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51.243.227) 조회 수 5318 댓글 0
[] 마르비

안드레스 마르비(Andres D. Marvi). 1956년생. 현재 스페인 그라나다 지역 시골에서 기타제작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원래 고향은 독일 뮌헨근처라고 한다. 최근 그의 기타가 국내외 전문 연주자 사이에서 제법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국내에는 매년 개최되는 대전일보 콩쿨 우승자에게 이 사람의 기타가 부상으로 주어진다고 한다. 이번 기타 제작 클래스를 위해 초청되어 온 것이다.

첫날 마르비가 공방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얀 티셔츠 차림에 청바지, 록 가수를 연상케 하는 헝크러진 긴 잿빛 머리. 상당히 준수한 용모에 호감을 주는 인상이다. 이사람 홈페이지(http://www.ad-marvi.com/en/guitars/guitar-maker.html) 에 가보면 사진이 있다. 약간 더 나이가 덜 들었을 때 찍은 듯하다. 젊을 때의 모습보다 더 넉넉한 인상이 된,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의 이 아저씨는 제작 클래스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면서 많은 조언을 해 주었다. 내가 땀을 뻘뻘 흘리며 기타 앞판을 스크래퍼로 밀고 있노라면 옆에 와서 스크래퍼를 미는 방향이 틀렸다며 시범을 보여주기도 하고, 스크래퍼 날이 무뎌졌다며 자신이 직접 날을 세운 스크래퍼를 건네주기도 했다. 나는 틈이 나는대로 작업하다가 막히면 이 아저씨한테 물어봤다. 이 곳 나무 두께는 얼마나 되도록 해야 하나? 이 부위 끌질하는 것 시범 좀 보여 달라 등등. 적지 않은 노력과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서 난생 처음 만들어 보는 기타이다. 남들 하는 것 곁눈질로 따라 하면서 대충 만들고 싶지 않았다. 또 잘 모르고 했다가 완전히 기타를 망칠 수도 있다. 그 때마다 이 아저씨는 묵묵히 작업 요령을 가르쳐 주었다. 그러다가 단 한번 이 아저씨가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은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앞판 부채살을 어떻게 붙여야 하느냐고 질문했을 때였다.

“마르비, 부채살 앞판에 붙이는 것 시범 좀 보여 줄 수 있는가?”
“당신이 만들려는 기타는 어떤 스타일인가?”
“토레스”
“….”

이 양반 갑자기 묵묵부답에 나는 당황했다. 나는 내가 곽웅수씨에게 받은 도면이 토레스 모델인지라 아무 생각 없이 토레스라고 대답했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 아저씨는 “마르비, 당신 스타일” 이라는 대답을 기대했었던 것이다. 즉 이 아저씨 기타는 기본적으로 토레스 모델을 기본으로 하되, 부채살을 앞판에 붙일 때 부채살의 앞판에 닿는 부분을 전통적인 방법이 아닌 부채살 나무결이 앞판면에 대해 직각이 되게끔 하고, 울림통 뒷판의 나무 두께를 다소 더 두껍게 하는 등 나름대로의 노하우에 기반한 자신만의 제작기법을 적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잘 모르고 내가 “토레스”라고 했으니 이 양반이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아깝다… 이 아저씨 수제자가 될 절호의 챤스였는데… 후후… 나는 할 수 없이 상황을 대충 얼버무리고 부채살 붙이는 작업은 곽웅수씨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비해서 옆에서 작업하던 K씨. 그는 전문 제작자의 길을 가는 사람이다. 그는 마르비 스타일의 악기를 처음부터 배우고자 했고 마르비가 가장 많은 조언을 해준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명장에게 배우고자 하는 자세는 누구보다 가장 진지했고 마르비도 성실하게 가르쳐 주었다. 제작 클래스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그를 “마르비 수제자”라고 불렀다.

마르비는 성실하고 넉넉한 인품의 사람이었다. 이 후에도 여러 번 나에게 여러 번의 조언과 시범을 보여주어서 작업의 불안감을 덜어주었으며, 그 덕분에 나는 마르비가 알려준 작업요령을 다른 사람 작업할 때 대신 전달 해 주기도 했다.

점심식사는 시간을 주로 절약하기 위해 중국집에서 자장면이랑 잡채밥 짬뽕 등을 배달시켜서 다들 공방 바닥에 빙 둘러 주저 앉아서 먹었는데, 마르비는 자장면을 먹어 보더니 “Good~~!” 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식사가 끝난 후 오후 작업을 위한 휴식시간 중 공방 한 곁에 있는 곽웅수씨 음악 감상실에서 누군가의 기타연주 소리가 흘러나왔다. 퐁세(M. Ponce)의 멕시코풍의 스케르쬬. 점쟎고 정감있는 소리. 잠시 귀 기울이다 열린 방문 틈으로 방안을 들여다 봤더니 연주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마르비.

곽웅수씨는 마르비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마르비는 자신만의 제작 비결을 물어보면 자세히 알려준다. 흔히 유명 제작가들로 부터 비결을 배우기는 쉽지않다. 그러나 마르비는 그렇게 한다. 제작가가 자신만이 갖고 있는 제작 비결이 열 개가 있다면 그것을 감추고만 있으면 그것만 항상 갖게 된다. 그러나 마르비는 다른 사람과 교류하면서 열 개를 다 얘기하고 자신도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그럼으로써 결과적으로 더 많은 비결을 갖게 되는 것이다.”

마르비는 열린 사람이다.

클래스 마지막 날 저녁. 기타가 완성은 덜 되었지만, 클래스 예정된 시간이 끝나자 모두들 함께 식사를 했다. 우리가 작업하던 작업대는 식탁으로 변신. 소갈비를 아르헨티나식으로 숯불에 바베큐한 아사도라는 요리에 향기로운 쏘스, 바게트 빵, 한국식의 시원한 얼갈이 된장국, 그리고 와인을 곁들여서 모두 함께 즐거운 저녁식사를 했다. 나는 운이 좋아 마침 마르비와 마주 앉게 되어서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것을 물어 볼 수 있었다.

“마르비, 독일에도 훌륭한 제작가들이 많은데 왜 스페인으로 이사를 가서 기타를 제작하는가?”
“독일은 습도 변화가 심한 날씨라서 기타제작에 적합치 못한 기후조건을 갖고 있다. 그에 반해 스페인은 연중 습도 변화가 별로 없어 최적의 조건이다.”

아하! 이 아저씨 기타제작을 평생 업으로 하는 만큼 아예 사는 곳을 옮기는 것은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적극적인 직업정신이 존경스럽다.

“기타제작은 처음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
“나는 원래 기타연주를 좋아했고 연주를 즐겨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직접 기타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나는 원래 목공일에 익숙한 사람이다. 처음에는 아무 책도 없이 선생도 없이 그냥 무작정 만들어 보았다. 내가 처음 만든 기타를 나는 아직도 가지고 있다. 아마 네가 그걸 쳐보면 소리가 너무 이상해서 웃을거다. (웃음).”
“기타제작은 그럼 누구에게 배웠는가?”
“호세 로마닐료스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한 것이 전부다. 그 이후론 내 생각대로 만들어 봤다.”
“일년에 몇 대정도 만드는가?”
“한 스무대 정도..?”

개인적인 것도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결혼 했는가? 아이는 있는가?”
“안했고, 자식도 없다”
“여자 친구는 있겠네?”
“있다.”

아마도 스페인 여자일 거라고 짐작했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이윽고 저녁식사도 끝나고 마르비가 떠날 때가 되었다. 마침 나는 작업대에서 다른 일에 열중해 있었는데, 마르비는 내 등뒤로 다가와서 이제 가야 하니 잘 있으라는 작별인사를 한다. 나는 그의 따뜻한 눈을 바라보며 많은 것을 가르쳐 줘서 진심으로 고맙다고 한다. 그리고 멍청하게 이메일로 연락 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한다. 후후.. ‘마르비는 스페인 시골에 살고 있고 인터넷 기반 시설이 안되어 있을 것이며, 거의 십중팔구는 이메일 따위는 하진 않을 것이다. 그의 홈페이지도 그를 도와주는 다른 이가 운영하고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스치며 나는 말을 뱉어 놓고는 후회한다. 마르비는 그 질문을 전화나 편지를 해도 되느냐는 말로 고쳐서 듣고 연락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평소에 무척 일로 바쁘기 때문에 자신은 그렇게 자주 연락을 못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인사를 주고 받고 공방을 나서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한 인간의 꾸밈없는 순수한 아름다움을 느낀다. <계속>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0 아유...그런거 지천이야요... 2001.05.06 3867
1329 ☞ 기타의 수명이 짧다는 것이 근거없다는 어느 가설 셰인 2001.05.08 3950
1328 ☞ 형석님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2001.05.06 4587
1327 수님~. 기타 부품에 관해서~ 2 김현영 2001.05.05 3759
1326 국산 악기에 관하여. 형서기 2001.05.06 5146
1325 ☞ 하현주를 낮추면??? ... 글쎄요...??? pepe 2001.05.07 3895
1324 기타 고르는데요...잘 모르겠어여...ㅠㅠ 3 2001.05.06 3882
1323 ☞ t-brace. 5 서정실 2001.05.09 5871
1322 할 줄 아는 것이 정말 없고낭....쩝.... 1 간절한 2001.05.08 5079
1321 하현주를 낮추면??? 2 간절한 2001.05.07 5505
1320 존 윌리암스가 기타를 스몰맨으로 바꾼이유. 11 file 길벗맨 2001.05.08 6088
1319 Dieter Hopf 8 박카스 2001.05.09 4202
1318 브릿지와 새들의 접합면이 이상해서 글 올립니다용. 5 file 간절한 2001.05.09 4931
1317 ☞흐어~ 제가 파는게 아니오라 그냥 퍼온광고임다. (내용무) 셰인 2001.05.11 4192
1316 기타줄을 새로 바껐는데여... 4 ... 2001.05.10 3804
1315 힌베스 팝니다. 1 셰인 2001.05.11 4770
1314 해드 머쉰 을 구하고 싶은데요? 2 5급 2001.05.11 4747
1313 수님 홈피에... 2 일자무식 2001.05.16 4171
1312 국산50호 기타... 형서기 2001.05.16 5027
1311 제 경험에 의하면 1 서정실 2001.05.17 4339
1310 기타줄 장력의 차이? 문병준 2001.05.17 4592
1309 현이 높이 뜨면 습한거죠. 5 2001.05.17 4978
1308 맨날 헷갈리는데.. 습도와 넥의 휘는 방향의 관계가.... 4 기타랑 2001.05.17 5059
1307 셸락칠은 약해요, 원래. 4 2001.05.18 4017
1306 몇가지만 더 여쭤 볼게여~~~ 3 기타랑 2001.05.18 3816
1305 으라차차님 기타는 더 좋아질거예요. 2 2001.05.19 4021
1304 기타의 소리 교정..(수 님께..) 3 으랏차차 2001.05.18 4309
1303 일년간 쉬는 원목기타라..... 1 2001.05.24 3932
1302 ☞ 기타에 현을 매었을 때.... 라일 2001.05.29 3915
1301 사바레스 하이텐션이람.. 2 뽀짱 2001.05.27 4476
1300 어찌야쓰까이잉~ 7 멋쟁이 2001.05.23 3936
1299 기타에 현을 매었을 때.... 2 늦깎이 2001.05.24 3782
1298 [잡담]사바레즈 하이텐션.. 9 으랏차차 2001.05.28 5348
1297 현이 가늘죠. 2001.05.31 4390
1296 '사바레즈 '의 특징은 뭐예요? 4 2001.05.31 5564
1295 이그나시오 로자스가 합판기타를?? 1 으랏차차 2001.06.01 4079
1294 현장길이가 모냐면여.... 2 2001.06.12 5092
1293 헤드머쉰은 기타의 왕관이다! 1 으랏차차 2001.06.09 5380
1292 현장길이가 모예요? 5 chobo 2001.06.11 5112
1291 로자스 얘기가 많군요.. 1 file 최성우 2001.06.11 4296
1290 로자스 3페이지 file 최성우 2001.06.11 3954
1289 행복한? 기타 18 새내기 2001.06.12 5063
1288 계열이가 여기에?! 기혀니 2001.07.08 3756
1287 ☞ ☞ 사용소감 김진성 2001.06.14 3711
1286 ☞ 사용소감 4 Lew 2001.06.14 3917
1285 아~ 기타줄... 4 김진성 2001.06.13 4174
1284 ☞ 또 기타줄... 4 ganesha 2001.06.15 4002
1283 국산기타현.... 3 2001.06.19 4185
1282 또 기타줄... 8 김진성 2001.06.13 4478
1281 기타줄에 대한 글들이 많은데여.. 7 고정욱 2001.06.18 4410
1280 맨나중프렛이.... 2001.06.22 3758
1279 기타로 오도바일타자.... 4 멋쟁이 2001.06.20 4474
1278 ☞ 맨나중프렛이.... 박카스 2001.06.22 3684
1277 기타왔습니다 3 박카스 2001.06.22 3849
1276 7 2001.06.22 3797
1275 수님~! 3 박카스 2001.06.22 3801
1274 장마철엔 조심해야죠........ 1 2001.06.26 3878
1273 기타와 장마 2 새내기 2001.06.25 3925
1272 ☞ 오호호호~ 2 고정욱 2001.06.28 4030
1271 제 기타가 이상해여....ㅜ.ㅜ 7 고정욱 2001.06.26 3798
1270 스몰맨..................... 7 YO 2001.06.28 4538
1269 기타줄 바꾸고 싶은데 뭘로하죠? 5 노경문 2001.06.30 4654
1268 요즘은 장마철이라 습도가 높져... 1 2001.07.02 3805
1267 왜 기타가 깨질까 방가방가 2001.07.02 4207
1266 . 1 2001.07.09 4710
1265 얼마전 100호기타를 구입했는데... 18 렐리우스 2001.07.09 4174
1264 수님 질문이 한가지 있습니다. 목향 2001.07.10 3851
1263 수님께선 어쿠스틱 기타 제작은 안하시나요? ^^;;;; 짱팔이 2001.07.11 3826
1262 ☞ 줄은 지판에 닿지 않는데.... 4 셰인 2001.07.11 3875
1261 아마추어-.-a 클래식기타 인터넷 방송합니다~~~ ㅎㅎㅎ 2001.07.11 4327
1260 현은 지판에 안 닿아도 누군가는 지판에 닿아요. 4 2001.07.12 5132
1259 도데체 어떤 마술을 부리셨길레... 수님!! 으랏차차 2001.07.11 4455
1258 중요한건 습도가 얼마나 되느냐죠. 2001.07.13 3781
1257 평시엔 기타를 케이스에서 내어놓아야 좋은가요? 1 렐리우스 2001.07.12 3954
1256 ☞ 지판을 딱을 때... 木香 2001.07.14 3862
1255 새로 단장한 흑단 지판.. 7 으랏차차 2001.07.13 4237
1254 ☞ 케이스에 대한 질문. 1 기타랑 2001.07.14 4184
1253 ☞ 케이스를 한번 만들어보면? 木香 2001.07.15 4368
1252 케이스에 대한 질문. 1 최성우 2001.07.14 3833
1251 케이스를 한번 만들어보면? 3 최성우 2001.07.15 3838
1250 라왕으로 기타를 만든다면.... 2 간절한 2001.07.18 4172
1249 똥글똥글한 소리.. 맑고 투명한 소리.. 심금을 울리는 소리.. 6 으랏차차 2001.07.19 4733
1248 수님아 질문인데요.... 앞판을.. "하카란다"란 나무로.. 느끼오빠 2001.07.19 4052
1247 한가지더 질문인데요.... 기타줄은.. 1 느끼오빠 2001.07.19 4605
1246 이런 기타 스텐드... 4 file 木香 2001.07.21 5190
1245 클래식기타, 포크기타의 현높이... 1 木香 2001.07.21 5536
1244 부쉐 다뤄보기... 5 난넘 2001.08.02 3976
1243 나도,,, 25 loveromero 2001.08.02 3945
1242 인도에선 상아구하기 힘들당. 3 2001.08.13 4338
1241 넥의 넓이는.. 저기 2001.08.16 4393
1240 구입한지 반년정도지났는데... kosams 2001.08.17 3925
1239 k.hofner 클래식기타... 4 file 木香 2001.08.18 5893
1238 장마철관리는 faq에서 읽어보셔요. 2001.08.22 3996
1237 음질의 이중성. 1 날카론시각. 2001.08.27 3769
1236 기타 잘 받았습니다. 4 쇼팽 2001.08.22 4225
1235 친구가 기타샀다. 3 매냐 2001.08.29 3880
1234 이그나시오 로자스가 어리 갔나 했더니... 매냐 2001.08.29 3848
1233 동문서답. 1 병서기님 팬 2001.08.31 4011
1232 자문자답 병서기 2001.08.31 3837
1231 안녕하세요 홈에는 첨이네요... 자료실만 왔었는데... 저기 질문염.. 3 2001.09.02 3767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Next ›
/ 1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