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와 초음파진단기

by 돌파리 posted Jun 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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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자들이 어떤 복잡한 화학물질의 분자구조를 분석하는 데 사용하는 기기 중 IR분석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IR은 infrared의 약어로서 우리말로 하면 적외선입니다. 가시광선의 빨간색 바깥쪽 빛입니다.
IR은 하나의 진동수를 갖는 빛이 아니라 파장으로 보면 750 nm - 1 mm, 진동수로는 405 THz - 300 GHz 범위의 빛을 말합니다.
그 영역의 적외선을 투명한 샘플에 쏘아 투과되어 나오는 적외선을 측정하여 분석합니다.
입사시킨 IR은 전체의 진동수 영역에서 고른 분포를 가지게 하였는데,
투과 되어 나온 적외선은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강도가 약해진 채로 투과되는 것이지요.

 

화학물질 분자 내부에는 곳곳에 진동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유기물질에 흔하게 나타나는 C-C 결합도 진동할 수 있습니다. 두 탄소원자 사이의 거리가 진동하는 것입니다.
또는 알콜에 들어 있는 -OH기는 회전진동도 할 수 있지요.
그렇게 복잡한 화학구조 곳곳에 수많은 진동자들이 존재합니다.
그 진동자들은 당연히 그 질량이나 결합강도 등에 따라 고유한 진동수를 가집니다.
그 고유진동수들이 바로 적외선의 진동수 영역 속에 대부분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적외선으로 분석하는 것입니다)

 

만일 500 GHz의 고유진동수를 가지는 진동자가 분자 구조 내에 들어 있다면
입사시킨 적외선 영역 중 500 GHz 부분의 빛은 그 진동자에 흡수되어 투과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입사시킨 진동수영역에서 투과량이 줄어든 부분이 어디냐를 분석하면 화학구조식을 밝힐 수 있습니다.
어떤 고유진동수를 가지는 진동자는 그와 같은 진동수의 빛에너지를 흡수하여 자신의 진동에너지로 바꿉니다.
우리는 그런 현상을 정확하게 공명(Resonance)이라고 합니다.

진동자가 빛으로부터 빼앗은 진동에너지는 진동과정에서의 마찰발열로 곧 사라지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빛이 진행하는 중간에 그 빛의 진동수와 같은 고유진동수를 가지는 진동자가 존재하면
공명현상이 일어나 빛에너지는 진동자의 진동에너지로 바뀌고 곧바로 마찰발열로 사라져 버립니다.
빛에 공명하는 것이 존재하면 빛에너지를 증폭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감소시키는 것이지요.

 

그래서 공명현상을 에너지흡수, 또는 에너지분산, 또는 에너지손실이라 흔히들 말합니다.
빛이 가는 경로에 어떤 물질이 공명하게 되면 빛에너지는 흡수되고, 열로 분산되어 결국 손실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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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전자기 진동)이 아니라 공기의 진동 즉, 소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기타 전판처럼 얇은 판 한쪽에서 백색음(모든 음이 골고루 섞인 음)을 쏘아주고
판 반대쪽에서 통과된 소리를 분석하면 위의 IR 분석과 동일한 결과를 얻습니다.
입사시킨 소리는 모든 음이 똑같은 강도로 섞인 백색음이었는데,
통과된 소리는 군데군데의 음이 약해진 상태로 측정됩니다. 그 이유는 위 IR 과 100% 똑같습니다.

판 내부의 구조, 분자구조가 아니라 나뭇결이라던가 나무의 조직, 미세한 흠집 등등으로 인해
특정한 고유진동수를 가지는 진동자들이 많이 존재하게 되고 그 고유진동수와 일치하는 음에 대해서 공명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공명을 하면 소리에너지는 진동자의 진동에너지로 흡수되고 그 에너지는 곧바로 마찰발열로 사라지게 됩니다.
즉 어떤 물체가 주위의 소리에 공명하게 되면 소리에너지는 그만큼 줄어듭니다. 커지는 것이 아니라!!!

 

기타제작가 분들께, 특히 조그마한 음이라도 손실을 막는 그런 기타를 제작하고자 하시는 분들께  위에 제안한 장치를 만들어 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음이 차단된 통을 만들어 그 중간에 기타 전판을 끼우고 한쪽에는 백색음을 내는 스피커를,
반대쪽에는 통과된 음을 잡는 마이크만 설치하면 됩니다.
당연히 음향분석기가 필요하겠지요. 진동수에 따른 분석이 가능한 음향분석기가 좋겠습니다.

뒷판의 경우는 음을 통과시키는 것보다는 반사시켜서 분석하는 것이 좋겠지요.
의료나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초음파진단기의 원리입니다. 초음파를 가청영역인 기타 음역으로 바꾸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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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의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기타 울림통 내부에서 공기가 어떤 식으로 진동하던 그 자체는 우리 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울림통 내부의 공기진동이 다시 전판을 진동시켜야만 기타 주위로 소리의 진동이 발생하고 우리 귀에 도달하는 것이지요.
물론 문틈으로 소리가 새어나오듯 사운드홀을 통해 약간은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음파는 공기의 흐름이 아니라 진동의 전달이기 때문에
울림통 내부의 공기진동이 분수처첨 내뿜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운드홀에 인접한 외부의 공기를 그저 진동시킬 뿐입니다.
그렇게 발생한 소리는 당연히 우리 귀에 들어오겠지만 전판이 만들어내는 소리에 비하면 매우 작습니다.  

 

기타 울림통 내부에도 많은 진동자들이 있습니다.
통 전체의 부피와 관련된 헬름홀쯔 진동자도 있지만, 각부분의 치수에 따라 결정되는 진동자들도 많습니다.
그러한 진동자들은 각각 고유진동수를 가지며 그 고유진동수와 같은 진동수의 소리에 공명합니다.
전판 나무가 공명하면 소리에너지를 그만큼 잡아먹지만 공기가 공명하면 그 역시 우리가 말하는 소리 그 자체이므로
소리에너지의 양이 줄어들지는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증폭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에너지 보존법칙에 의해 외부에서 전기에너지 등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에너지의 증폭현상이란 없습니다.

 

--------------
어제 글을 올렸다가 쓸데없는 짓하는 것 같아 지웠는데,
음악은 한 옥타브 속 12개의 음으로 이루어집니다.
그 12개의 음들이 균일해야 좋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치는 보통의 6현기타는 그렇지 않습니다.

1번선에서 미를 친 후 손가락으로 소음을 해 보십시오. 소음이 잘 안되고 잔향이 많이 남습니다.
그러나 1번줄에서 파를 친 후 소음을 하면 잔형이 거의 없이 즉시 소음됩니다.
그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가 바로 다른 줄이 공명을 하기 때문입니다.
즉 1번줄 미를 치면 6번줄 낮은 미가 덩달아 울립니다(공명) 그래서 음색이 달라지고 소음 시 잔향이 남게 되지요.
그래서 1번줄 미를 완전소음하려면 6번줄까지 동시에 소음해야만 합니다.

그렇게 다른 줄이 공명할 수 있는 음은 12개 중에 [미시라레] 넷뿐입니다.
따라서 6현 기타를 연주하면 [미시라레] 4음의 음색과 나머지 8음의 음색이 다르고 잔향이 다릅니다.
참으로 불만스럽습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Yepes가 고안한 10현 기타입니다.
6번까지는 기존의 6현기타와 동일하고 추가된 4현을 [도(낮은), 라#, 솔#, 파#]로 조율한 10현기타입니다.
그렇게 만들면 12개음 모두에 대해 다른 줄이 공명을 하게되고 잔향도 생기게 됩니다.
비로소 12개음 모두가 동등해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동일음에만 공명하는 것이 아니라 배음관계에도 공명하기 때문입니다.
1번줄 파를 치면 다른 줄의 공명이 없습니다만, 5번줄 1프렛(라#) 운지한 채(탄현은 하지 말고) 1번줄 파를 치면 공명이 일어나지요.
라#과 파는 완전5도 사이인 강한 배음관계입니다.
그런 식으로 [도(낮은), 라#, 솔#, 파#] 네 줄만 추가하면 12음 모두 공명이 일어나는 해결책을 Yepes가 찾은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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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와 공명이 일어나면 당연히 음색은 달라집니다. 물론 잔향현상도 달라지지요.
그래서 기타전판이나 울림통이 기타줄과 얼마나 공명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아주 쉽습니다.
소리굽쇠를 울리고 다른 소리굽쇠에 가까이 가면 그 소리굽쇠도 덩달아 웁니다(공명)
이때 원래의 소리굽쇠를 손으로 잡아 소리를 죽이더라도 두번째의 소리굽쇠는 계속해서 소리를 내지요.
위 다른 줄의 공명현상 또는 잔향과 똑같습니다.

 

기타줄을 탄현하고(한 줄이던 여러 줄이던 상관없이) 6줄 모두를 손바닥으로 소음해보면 됩니다.
모든 줄을 소음했으니 다른 줄에서 발생한 공명은 당연히 죽지요.
그러나 전판을 몸으로 감싸안거나 울림통 내부를 순식간에 스폰지로 채워 버리지 않는 이상
전판이나 울림통에서 발생한 공명은 죽지 않고 잔향을 낼 것입니다.

돈 한푼 안드느 실험이니 해보십시오.
6줄 모두를 소음한 후 잔향이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그것이 어느 정도이고 의미가 있는 것인지.
다른 줄이 공명하여 일으키는 잔향처럼 유의미한 것인지.

 

기타 내부공간의 각종 공명이 기타제작에 별 영향이 없다는 것은 아래 최동수님께서 증명해 주셨습니다.

기타 현장이 작아지면 기타 울림통 역시 적절한 비율로 작게 만듭니다. 외국의 명장들 역시.

기타현장이 달라져도 기타의 음고나 음정은 똑같이 조율합니다.

그렇다면 똑같은 음에 공명해야할 울림통의 크기는 현장과 관계없이 고정되어야  하는데

현장이 작아지면 몸통도 작게 만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아니면 그 공명효과가 너무나 미미하여 무시해버리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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