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병훈 화백 갤러리 산책

by 최동수 posted Aug 1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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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인사동의 gallery IS 에서 열렸던 기타리스트 허병훈님의 작품전 이모저모입니다.
게시판에 그림을 올리는 작업이 힘겨워서 몇 점을 제외시켰사오니 양해바랍니다.


허화백의 술회



음파 :
모든 존재들은 파동성을 갖는다. 예술가들은 절치부심 순수한 파동을 찾는다.
삼라만상 일체만물이 파동 속에 나와서 파동 속으로 사라진다.



기도1 :
위에 있는 신상 머리에는 숫자 ‘123456’이 쓰여 있고, 아래 있는 상에는
‘ㄱㄴㄷㄹㅁㅂ’이 쓰여 있다.
한 여인이 아무 의미도 영험도 없는 신상 앞에 앉아 정성어린 합장 기도를 한다.
자태는 자못 엄숙해 보이는데 어리석은 믿음, 잘못된 신성이다.



기도2 :
여인은 치마가 벗겨지는 것도 모른 체 기도한다. 신상이 비대해서일까?
입술 위에 있는 사마귀 때문일까?
어쩐지 신상이 음흉스러워 보인다. 잘못된 믿음을 표현해봤다.



만남1 :
좋은 만남일수록 서로 내두르는 손발이 적어진다.
더욱이 사랑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두 손이면 충분하다. 다툼이 없기 때문이다.



블랙홀 :
작은 먼지 하나가 광대무변한 어둠 속 우주에서 빛나고 있다.
무수한 별들도 작은 먼지 알갱이들이 모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별들을 삼키는 거대한 블랙홀인들 작은 흑암에서 비롯되지 않았으리.
먼 훗날 이 작은 것들이 몸을 불려 빛나는 별이 될 즈음 우리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있을까?



삼신 :
이 그림은 조선시대 천연두신인 호귀아씨 그림에서 차용했다.
옛날 전통사회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괴질인 전염병을 옮겨주는 역신이다.
역신이 들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 온 마을이 폐허가 되다시피 한다.
의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이라 별 대책이 없다. 마을 입구에 역신을 쫓는다는
벽사장승을 세우고 문간에 금줄을 치는 등의 주술적 행위가 고작이다.
이 그림에서 슬두는 20세기 들어 천연두가 퇴치됨에 따라 곰보여신들을
하늘에 올려 사바세계를 지켜주는 착한 허공신이 되게 하였다.
그래서 각자 머리위에 꽃으로 된 큼지막한 화광을 하나씩 그려줬다.



북치는 여인 :
치마를 종 모양으로 그리고, 북 위의 배 부분은 컵으로 그렸다.
북소리가 지상에 굽이굽이 울리고, 컵에 담긴 북소리는 달과 태양과 푸른
하늘이 되었다.
밤낮 없이 우주 가득 울리고 있는 우리 마음의 소리를 표현해 보았다.



허수아비 :
속이 빈 허수아비.
몸은 지상에 묶였어도 영혼은 하늘을 난다. 밤마다 빛나는 별이된다.



소식1 :
남자 같기도 하고 여자 같기도 한 사람이 눈 아래 북두칠성을 두고
장천의 빛나는 별 하나를 가리키고 있다.
뭔가 한 소식을 했다는 모습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헛것을 본 것은 아닐까.
워낙에 도사연 하는 뚱딴지같은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라...



신혼부부1 :
말도 새도 엉거주춤 이다. 서로 놀란 듯 눈울 흘기면서 기웃거린다.
처음 만남은 대개 이렇다. 공생공영을 하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귀향 :
사람들이 어딘가로 가고 있다.
안경 쓰고 화장하고 파마머리를 한 한 여인이 군상과 반대편에 앉아있다.
작은 숲이 보인다. 사라진 고향. 지금 우리들은 어디를 향해 가는가.
몸이 뒤틀려 어디고 갈 수가 없다.



귀천3 :
잠시 지상에 깃털처럼 내려와 앉았다 가는 우리.
긴 날숨을 돌려주는 날이 오면 다시 하는로 간다.
파란색이 된다. 모든 영혼의 고향은 하늘이니까.


놀람 :
어느 날 갑자기 달과 별들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지구적 재앙에 대한 이야기들이 끊이질 않는다.
이대로 가면 미래 어느 세대는 달과 별이 무언지도 모르는 변환된 세계에
사는 날이 오지는 않을지....
아직 우리는 여름밤이면 교외에 나가 휘황찬란한 별빛들을 보며 현존에 감탄한다.
놀란다.



제의祭儀 3 :
고대 제의에나 나옴직한 조형물이 세워져있다.
기계화 된 인간이 거대하게 세워진 조형물 위에 위태롭게 서있다.
오래된 장승 하나가 깊은 정적 속에 서있다..
피안의 세계와 현대 도시가 함께 있다.
현재와 과거가 상존한다,



탄생 :
생명은 사랑을 통해서 나온다.
아무리 어둡고 외로운 공간에서도 사랑이 있으면 생명이 탄생된다.
우주는 생명이 있어야 완성된다.



연주 :
연주는 온몸으로 한다.
온몸이 악기가 될 때 깊은 연주가 이루어진다.
완전한 연주는 연주자도 악기도 사라지고 노래만 있다.
모든 넋이 소리를 타고 하늘에 오르기 때문이다.
연주가 끝나면 넋을 찾는다.
감사하는 마음에 서로를 향한 박수가 터진다.
가끔씩 연주를 듣다가 기절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넋이 너무 높이 올라
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리면 그런 일이 발생한다.
온몸으로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다.




* 수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0-08-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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