향, 음색도 미흡하고 벙벙거리는 소리만 난다.
그 위에 저질 셸락을 가볍게 칠했더니 완전히 소리가 완전히 바뀌었다.
저질 셸락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언급할 예정임.
이 실험으로 바니시의 중요성과 바니시가 어느 정도 두터워지면 음질과 파워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이것은 악기에 두텁게 칠을 하면 무게만 더 실려 발현에 불리하다는 일반 상식과는 배치되는 이론이 되므로 인내심을 갖고 읽어주시길 바람.


2) 유성 바니스의 크리스털화 :
목제악기의 단점은 나뭇결을 따라 나무가 자라는 방향으로만 진동이 쉽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단단한 나이 결은 크리스털 수지를 함유하고 있어 진동전달이 증진되나 결과 결 사이를 지나는 동안 제동이 걸린다.
고품질 바니시의 가장 가치 있는 특성은 바니시 분자가 얼마간의 크리스털 결정체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악기 도장에 사용되는 유성 바니시는 크리스털의 생성량이 많을수록 고품질로 평가된다.
흥미 있는 점은, 5각형으로 배열된 크리스털에 진동이 감지된 순간 자동으로 반응하여 같은 강도의 진동을 다른 크리스털로 전달하는 특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진동이 보강되면 횡적진동도 증폭되어 발현 음이 풍부해진다는 것은 상상 할만하다.
다시 말해 고품질의 바니시는 많은 분포의 크리스털의 도움으로 나뭇결 간의 횡적전달 장애를 극복할 수 있어 울림이 증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유성 바니시의 용해, 정제와, 도장 및 건조에는 무척 오랜 시일이 걸린다는 결점이 있다.

바이올린의 명가들은 각자 그들만의 비방과 도장의 비결을 갖고 있으며 아직까지 그 처방이 공개된 적이 없다.
그들이 사용한 유성 바니시에서 생성된 짙은 농도의 크리스털은, 진동음을 나무보다 더 풍부하게 북돋는 역할이 가능했으리라 생각된다.

3) 기타에는 Shellac이 제격? :
전통적으로 기타에 사용된 바니시는 알코올에 녹여 쓰는 휘발성 Shellac이다.
위에 언급한 저질 셸락이란 셸락의 질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고 알코올의 빠른 증발로 인하여 크리스털을 아주 적게 생성한다는 의미이므로, 도장재의 일반적인 구분과는 다르다.

기타의 역사 이래 기타가 얼마나 불상하게 대접을 받았는가는 현존하는 스트라디바리우스가의 서신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어떤 고객이 3년을 기다리는데 대해 불평을 하자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칠이 덜 말라서”라고 간단히 회신하였다.
그러면 바이올린 바니시는 얼마나 오래 걸리는가 조차도 비밀이라는 것이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이건 우리가 알고 있는 소위 장판용 스파 바니시와는 전혀 별개의 스토리이다.

“시간은 황금이다”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런 바니시의 도입은 기타에는 거의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았던 것이다.
웃어보자는 말로,
만약 1년에 30여대의 기타를 제작하는 개인 공방에서 스트라디바리식의 바니시를 사용하려한다면, 완성된 기타 100대 이상을 수용하는 항시 온습도와 청정도가 유지되는 건조실을 따로 갖춰야 된다는 얘기다.
막말로 도장비만해도 수백만 원을 요구한다면, 기타에 거품이 끼었느니 하는 불평만은 듣지 않게 되겠지.

이것은 순전히 필자의 추정이지만,
바로크 음악사를 봐도 알 수 있듯이 당시 바이올린은 명연주가나 명공의 극한 경쟁시대로서 외형은 단순 일변도로 단조로워지면서 성능경쟁이 치열하였다.
반면에, 비웰라나 4,5현 기타는 공주나 귀부인의 애완용품으로 화려한 장식의 극치를 이루고 있었다.
제작가들이 이런 악기를 제때에 만들지 못했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 처지였으리라.
당연히 셸락 칠이 기타에 사용하는 전통적 관행으로 내려올 밖에 없었지 싶다.


4) 유성 바니시의 개발을 포기하다 :
한번은 라미레스가 비교적 건조기간이 짧다는 고품질 유성바니시를 권유받아 칠한 다음 출입을 통제한 청정건조실에 두었으나 6개월이 지나도 건조가 덜 되었다.
18개월 만에 건조가 된듯하여 그 악기를 세고비아에게 보여줬더니 이전보다 악기소리가 엄청나게 향상 되었다며 흡족해 하였다.
몇 달 후에 현고를 조정하려고 들고 와서 하는 말이 :
“도대체 뭐가 잘 못 되었기에 아무거나 달라붙느냐?”
라미레스가 받아보니 전면에 온통 세고비아 팔의 털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악기성능을 향상시키는 연구만도 골치 아픈 터에 더 이상 바니시 때문에 일을 지연시킬 수는 없었다.
유성바니시 개발은 이로써 포기하였다.
페인트 공장 측은 너무나 미안해서 실험실을 내맡기다시피 하였고, 이내 크리스털 분포가 넓은 뇨소계 바니시를 개발하였다.
먼젓번 바니시가 건조에 30개월 걸렸으나, 이번 것도 완전히 결정체화 되려면 8∼12개월이나 걸리지만 다행이 털이 묻어나는 일은 없었다.

현재는 새로 개발된 Nitro Lacquer를 사용하는데, 누가 어째서 이즈음 악기소리가 몇 년 전 것만 못하냐고 물으면 정말 화가 치민다는 라미레스의 고백.


최근에 와서 전통적 셸락 보다 우수하면서도 도장기간이 비교적 짧은 고품질 바니시가 생산되기 시작하였으므로 명기를 지향하는 제작가는 고려해 봄직하다.

다음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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