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의 수리와 관리

by 최동수 posted Jul 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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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동안에 무려 천 번 이상을 연주회에 나갔던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경력을 지닌 기타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악기가 바로 줄리안 브림이 구입한 로마니요스 기타 30-1-73호로서(73년작) 일화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 전에 브림이 구입한 로마니요스 기타들의 내력을 잠깐 얘기 할까합니다.

101호, 70년작 :
브림은 이전에는 Hauser 1세를 사용하다가 1970년에 로마니요스가 브림에게 빌린 공방에서 처음 제작한 4대중의 1대를 가져가면서 로마니요스의 기타제작사가 시작 됩니다.
이 악기는 로마니요스가 Irving Sloan의 기타제작책에 나온 Hauser 49년작의 사진을 보고 만든 악기입니다.
브림은 101호 기타로 그해부터 연주를 하였고, 71년에는 Villa Lobos Concerto도 녹음합니다.
같은 해에 브림이 연주하던 Hauser 36년작의 뒤판 크랙의 수리를 의뢰하였더니, 로마니요스가 수리조건으로 뒤판을 뜯어보자고 제의합니다.
브림은 기타를 맡긴 다음 조바심이 나서 하루에도 3번이나 공방을 들락거렸다고 전해집니다.
로마니요스는 이 기타에서 명기에 관한 산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30-1-73호(501호), 73년작 :
72년에 형제 기타리스트 Abreu Sergio(Hauser 30년작 보유)가 Hauser 30년작의 상세도를 내주면서 카피 2대를 주문하였습니다.
그러나 카피의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되서인지 가져가지 않고 이내 기타 공방을 차렸답니다.
어느 날 브림이 존 윌리엄스 소유 Fleta의 헤드마신을 바꿔주려고 함께 공방을 찾아왔습니다.
수리를 기다리는 동안 브림이 벽에 걸려있는 기타를 쳐보다가 마음에 들어 가져갑니다.
이것이 바로 앞서 말한 세기의 명기이며, 여기서는 이 기타의 수리내력을 공개하고자 합니다.

일반인들은 한번 기타를 구입하면 평생 좋은 상태가 유지되기를 바라다가, 어쩌다 금이 가거나 한부분이 떨어지면 제작가를 욕하기 일수 입니다만, 살아있는 악기도 병원치료는 가끔 받아야하고 또 그렇게 함으로서 정상적인 건강상태를 유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1차수리 : 5년 후인 78년에 뒤판을 교체하게 됩니다.
원 뒤판은 브라질리안 로즈우드와 비슷한 남미 로즈우드였는데 고물 가구에서 뜯어 낸 것이라 잔 균열이 좀 나있던 목재였습니다.
흡사한 재료를 구할 수 없으므로 인디언 로즈우드로 바꾸게 됩니다.
수리 후에 로마니요스는 결연히 501-73라고 쓴 라벨로 바꿔 붙입니다.
먼저 라벨의 30은 Hauser 30년작, 다음 1은 제1호, 마지막 73은 제작년도이니 번호대로 해석하면 Hauser 30년작의 카피가 됩니다.

그러나 로마니요스는 “이 기타는 나의 창작이다”라고 자신의 목소리를 낸 것입니다.
누군가 “명기에는 카피가 없다”고 말한 게 바로 이를 두고 한 얘기 같습니다.

2차수리 : 79년에, 전면판 윗부분 1번선 쪽에 균열이 생기고, 지난번에 교체한 뒤판이 크게 갈라져서 쐐기모양의  로즈우드를 밖아 넣었습니다.

3차 수리 : 그로부터 2년 후인 81년에 기타가 피로한 느낌이 들자 브림이 대수선을 요청합니다.
이번에는 뒤판을 열고 전면판의 Strut 3개를 뜯어버린 다음 브릿지 아래에 얇은 보강목을 부착하고 먼저보다 1mm정도 높은 3개의 Strut를 새로 설치합니다.
그 결과 음향이 훨씬 활기 있게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4차 수리 : 젼면판의 베이스쪽 브릿지 아래 균열이 생기고, 뒤판에도 금이 가서 고칩니다.
5차 수리 : 미국 연주여행 중에 전면판 고친 곳에 또 금이 가고, 브릿지에 틈이 벌어진 것을 Jeffrey Elliott가 응급조치 해줍니다.
당시 뒤판이 가운데를 따라 전부 갈라졌고, 뒤판 상목도 벌어져있었지만 연주 스케줄 때문에 손대지 못하였습니다.

6차 수리 : 84년에 로마니요스가 전반적인 수리를 하고 추가로 쉘락 마감 칠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때까지 그 악기는 쉘락 초벌밖에 입히지 않은 상태로 11년을 견뎌온 것입니다.

7차 수리 : 독일 체류 중에 Hauser 3세에게 의뢰하여 뒤판을 다시 바꾸게 됩니다.
Hauser 3세가 할아버지의 30년작 카피를 수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일로 그치지 않고 일본에서 열린 Hauser가문의 기타전시회에서 Hauser 3세는 로마니요스의 모델을 소개하기까지 하였다는 것입니다.
제작가 Hauser 3세의 됨됨이와 겸손함을 보는 듯합니다.
이런 분을 올 가을에 뫼시게 되다니 감개무량합니다.

에필로그 : 85년에 브림은 “La Buho"로 명명된 로마니요스의 걸작을 한 대 더 구입하지만 73년작의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90년에 열린 Southeby의 브림 소장품 경매에 내놓고 맙니다.
당시 8,500 파운드에 낙찰되었다니 대단한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맺는 말 : 연주가, 제작가 및 애호가 여러분께서 느끼신바가 계실 줄 압니다.
기타를 어떻게 관리해야하고, 또 수리는 왜하는지 더 이상 설명 드리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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