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타를 바꾸었읍니다 (베르나베 기타...)

by 김브림 posted Oct 3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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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장년기의 나이지만, 음악과 기타에 대한 열정은 잃지 않고 사는 애호가입니다.
기타매니아 사이트에 들어오면 저도 모르게 고등학교 학생시절 기타와 음악에 미쳐있던 그 '어린아이의 심정'으로 되돌아가곤 합니다.

당시에는 오직 세고비아, 브림, 윌리암스, 베렌트, 예페스 등이 전부였고 국내에서 특히 '천상의 神' 같은 존재였죠. 국내 클래식기타인들의 생활은 정말 힘들고 가련하기까지 했던 때였고... 하지만 그들은 모두 꿈꾸는 아이의 순수한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옛날과 비교하면, 한국의 기타계가 엄청 발전했고, 많은 훌륭한 기타리스트, 전공생, 제작가, 이렇게 좋은 사이트가 생긴 지금, 정말로 격세지감이군요...
적다 보니 감상적 회고담이 되어버렸군요, ㅎ ㅎ ㅎ

전 고독한 아마추어이다보니 , 살면서 여태껏 주변에 클래식기타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도 전혀 없었고, 그런데 2004년경  기타매니아 사이트를 발견하게 되니 장님이 눈뜬 기분입니다.

기타음악의 추세, 새로운 많은 기타리스트들의 이름, 기타의 종류, 심지어 줄의 종류와 차이, 한국의 기타인 등에 대한 정말 많은걸 배웠습니다.

기타는 85년경 외국 여행때 무리를 해서 충동구매한 '라미레즈 1E'(젤로 싼거, 당시46만원정도)를 오랫동안 인생의 반려자로 삼아왔습니다. 처음 살때는 정말 황홀했었죠, 싸구려 세고비아 합판기타만 치던 학생이...  

그러나 대가들 기타의 그 청아하고 깊이있는 음색을 동경하던차, 드디어 우여곡절끝에 새 기타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곳 사이트에서 조언도 들었지만 도무지 어디서 어떻게 사야할지 방법이 없더군요.

국내 기타계에 대해서 전혀모르기도 하거니와, 브랜드마다의 특징, 나와의 궁합, 좋은 기타와 상태나쁜 기타 등을 가려내는 안목자체가 전혀 없었기때문이지요.

우여곡절끝에 운좋게도 아주 훌륭한 기타리스트 선생님 한분을 알게되어 그분의 도움으로 상태 최상인 베르나베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기타매니아 사이트 old and new게시물 등을 통해 몇가지 국내외 기타를 쳐보았지만 맘에 드는게 없었습니다. 소리는 크지만 그저 벙벙거리든지, 아니면 아주 좋은 기타이긴 하지만 너무 절제되어있다든지... 제가 원하는 '남성적인 강한 뻗침과 울림,적절한 선명함'을 겸비한 기타를 찾기 쉽지가 않더군요.

기타에도 정말 그렇게 다양한 개성이 있는줄은 몰랐습니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너무 자극하지 않으면서 품위를 지닌 벤츠나, 기본요소에 충실한 폭습바겐같은 기타가 있는가 하면(주로 독일제 기타), 페라리나 포르쉐 같은 스포츠카처럼 큰 음량의 거친 배기음을 뿜어내는 기타도 있고(주로 라미레즈 계열 스페인제??).. 저는 후자를 찾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그 선생님의 완벽히 세팅된 베르나베를 튕겨보는 순간 "바로 이거야!! 이게 내가 탈(?) 기타다!"라고 속으로 위치게 되더군요.
"P.B."라고 도장 찍힌 베르나베 아시죠? 가슴이 탁 트이는 당당한 소리와 음량. 긴 서스테인...

최근 출시된 '알리앙스 캉티가 하이텐션' 줄 걸고 다음날쯤 튕겨보니 정말 저의 집 거실이 뮤즈신의 축복으로 채워지는듯합니다. (Henze 줄도 걸어보았는데 정말 '빤스 고무줄' 소리가 나더군요. 이렇게 다를수가...)

대충 70년대 후반쯤인가, 존 윌리암스가 그렇게 말했다죠? : "오늘날 기타 연주회를 찾는 이 수많은 청중들은 소르나 타레가를 듣기 위해서 온것일 수 있지만, 그에 앞서 무엇보다도 '기타소리' 자체를 듣고 싶어 오는 겁니다"라고요.

베르나베는 현고가 높아 왼손이 좀 힘들긴하나 잘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동안 운지까먹었던 바하 류트조곡, 빌라로보스, 바덴파웰, 루이즈 본파 등, 악보 끄집어내어 다시 즐겁게 연마하고 있습니다.

좋은 악기가 이렇게도 음악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군요.
향후 혹시 실력이 좀 싸이면 친구음악듣기 녹음이라도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좋은 기타를 양도해주고, 시간 내어 많은 기타지식까지 아낌없이 조언해준 그 기타리스트 선생님께도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혹시 몰라서 성명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참,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요..
베르나베기타를 만나기 전 이야기인데,

Old and New게시판에서 "국내 한 기타리스트의 연주회에서도 사용되었다는 국내 유명제작가의 콘서트급 기타를 판다"라는 게시물을 보고 구경하러 찾아갔더랬습니다.
판매자는 기타전문인이었는데, 기타의 음량은 크지만 음색이 맘에 안들더군요.

문제는 그게 아니고, 앞판이 많이 부풀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정상상태의 기타도 앞판이 약간 나와있기도 한다는 점은 저도 알지만, 이건 제가 봐도 수리를 해야할 상태였습니다)

그점을 물어보니 그분 말씀이 "앞판이 부푼건 사실인데, 그건 간단히 수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더 부풀지 않도록, 앞판과 후판 사이에 각목을 대서 붙혀버리면 된다"라는 겁니다.

순간 제 귀를 의심하게 되더군요. 찾아온 사람이 아무리 아마추어고 문외한일지라도,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태연히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두 판을 각목기둥으로 붙혀버리면 기타 소리가 어떻게 난단 이야기입니까? 허,참...)

정중히 인사하고, 좋지않은 기분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미심쩍은생각이 드는군요. 그분의 말을 제가 혹시 오해해서 공연히 나쁘게 생각한 건 아닌지???

얼마전엔 대전국제기타페스티발에 갔다 왔습니다.
기타전시회도 구경갔는데, 기타마다 개성이 정말 틀리더군요. 일본의 한 여성제작가가 만든 작은 기타를 쳐보니, 정말 깍쟁이 아가씨같은 소리가 나더군요.

줄을 퉁길때마다 "어머어머, 자기 지금 날 만지는 거야? 안돼안돼, 자기 멍게 해삼!"이라며 제 귀를 꼬집는듯 애교가 가득찬 소리였습니다.

제 취향에 가장 맘에 들었던 기타는 최동수선생님의 기타였습니다.(모자이크기타, 줄무늬기타 등).  음색의 선명함, 맑음, 밸런스, 음량, 그리고 예술의 경지에 이른 끝마무리에 이르기까지...  비록 제가 막귀이긴 하지만 "명기구나!"라는 확신이들더군요.

주저리주저리 생각나는대로 써보았습니다.

닉네임을 '김브림'이라고 한거 용서해주십시오. 아마추어는 누구나 다 자칭 '김세고비아', '박윌리암스' 아닙니까? ^^
모두 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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