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타를 치면서 두사람의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by 명노창 posted Jun 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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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기타를 치면서 짧았던 8년이라는 세월동안
두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한 여자는 나의 카바티나를 무척이나 사랑했고
한 여자는 나의 알함브라궁전의 추억을 무척이나 사랑했습니다.
한 여자는 월미도 바닷가에서 카바티나를 듣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했고,한여자는 한적한 공원 놀이터에서 그러했습니다.

나의 카바티나를 사랑했던 여자는 나의 기타음악보다
더 사랑하는 다른 남자에게 찾아가 두아이의 엄마가 되어있고
나의 알함브라를 사랑했던 여자는 이제 가을에 나의 기타음악보다
자기를 더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다른 남자와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다른 사람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 한밤에 지나간 사랑에 슬퍼하는 챙피한 청승보다
내가 지난 두 여자의 환상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언제나 내 곁에선 듣고 싶지 않아도 들어야 하는 두곡의 기타곡때문이죠.

무라지 카오리의 연주를 들으면서 가련히 떠오르는 그아이와
페페 할아버지의 연주를 들으면서 어쩔 수 없이 떨올려야 하는
지난 사랑이 날 슬프게 합니다.

이제 잊어야 한다고 마음먹으면서 내가 기타를 친다는
이유가 날 지난 추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는군요...

이제는 다른남자의 여자가 되어버린 두사람.
그러나 나의 기타음악을 들으면 해맑게 웃던 그녀들의 웃음은
그 남자들도 영원히 나에게서 뺏어가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는 잊어야 한다고 굳게 마음먹고
이 한새벽에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사랑이 내 생명의 모든것인양 여겨왔던 내 젊음의 한 뒤안길에서
다시 또 한 사랑을 찾아 해메기 위해 난 이새벽에
또 다른 곡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다른 사람들의 여자가 되어 있는
그사람들과 마주하게 되면 다른 곡을 연주할 것입니다.

"난 그대들을 위해 오늘도 6현의 보석상자 튕긴다고...."


인천의 청승꾼 명노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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