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011.08.11 14:34

추억의 청계천 - 2

(*.255.173.87) 조회 수 6008 댓글 1


청계천과 다리들                                          
                                      

청계천과 그 지류에는 모두 80여개의 다리가 있었으며 청계천이라 부를 수
있는 본류本流에도 열 두어 개의 다리가 있었다.
청계천의 근원은 인왕산 자락인 청운동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이 물이 옥인동을 지나 적선동까지 와서 종교교회 앞에서, 사직동과 경희궁
쪽에서 흐르는 물을 모은 다음 경복궁의 경희루 연못물도 받아가지고
세종문화회관 뒤쪽으로 흘러내린다.
그동안 삼청동에서 시작하여 경복궁 동쪽 성벽을 끼고 흐르던 개울이,
경복궁에서 나온 물과 만나 청진동을 지나오다가 모교다리께에서 앞서 온
청운동물과 합류한다.


  한편 남산의 회현동 골짜기에서 출발한 시냇물은 남대문을 끼고 북창동과
을지로1가를 거쳐 삼각동까지 와서 을지로쪽 곡교 밑으로 나와 광교를 거쳐
종로쪽 곡교 아래로 나온 본류와 합류하여 소위 청계천이 되는 것이다.
청계천에 놓인 다리를 헤아리려면 원래는 세종문화회관 뒤쪽에 있었다는
송기교라는 다리께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여기서는 편의상 광화문에서 시청간의 복개대로가 생긴 이후부터 즉 서린동에
있던 모교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모교다리부터 그 하류에 있던 다리들은 나와 같은 시대를 같이 살아온 사람들이
더러 건너보았음직한 다리들인 까닭이다.


  금년부터 40여 년간 청계천을 덮었던 콘크리트 도로와 고가도를 모두
헐어내고 청계천을 복원한단다.
새로 수로水路를 내고, 하천부지는 공원을 만들고, 새로 설계한 다리들을
건설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쯤 그리 멀지 않은 지난날에 있었던 옛 다리들을 더듬어 보는 것은
그 의미가 단순한 향수에만 그치는 것은 아닐 것 같다.

  1) 모전교毛廛橋 : 서린동에서 무교동으로 통하며, 과일 파는 가게가 길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다하여 우전교隅廛橋라 하였으나 보통 모교毛橋라고 불리던 돌다리였다.

  2) 대광통교大廣通橋 : 청계로 1가, 보신각 네거리에서 을지로 입구 네거리
     사이 에 있었으며, 사람들은 그냥 광교라고 불러 왔다. 이는 성안에서 가장
     크고도 번화하여. 당시 종로 상인들이 “어서 건너오십쇼” 나 “편안히
     건너갑쇼” 하던 인사말이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양쪽의 방둑이 유난히 화려하였던 이유는 조선 태조의 제5왕자였던 방원의
     난에 관련된다.
     당시 태조의 제8왕자 방석의 모친이었던 신덕왕후의 묘를 정릉이라 하여
     덕수궁 뒤 정동에 모셨다가 이후 도성 안에 능을 앉힐 수 없다하여 성북동의      
     정릉 터로 옮기고 원래의 정릉은 흔적조차 알아볼 수 없도록 없애버리려던 차에
     석물을 모두 옮겨 이 다리의 방둑을 쌓았다고 한다.
     참고로 대광통교와 을지로 입구 네거리 중간에 시청 동편에서 삼각동으로 이어지는
     개천이 있어 이곳을 건너는 다리를 소광통교라 하였다.

  3) 곡교曲橋 : 일명 굽은다리. 실제로는 삼각동에 걸쳐 있는 2개의 다리로서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회현동 물과 청운동에서 흘러온 물의 합류지점에  
     놓여 있는 다리이다.

  4) 장통교長通橋 : 청계로 2가 관철동과 장교동 사이. 이 일대에 기다란 창고가 있어 장창교
     또는 장교라고 부르던 돌다리로서 후일 와전되어 장찻골 다리라고 불렸다.
     언제부터인가 복개되기 전까지 사람들이 장사교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5) 수표교水標橋 : 청계로 2가, 관수동과 수표동 사이로 탑골공원 가는 다리이다.      
     다리 옆 물속에 수위를 측정하기 위한 수표석을 세웠다.
     현 중구 저동 중부경찰서 자리쯤에 영희전이 있어 태조를 위시한 임금의 영정을
     모셨기 때문에 역대 임금들마다 자주 건너다니던 화강석 다리이다.
     해마다 연날리기, 다리 밟기 등의 민속놀이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으례이 수표교였다.
       일화도 있는데, 숙종 임금께서 어느 해 참배를 마치고 수표교를 막 건너던 길이었다.
     별안간 바람이 불더니 근처 여염집 창에 걸렸던 발이 떨어지면서 안에서
     임금의 행차를 내다보던 색시의 얼굴이 눈에 띄었다.
     그 순간 어찌나 어여쁘게 보였던지 그 미인을 궁으로 불러들이게 하였다.
     그 여인이 다름 아닌 장희빈이었다는 구전이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조형미가 아름다워 청계천 복개 공사 시 장충단 공원으로 옮겨 놓았으므로 아무 때나
     가서 볼 수는 있다.(서울 유형문화재 18호).

  6) 하랑교河浪橋 : 장사동과 입정동을 잇는 다리.
     그 일대에 화류 장롱을 파는 점포들이 있어 화류교로 부르다가 후에는 종로 쪽에
     기생집이 늘어나면서 화류계다리로 바뀌었다고도 한다.

  7) 관수교觀水橋 : 청계로3가, 창덕궁과 남산에 있던 조선 총독부를 직선으로 잇는 다리新橋로서
     1900년으로 접어들면서 서울에서 처음으로 콘크리트 다리로 건설되었다.

  8) 효경교孝經橋 : 청계로 3가, 일명 소경다리라고도 불렀으며 목조로 기억된다.        
      장사동과 산림동을 연결하였다.

  9) 주교舟橋 : 청계로 4가, 예지동과 주교동을 연결하며 일명 배다리라고 불렀다.
     일부가 콘크리트로 개조되어 그 위로 전차가 을지로 4가에서 돈암동까지 다녔다.  
     전차는 청계천 복개 전후해서 자취를 감추게 될 때까지 지금의 지하철처럼 서울사람들의
     대표적 교통수단이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10) 태평교太平橋 : 청계로 5가, 옛날 근방에 말을 팔고 사는 마전이 있었으므로 속칭 마전다리
      馬塵橋라고 불리던 돌다리이다.
     지금의 방산시장과 동대문시장의 원조인 배오게 시장의 한가운데로 연결되어 항시 헤집고
     다녀야 할 정도로 꽤나 북적거렸다.

11) ○○다리 : 내 기억에는 이전 대법원과 메디컬 센터의 사이를 흐르는 황금천이 청계천과
      만나는 어귀에 엉성한 가교 같은 것이 있었다.
     (필자는 어렸을 때 황금정 5정목에 살았고 바로 황금천의 복개도로변에 우리집이 있었다).
     여러 가지 사료史料를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다.
     다리의 별명도 언청다리인지 썩은 다리였는지 이제는 희미하다.
     누가 알려주기라도 하면 한턱 낼 터인데.

  12) 오간수五間水門다리 : 청계로 6가, 동대문과 서울운동장 사이를 연결하며
     홍수조절을 위한 다섯 개의 홍예 즉 아취모양의 수문이 있었다.
     전차선로를 놓기 위해 콘크리트로 바뀐 후에도 옛 다리 흔적이 아래쪽에
     남아있었다.

     625한국전쟁으로 수도가 부산으로 피난 갔다가, 928 환도 이래 복개될
     때까지 그 일대에 주로 군복을 탈색이나 염색하는 공장들이 많이 있어서
     환경오염이 뭔지도 모르던 시절 하천오염에 크게 기여한바? 있다.
    참고로 휴전 후에는 사지양복이라 하여 군복을 뜯어내어 염색하거나
    탈색하여 이걸로 남성정장을 지어 입으면 제법 인기가 있었고 당시 유명
    방직회사제 양복천의 품질이 이것을 따라오지 못했다.


  13) 영도교永渡橋 : 오간수다리에서 동쪽 하류로 내려가면 숭인동과 상왕십리
    중앙시장을 연결하는 목조다리가 나온다.
    일명 영미다리라고 불렀으며 이것이 청계천의 마지막다리라고 생각된다.

    수양대군이 왕이 되자 조카인 단종을 영월로 유배시킬 때 백성들이 이제
    건너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라 슬퍼하여 이름 지어졌다는 애환이
    서려있는 다리이기도 하다.

    그 하류로 한참 가면 살곶이 다리가 있으나 이곳은 이미 한강수계에
    들어가므로 청계천 다리로는 치지 않았다.


  2003년 10월 25일  
    
   
    
Comment '1'
  • 콩쥐 2011.08.28 06:10 (*.172.98.185)
    이 많은 다리들
    얼마나 아름다웠을가요...
?

  1. 햇살이 작열하는 도심의 뒷켠을 거닐며...(Renoir 전시회)

    Date2009.06.24 By기타레타 듀오 Views7224
    Read More
  2. [알파] 인상주의, 해돋이.....끌로드 모네

    Date2010.01.03 By콩쥐 Views7191
    Read More
  3. 아일랜드 민요-THE TOWN I LOVED SO WELL(내가 사랑한 고향)

    Date2011.05.21 By에스떼반 Views7077
    Read More
  4. 끌로드 모네 하나 더

    Date2010.01.02 By콩쥐 Views7046
    Read More
  5. Lagrimas Interminables(눈물이 쉬르르 흘러납니다) --- 에스떼반 노래

    Date2010.10.01 By고정석 Views7038
    Read More
  6. 아마츄어... 겸재 정선

    Date2012.03.24 By콩쥐 Views7026
    Read More
  7. 추억의 청계천 - 3

    Date2011.08.11 By최동수 Views7017
    Read More
  8. 시인 정호승

    Date2012.04.18 By Views7010
    Read More
  9. The last rose of summer

    Date2010.08.29 ByBACH2138 Views6951
    Read More
  10. 멕시칸 기타아그림

    Date2009.04.01 Bycho kuk kon Views6881
    Read More
  11. 쟝 앙트앙 바토(1684_1721)

    Date2009.03.28 Bycho kuk kon Views6876
    Read More
  12. 아일랜드 민요 -When Irish Eyes Are Smiling

    Date2011.01.16 By에스떼반 Views6832
    Read More
  13. pinglian

    Date2010.06.02 By이웃 Views6743
    Read More
  14. 토마스 무어의 시 -Believe Me, IF All Those Endearing Young Charms

    Date2011.01.10 By에스떼반 Views6741
    Read More
  15. 미로

    Date2010.05.28 By이웃 Views6737
    Read More
  16. 아일랜드민요-RED IS THE ROSE

    Date2011.04.07 By에스떼반 Views6706
    Read More
  17. 빗물 - 김중순 작사 작곡, 안형수 편곡

    Date2010.06.08 By고정석 Views6588
    Read More
  18. [re] pinglian

    Date2010.06.02 By이웃 Views6540
    Read More
  19. El Condor Pasa

    Date2010.08.30 By에스떼반 Views6513
    Read More
  20. 플라시도 도밍고(QUE TE QUIERO) "당신을 너무나 사랑해"

    Date2011.06.10 By에스떼반 Views6501
    Read More
  21. 어제 내린비 Cayendo Lluvia desde ayer

    Date2010.05.26 By Views6487
    Read More
  22. 진태권님께-우리의 노래를 기타아 연주와 노래로

    Date2010.04.08 By에스떼반 Views6484
    Read More
  23. 김 소월 - 사랑의 선물 (ESTEBAN JEON)

    Date2010.10.21 By에스떼반 Views6471
    Read More
  24. 이성복.........그날

    Date2012.04.14 By콩쥐 Views6406
    Read More
  25. 소월 헌정 8곡 이어듣기 / 진달래꽃,개여울, 못잊어,먼후일, (Dedicado a Kim, Soweol)

    Date2015.12.20 By마스티븐 Views6394
    Read More
  26. Frantz .Schubert - Wasserflut(홍수) / Tener Esteban(Masteven) Jeon

    Date2016.09.18 By마스티븐 Views6333
    Read More
  27. 추억의 청계천 - 1

    Date2011.08.11 By최동수 Views6268
    Read More
  28. 영감의샘물 로르카(García Lorca)

    Date2011.04.29 By조국건 Views6248
    Read More
  29. [re] 살곶이 다리

    Date2011.08.11 By금모래 Views6158
    Read More
  30. 타티아나의 시.

    Date2010.08.28 By콩쥐 Views6045
    Read More
  31. 추억의 청계천 - 2

    Date2011.08.11 By최동수 Views6008
    Read More
  32. 자작나무

    Date2010.06.12 By금모래 Views5988
    Read More
  33. 시인 기형도

    Date2012.04.11 By콩쥐 Views5955
    Read More
  34. 수선화에게

    Date2012.02.16 By금모래 Views5900
    Read More
  35. 슈만 - "시인의사랑".Robert.Schuman Dichterliebe N.1아름다운 5월에 N.2 나의 눈물에서 피는것

    Date2018.04.17 By마스티븐 Views5810
    Read More
  36. 토마스 무어-THE MEETING OF THE WATERS

    Date2011.06.20 By에스떼반 Views5808
    Read More
  37. 사금파리조약돌 - 금모래

    Date2011.07.24 By금모래 Views5799
    Read More
  38. OLNY OUR RIVERS RUN FREE(오직 우리의 강은 자유로이 흘러 가리라)

    Date2011.01.29 By에스떼반 Views5786
    Read More
  39. 선인장 - 금모래

    Date2011.07.24 By금모래 Views5762
    Read More
  40. 밤 외출 - 금모래

    Date2011.12.03 By금모래 Views5737
    Read More
  41. 목마(木馬)와 숙녀(淑女)

    Date2010.08.29 ByBACH2138 Views5736
    Read More
  42. She was beautiful (Cavatina) -에스떼반 노래

    Date2010.09.13 By에스떼반 Views5690
    Read More
  43. Viva mi patria Bolivia

    Date2010.10.16 By콩쥐 Views5679
    Read More
  44. 아도로 기타 코드진행

    Date2012.11.27 By에드립 Views5645
    Read More
  45. 음악스페인어

    Date2010.05.26 By Views5569
    Read More
  46. 스페인어 목욕

    Date2010.08.05 By이웃 Views5474
    Read More
  47. MY SINGING BIRD -IRISH FOLK SONG

    Date2011.02.07 By에스떼반 Views5456
    Read More
  48. 비밀의 방 - 금모래

    Date2011.07.24 By금모래 Views5364
    Read More
  49. 시인......신동엽

    Date2012.04.11 By콩쥐 Views5341
    Read More
  50. 음악

    Date2011.10.25 By무명 Views5329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Next ›
/ 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