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6펜스.

by 오랫만에지나가는넘 posted Jun 0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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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얘기다.
졸업한 클기 동아리 회원들이 오랫만에 모여서 오붓한 술자리를 만들고 있었다.
대화의 주 내용은 이랬다.
취업,승진,연봉,융자,부부관계(--.--);;....
그러다가 잠시 침묵을 틈타 내가 얘기했다.
"요즘 아무리 연습해도 트레몰로가 잘 안된다..."
순간...


썰~~렁~~~


썰렁함과 민망함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 쪽팔림을 유발하는 그 순간 한 후배넘이 확인 사살의 멘트를 날렸다.

"아직도 기타치는 사람이 있단 말야?"

이런 씨바스러운 일이 또 어디있단 말인가...
초등학교 동창회도 아니고, 바로 기타 동아리  출신들이 모여 기타를 한낱 지나간 추억거리로 치부해 버릴 때의 당혹감이란.
글타.
생존 앞에 그깟 트레몰로가 뭐 대수이겠는가.
언제 감성이 생존을 압도한 적이 있기라도 했나.
음악이 생의 전부는 아니잖어...


<달과 6펜스

작가 : 서머셋 모옴

줄거리

찰즈 스트릭랜드는 영국 사람이다. 이 작품의 화자가 스트릭랜드의 아내와 구면이었던 관계로, 갑자기 가출한 스트릭랜드를 영국에 데려오기 위해 파리로 출발하는 데서 시작된다. 파리에 가서 스트릭랜드를 찾아 내어 가출 이유를 물어본 화자는 대답을 듣고 놀란다.

스트릭랜드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17년 동안이나 함께 살아오던 아내와 두 아이까지 버리고 가출했다는 것이었다. 화자의 생각으로 스트릭랜드는 이미 청춘을 상실한 인간이며, 사회적으로도 어엿한 지위와 아내, 그리고 두 자녀까지 둔 주식회사의 사무원이었다.

화자는 스트릭랜드를 데려오는 일에 성공하지 못하고 런던으로 돌아왔다. 5년의 세월이 흐른 뒤였다. 화자는 파리에서 스트릭랜드의 친지요 네덜란드 사람인 화가 다크 스토루브라는 인물을 방문하게 되었다. 스노루브가 스트릭랜드와 절친한 사이에서 화자는 스트릭랜드와도 옛 정을 돈독하게 할 수 있었다.

그의 천재성을 일찌감치 인정한 스토루브였으나, 그 자신은 바보라고 해야할 정도의 호인이었다. 그는 스트릭랜드에게 극진히 친절하였다.

아내 브랑슈가 극력 반대하는 데도 열병으로 괴로워하는 이 벗을 자기 집에 데려다가 간호해 주었다.

결국 스트릭랜드는 브랑슈에게 정열을 느끼고 브랑슈에게 강제로 추행을 하고 말았다. 브랑슈는 마침내 스트릭랜드의 이기주의와 비정함을 슬퍼하여 음독 자살을 하고 말았다. 스토루브는 아내의 죽음에 절망하여 고향 네덜란드로 돌아가 버렸다.

그 뒤 스트릭랜드는 마치 자기 영혼의 고향을 발견한 자처럼 남태평양의 타히티 섬으로 갔다. 그 남양 세계에 동화하여 원주민의 여자 아타를 아내로 맞아 예술에 몰두하였다. 그는 벽화를 남기고 마지막에는 나병에 걸려 죽었다...>

    -- 다움에서 퍼옴...


프랑스의 유명한 화가, 폴 고갱을 모델로 하여 쓴 당 소설을 첨으로 읽었을 당시의 내 솔직한 심정은 이랬더랬다.
'아니 뭐, 이렇게 씨바스러운 넘이 다 있어...'

스트릭랜드라는 이름 다섯자는 그 이후, 무책임, 배신,비인간성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그런데 후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렇게 쓰아가지 없는 인간을 쥔공으로 내세운 작품이 어디 이것 뿐이었덩가.
<폭풍의 언덕>의 히이드클리프는 다소 동정의 여지는 있긴 하지만 복수에 미친넘에 불과하였고
<적과 흑>의 줄리앙소렐 역시 출세에 미친 속물 덩어리로 보이기는 마찬가지었다.
<이방인>의 뫼르소 역시 도덕심이 결여된 '부조리한 인간' 의 전형아니덩가...아님 말구...
그리고 영화 쪽으로 가면 이런 나쁜 주인공들은 비일비재하다.
<서부 악인전>도 그랬고 <트루로맨스>와<베리 배드 씽>의 크리스챤 슬레이터도 씨바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왜 유별나게 스트릭랜드 이 넘만이 진정한 악당이라고 느껴졌덩가.
글타...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진선미 삼위일체설>에 세뇌되어 있었던 거다.
간단하게 얘기해서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선한것과 궁극적으로 맞닿아 있다는
썰인데, 이게 사실 그다지 틀린 말은 겠지만 글타고 온전히 맞다고 빡빡 우길 것도 못된다.
뭐, 어쨌거나....
어쨌든 당시의 나는 <예술인=선한인간>이라는 단순한 생각에 젖어 있었으므로 스트릭랜드 같은 비도덕적인 예술인은 크나큰 배신이었던 거다....

그렇다고 예술가 상을 <바른생활맨>으로 고정시켜 생각한 것도 아니었다.
가장 아티스틱한 예술가 상은 대개 어떠했나.
1. 대개 술에 쩔어 있다.
2. 담배에도 찌들어 있따.
3. 장발이다.
4. 말이 없다(과묵하다).
5. 의상이나 외모에는 별 신경 안쓴다.
6. 여자에게 대체로 차갑다.
7. 대체로 어둡다(세상에 불만이 많다).
8. 대체로 먼곳을 응시하는 버릇이 있다.
9. 성깔이 좀 더럽다.
10.꼭 질병에 걸려있다.
11.암울한 과거를 지니고 산다.
12.가끔 얼라 같이 군다.
13.몸매가 날씬하다....
14.밥은 먹는둥 마는 둥...

이렇게 주절 주절 얘기하기는 했다만, 사실 이 모든 것을 멋지게 섭렵한 표본적인 예술가상이 있었으니...
글타.
바로 만화가인 김혜린의 오래전 작품인 <겨울새 깃털하나>의 쥔공 <서지한>이다.....

어쨌거나...
예술가상은 적어도 내겐, 바른 생활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다고 악하지만은 않은, 그런 타입의 인물이었던 거다. 이를테면 앙드레 지드나 오스카 와일드나
짐 모리슨이나 랭보나 프레디 머큐리 같은 이들 말이다...
이들에겐 쾌락이나 관능같은 단어가 어울리기는 하지만 惡이나 罪같은 단어하고는 좀 거리가 있어 보였던 거다.
뭐, 가끔 사드백작같은 초절 뵨태도 있긴 했지만..

그런데 이 스트릭랜드는 죄를 넘어선 어떤 비인간적 내음마저 풍기는게 아닌가. 이런 더러븐 넘이 예술을 하면 필경 더러븐 예술 밖에 더 나오겠는가...하는게 고딩 시절의 내 정신 수준이었다.

사실 서머셑 모옴이 무엇을 전하고 싶어서 그렇게 스트릭랜드를 그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예술은 도덕을 초월한다는, 이제는 흔해빠진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겠고...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마 일반인으로서의 삶과 예술가로서의 삶의
극단적 대비를 표현하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어떤 문학 평론서에서 본 얘기로는, 제목에서 말하는 <달과 6펜스>라는 상징은 다름아닌 예술가로서의 삶과 일반인으로서의 삶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쉽게 풀어 썰하자면 뭐, 대충 이런 얘기는 아니었나 싶다...일반인들은 6펜스가 의미하듯 돈, 그러니까 물질적 소유에, 풍요로우나 속된 삶에 얽매여 있고 예술가는 <달>이 의미하듯 홀로 높고 빛이 나기는 하나, 차갑고 적막한 고독속에 감금되는 숙명에 놓여 있는 삶이라고.

어떤 생이 더 바람직하고 훌륭한가에 대한 답은 작가에겐 별반 의미가 없어 보인다...

고로, 예술을 위해 처 자식을 버리고 은인에게 배신 때리고 하는 쥔공에 대한 도덕적 관점의 질타도 다 부질없다. 이 작품에서 도덕적 가치 판단을 하려는건 다음과 같은, 실제로 있었던 어느 퀴즈쇼와 비슷하다...

사회자) 남편이 있는 여자가 다른 남자랑 운우의 정을 맺는 것을 뭐라 할까요?
답변) ...나쁜 뇬이제.....(--.--);;

긑타. 작가는 아마도 도덕적 가치 판단은 옆으로 밀어낸 채, 일상과 예술이라는 두개의 모순대립적인 세계를 그저 드러내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아마도 이런 얘길 하고 싶었을게다.
"...일상과 예술의 조화는 아마도 소금물과 미꾸라지처럼 어울리기 힘들거다..."
고로 달보고 살덩가 6펜스나 만지작 거리고 살덩가.. 양자 택일하덩가 말덩가.....
뭐, 이런 썰은 아니었을까.



예술과 일상사이의 갈등은 토마스만의 <토니오 크뢰거>라는 소설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놀랍게 움직이는 우울한 힘이 자신의 내부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자기가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자기와는 달리 마치 쾌적한 별천지에 있는 것처럼 동떨어져 이러한 내적 힘을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실로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숭고하게 여겨지는 힘, 그것에 봉사하는 것이 자기의 천직이라고 느낀 힘, 그에게 고귀함과 영예를 약속한 힘, 즉 무의식적이며 말 없는 인생위에 미소지으며 군림하는 정신과 언어의 힘에 송두리째 몸을 바쳤다. 그는 젊은 정열을 그 힘에 바쳤고, 그 힘 역시 줄 수 있는 것을 주어 그에게 보답했으나, 또한 그 대가로서 빼앗아 갈 수 있는 것을 그로부터 가차 없이 빼앗아가 버렸다...>

<그는 생활을 아는 사람은 창작을 하지 못하며,창작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생활이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인배들을 전적으로 멸시했다...>

<우리 예술가들이 누구보다도 더 철저하게 경멸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바로 삶을 영위하면서도 동시에 기회만 주어지면 언젠가는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 딜레땅뜨입니다...삶을 대가로 희생하지 않은 채 예술이라는 월계수에서 잎사귀 하나를, 단 하나의 잎사귀라도 딸 수 있다고 생각하던 것은 잘못이지요.그럴 수는 업습니다...>

<...아시는바와 같이, 저의 부친은 북방인의 기질을 갖고 계셨습니다.생각이 깊고, 철저하고,청교도적으로 정확했으며, 좀 우울한 편이었죠. 그런데 모친은 분명하지 않은 외국 혈통이 섞여서 아름답고 관능적이며 순진하고,멋대로였으며,부주의하면서도 정열적이었고,충동에 따라 분방하게 사는 삶이었습니다. 이러한 부모의 혼합인 저는 의심할 여지 없이 예사롭지 읺은 가능성이자 또 그만한 위험이기도 합니다. 이 혼합에서 생겨 나온 사람이 예술에 길을 잘 못 든 바로 이 세속인('길을 잘못 든 俗人'이라는 의미)인 것입니다. 안락했던 소년 시절에 대한 향수에 젖은 보헤미안, 거짓된 양심을 갖고 있는 예술가 입니다. 저는 시민적인 양심 때문에 예술성, 비상함, 그리고 천재성에서 무언가 심각하게 애매하고,불명예스럽고,의심스러운 것을 발견합니다. 또 그 양심 때문에 단순하고 소박한 사람, 편안할 정도로 정상적인 사람, 평범하고 점잖은 사람에 대한 맹목적인 애정으로 저의 마음은 가득 차 있습니다...>

<저는 두개의 세계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 어느 쪽에서도 편안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살기가 좀 힘듭니다. 당신들 예술가는 저를 세속인이라고 부르고 또 세속인은 세속인대로 저를 체포하려고 합니다. 그중에 어느 쪽이 더 마음 상하게 하는지 저도 잘 모릅니다. 세속인들은 우매합니다. 그러나 제가 냉담하고  동경심이 없다고 말하는 당신 같은 미의 숭배자들은, 예술가의 기질 가운데에는 너무 뿌리 깊고 애당초부터 운명적으로 시작되어, 평범한 것의 즐거움에 대한 동경보다 더 달콤하고  더 알만한 가치있는 동경은 없다고 생각할 정도의 예술가 기질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작품에 대한 문열이 옵빠의 해설도 짱 멋쥐다...

<세계와 인생에 대한 애착 땜시 결코 예술 지상주의에 이를 수 없는, 그러나 예술 지향적으로 태어난 영혼, 이 영혼이 이르는 길은 어디인가...>

ART와 일상의 양다리 걸치기는 얼마나 힘든 것이랴.

물론 당 작품들이 일관되게 얘기하는 범속한 삶과 예술틱한 삶의 모순대립적 시각이 요즘 시대에는 좀 구려보이기도 한다. 요즘처럼 예술가들이 삶의 혜택을 누리는 것도 예전 시대에는 보기 힘든 현상이 아니덩가.

그러나 그것도 잘 나가는 아티스트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일는지도 모르겠다.
대개는 생활과 창조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죽을 끊이거나 밥을 하거나, 아니면 죽도 밥도 안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세계와 인생에 대한 애착 땜시 결코 예술 지상주의에 이를 수 없는, 그러나 예술 지향적으로 태어난 영혼, 이 영혼이 이르는 길은 어디인가...>

이런 영혼들이 이르는 길은 어디인가...나도 잘 모르겠다. 스트릭랜드처럼 무언가 대오 각성이 있어, 가정을 내 던지고 한 우물을 파는 것이 용기라고 칭송하는 이들이 있다면 반대의 시각도 있을 수 있다..

<...결국 우리에게 남은 문제는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이다. 눈에 보이는 출세마다 더 위에 자리한 인간 본성의 깊은 곳에 놓여 있는 올바른 출구를 찿지 못하면 누구라도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없다. '개인적 경험'정도로 나타나는 하나의 이상으로서 나타나는 독신주의에는 개인주의적 성향과 어리석은 主知주의적 성향이 짙다.스스로 쓸데없는 주지주의자가 되려는 독신주의 여성들은 세속적 출세와 업적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아닐까? 가정을 떠나서만 행복할 수 있고, 지적,예술적이고 직업적인 기쁨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내 생각은 반대다. 가정 생활에 만족하지 않고, 경력이나 업적 등에 집착,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갖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의 그 우스운 개인주의적 모습은 어리석어 보이기 까지 한다....정치적,문학적,예술적 업적을 이룩한 사람들에게는 빛바랜 지적인 자기만족에 그치고 말지만, 자식이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는 아버지의 기쁨에는 이루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진실이 담겨있다. 훌륭한 예술가.소설가 중에서 늙어서까지 자신의 업적에 만족해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게다가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업적을 늙어 위안이 되는 정도나,그저 생활 방편이겠지 하고 치부해 버리기까지 한다....
...중략...여기서 내가 말하려고 하는 점이 평범한 남녀의 이상에 대해서라는 사실을 이해했으면 한다. 세상에는 특출한 능력을 가진 여자도 있다. 이런 사람들의 창조능력은 인류의 참된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그러나 평범한 여자들에게 결혼이란 가장 이상적인 직업이며 여자가 아이를 낳고 집안일을 하기를 남자가 원한다면, 동시에 이와 마찬가지로 남자 역시 예술이니, 철학이니 따위는 생각하지 말고 어떤 일이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해서 가족의 밥을 벌어와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위의 썰은 임어당이 <생활의 발견>에서 얘기한 거다(보기에 따라서는 가부장적 구시대 견해라는 거부감이 들지도 모르나, 사실 이 책 만한 명저도 보기 드물다). 뭐, 가정에서의 여성의 지위를 강조한 글이지만 결국 가정이라는 보편적 생활이 지식이나 예술의 즐거움을 앞선다...는 내용에 다름아니다.

한편의 시 보다 잘 구워진 돼지고기가 더 좋고, 또 그것을 위해서라면 능히 철학 따위도 포기할 수 있다는 임어당의 말이, 거부감 보다는 친근감이 든다면 그건 내가 배고픈 소크라테스 보다 배부른 돼지를 선호해서 그런 것인가...





누군가 학문과 생활 사이에서의 고뇌에 관해 글 올린 것을 보니 갑자기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 오랫만에 글올린당...
언제나 그렇듯이 답도 없는 공허한 낙서다...
가정의 빵을 벌기위해, 비예술적인 일상을 맞이할 준비를 하기위해 이만 잠이나 잘란다...



































  
* 수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0-05-2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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