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011.12.03 00:21

밤 외출 - 금모래

(*.137.225.210) 조회 수 5694 댓글 3
밤 외출

                          금모래


어머니 품 같은 포근한 어둠이 거리에 내리면
새색시 같은 단장을 하고 밤 외출을 서둔다.

오늘도 호프집에 불이 켜지고
면도 거품 같은 하루 일과를 털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
그들의 노곤한 발길 아래로
녹슨 양철조각 같은 플라타너스 잎들이 바람에 구르고
내일의 희망처럼 네온불빛이 스민다.

횡단보도 앞에 서있는 보행자와 운전자처럼  
서로 다른 신호등을 보고 있는 사람들
그렇게 낯선 거리에 서서 우리는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건너편에 서 있는 여자, 어디서 본 듯하다.
전화를 해볼까.
하지만 이제 내겐 보여줄 더 이상의 히든카드가 없다.
히든카드가 없는 사람은 패를 접어야 한다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이다.

어설픈 변명으로 전화를 끊고
나는 거리에 섰다.
새벽이 오기 전에 그곳에 닿아야 한다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평화가 있는 곳
더 이상의 변명도 더 이상의 염원도 없는 곳
그곳은 저쪽 불빛 앞에 있다.

“군밤이요, 군밤!”




Comment '3'
  • 2011.12.03 05:03 (*.172.98.167)
    요즘 시를 자주 읽으려 노력하는데,
    마침 시를 올려주셨네요..
    배경음악도 참 좋네요...
  • 금모래 2011.12.04 23:22 (*.137.225.210)
    배경음악을 듣다가 시상이 떠올라서 적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좀 수정을 해야 될 거 같아요

    이 배경 음악, 화음이 오묘한 데가 있는 거 같아요.
  • jons 2012.02.22 10:58 (*.8.140.54)

    멋진, 소위 이국적인 랴틴 정취에, 붕 뜨게 됩니다 ... 마냔 어덴가 걷고싶다 할가요, 한잔이 땡겨진다 할가, 야튼 .. 흠,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9 자작나무 14 file 금모래 2010.06.12 5947
118 별 헤는 밤-낭송 버전 둘 3 BACH2138 2010.07.13 5277
117 기적 - 김광균 file 금모래 2010.08.27 5135
116 타티아나의 시. 4 file 콩쥐 2010.08.28 6004
115 The last rose of summer 4 BACH2138 2010.08.29 6922
114 향수 BACH2138 2010.08.29 5247
113 목마(木馬)와 숙녀(淑女) BACH2138 2010.08.29 5715
112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 이니스프리 의 섬(ISLE OF INNISFREE) 9 esteban 2011.01.03 8485
111 토마스 무어의 시 -Believe Me, IF All Those Endearing Young Charms 2 에스떼반 2011.01.10 6703
110 아일랜드 민요 -When Irish Eyes Are Smiling 2 에스떼반 2011.01.16 6820
109 아일랜드 민요-The green Fields of France 2 에스떼반 2011.01.23 5166
108 OLNY OUR RIVERS RUN FREE(오직 우리의 강은 자유로이 흘러 가리라) 3 에스떼반 2011.01.29 5777
107 MY SINGING BIRD -IRISH FOLK SONG 에스떼반 2011.02.07 5444
106 아일랜드민요-THE COTTAGE BY THE LEE 에스떼반 2011.02.14 5256
105 Robert Burns 의 시- My Love is like A Red, Red Rose 에스떼반 2011.03.12 7560
104 멈포드 & 선스 file SPAGHETTI 2011.03.25 4727
103 아일랜드민요-RED IS THE ROSE 에스떼반 2011.04.07 6695
102 가곡 '선구자'-펌 3 최동수 2011.04.21 7194
101 영감의샘물 로르카(García Lorca) 2 file 조국건 2011.04.29 6233
100 아일랜드민요/Orla Fallon(셀틱우먼)노래-"Carrick Fergus" 1 file 에스떼반 2011.05.06 12865
99 아일랜드 민요-THE TOWN I LOVED SO WELL(내가 사랑한 고향) 2 에스떼반 2011.05.21 7058
98 토마스 무어-THE MEETING OF THE WATERS 1 에스떼반 2011.06.20 5796
97 사금파리조약돌 - 금모래 2 file 금모래 2011.07.24 5788
96 비밀의 방 - 금모래 file 금모래 2011.07.24 5344
95 선인장 - 금모래 3 file 금모래 2011.07.24 5741
94 추억의 청계천 - 1 4 file 최동수 2011.08.11 6228
93 [re] 살곶이 다리 file 금모래 2011.08.11 6145
92 추억의 청계천 - 2 1 최동수 2011.08.11 5987
91 추억의 청계천 - 3 2 최동수 2011.08.11 6990
90 음악 무명 2011.10.25 5310
» 밤 외출 - 금모래 3 금모래 2011.12.03 5694
88 수선화에게 2 file 금모래 2012.02.16 5886
87 시인......신동엽 file 콩쥐 2012.04.11 5334
86 시인 기형도 5 file 콩쥐 2012.04.11 5911
85 이성복.........그날 file 콩쥐 2012.04.14 6394
84 시인 정호승 3 file 2012.04.18 6975
83 노래하는 시인 유종화 - [세월이 가면], [바람 부는 날] 1 정천식 2012.12.10 8648
82 음악스페인어 5 2010.05.26 5551
81 진태권님께-우리의 노래를 기타아 연주와 노래로 2 에스떼반 2010.04.08 6451
80 어제 내린비 Cayendo Lluvia desde ayer 5 2010.05.26 6467
79 Adoro 15 file 금모래 2010.05.26 11282
78 사랑이야(송창식노래, 한성숙 작사 작곡)- 영어, 스페인어,핀랜드어가사 번역 23 file Esteban 2007.05.21 11058
77 Frantz Schubert 의 자장가- 스페인어, 영어 가사 3 에스떼반 2010.06.07 7424
76 가을 편지 - 김민기 작곡, 고은 시 4 file 고정석 2010.06.07 8452
75 슈베르트 자장가 - 노래 송창식 14 file 고정석 2010.06.03 8634
74 빗물 - 김중순 작사 작곡, 안형수 편곡 1 고정석 2010.06.08 6573
73 La Carta del Adios (눈물로 쓴 편지)-스페인어, 영어 가사, 11 file 에스떼반 2010.06.10 7611
72 FRIEND "ChinGu" 3 Esteban 2010.06.30 5104
71 Cuba 가수 Pablo Milanes의 노래 YOLANDA 7 에스떼반 2010.07.18 7462
70 Hasta Siempre Comandante(사령관이여 영원하라)- Nathalie Cardone 6 file 에스떼반 2010.07.30 7420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Next ›
/ 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