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43.135.89) 조회 수 4620 댓글 0
곡  명 : 타란토(Taranto)
노  래 : 엘 초코라테(El Chocolate, 칸타오르)
녹  음 : Docora HM 83(CD)

* 칸타오르 : 플라멩코 음악에서 남자 가수를 '칸타오르', 여자 가수를 '칸타오라'라고 한다.

  플라멩코라고 하면 흔히 격렬한 리듬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단순한 접근으로는 플라멩코의 진한 맛을 느끼기 어렵다. 쵸코라테의 음악에는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은 건강함이 살아있다. 그의 음악은 극도로 분화된 현대사회에서 물에 뜬 기름처럼 전통과 유리된 음악이 아니라 전통에 굳건히 뿌리를 두면서 생활의 애환이 그대로 묻어나는 그런 음악이다. 플라멩코의 노래는 벨칸토와 같은 미끈한 발성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창을 연상케하는 생목소리를 쓴다. 탁배기 한 잔 걸치고 걸쭉하게 불러 제끼는 우리의 육자배기나 판소리같은 맛이 느껴진다.

  엘 쵸코라테의 뱃속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구성진 목소리를 듣는 순간 "엇! 대물이구나!"하는 느낌이 바로 전해진다. 두 번째 트랙인 '타란토(Taranto : '미친 사람 같은'이란 뜻을 가진 플라멩꼬 음악의 한 양식)'를 들어 보면 광산 노동자가 광산 입구에서 노동이 힘들다는 것과 사랑도 힘들다고 넋두리를 늘어놓고 있다. 돈을 못벌어다 준다고 자기를 버리고 도망가버린 아내에 대한 원망과 힘든 노동에도 불구하고 먹고살기 힘든 현실에 대해 주절주절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본문 중에서 인용)

+++++++++++++++++++++++++++++++++++++++++++++++++++++++++++++++++++++++++++++++++++++++++++++++++++++++++++++++++++++++++++++

  스페인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작열하는 태양과 투우 그리고 집시들의 정열적인 플라멩코 춤과 음악일 것이다. 스페인은 우리나라보다 남쪽에 위치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기실 우리나라보다 약간 높은 위도상에 위치해 있다. 그럼에도 스페인이 남국(南國)의 느낌이 강한 것은 지중해와 멕시코 만류에 의한 온화한 기후 탓도 있지만 플라멩코 음악이 갖는 뜨거운 온도감 때문일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가면 푸에르타 델 솔(Puerta del Sol:태양의 문) 광장이 있는데 서울의 광화문 정도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 광장을 중심으로 번화가인 그란 비아(Gran Via:대로)가 동서로 달리고 있다. 이곳은 스페인 여행의 시발점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 문을 통과해서 태양의 나라 스페인으로 들어간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제 태양의 문을 열고 카르멘과 동 키호테의 나라, 작열하는 태양과 투우의 나라, 집시들의 정열적인 플라멩꼬 춤과 음악이 있는 스페인으로 들어 가보자.

  스페인은 수많은 사람들이 동경해온 나라이다. 강렬한 민속적 색채로 수놓인 스페인 음악은 이국 정서를 추구했던 낭만주의 작곡가들에게 풍부한 음악적 소재를 제공해 주었다. 비제의 <카르멘>,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라벨과 샤브리에의 <스페인 광시곡>,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스페인 기상곡>... 외국 작곡가에 의한 이같은 작품들은 이국 정서에 의한 것으로 사실 실제의 스페인 음악과는 많은 거리가 있다. 스페인의 리듬과 선율을 빌려와서 작곡을 했다고 해서 스페인적인 음악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 작품들은 스페인 음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데 일조를 했다.

  사실 플라멩코 음악은 스페인에서 옛부터 전해져 온 음악이 아니라 외래의 유랑민족인 집시들에 의해 주도된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음악이다. 스페인은 다양한 문화적 전통을 지닌 나라이며 음악에 있어서도 지역별로 다양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데 플라멩코는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 지방에 국한된 음악이다. 지금까지 갖고 있던 선입관을 떨쳐버리고 플라멩코 음악의 깊숙한 세계로 들어 가보자. 다음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풍경에 대한 스케치이다.

<한낮의 풍경>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한 마을. 온 마을이 시에스타(Siesta:낮잠)에 빠져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한낮, 내려 쬐는 강렬한 햇빛이 적막을 더해준다. 이 지방 특유의 하얀 회칠을 한 붉은 기와집 앞에서 상중인지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새까만 옷차림을 한 노파가 지팡이를 짚고 의자에 앉아있다. 그의 게슴츠레한 시선은 멍하니 하얀 담벼락을 향하고 있다. 적막, 태양, 흰색, 검정색 그리고 노파. 이미지가 강렬하다.

<한밤의 풍경>

  자정을 훌쩍 넘긴 한밤의 타블라오(Tablao:카페)의 홀 안은 담배연기로 자욱하고 저마다 헤레스(Jerez)산 세리(Sherry)주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한 집시 여인이 무대에 오르자 홀 안은 쥐죽은듯이 조용해진다. 여인이 우리의 창을 연상케 하는 쉰 목소리로 절규에 가까운 칸테 혼도(Cante Jondo)를 부르자 청중들은 숨도 크게 못쉬고 마음을 졸인다. 기타의 반주에 맞추어 격렬한 박자로 발을 구르며 플라멩코를 추는 여인. 그러나 그 격렬함 속에 스쳐 지나가는 여인의 눈빛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격정을 이기지 못해 파르르 떨리는 여인의 손가락. 고뇌와 한 그리고 땀이 범벅이 된 일그러진 양미간... 갑자기 기타반주와 춤이 멎자 청중들은 "올레(Ole:아랍어의 알라에서 유래된 잘한다는 칭찬의 말)"를 연발하며 열광한다.

<투우장의 풍경>

  오후 5시. 그라나다의 투우장. 관중들이 지르는 소리에 흥분한 소가 입가에 침을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소의 등에는 여러 개의 창이 꽂혀 검붉은 피가 흐르고 있다. 최고의 마타도르(Matador:투우사) 메히아스(Mejias)도 땀과 피로 범벅이 된 상처투성이의 육신을 두 다리로 간신히 버티고 서있다. 죽음보다 견디기 어려운 졸음은 그를 혼돈스럽게 한다. 눈을 부릅뜨고 소의 눈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붉은 물레타(Muleta)를 흔들어 소를 부른다. 모래땅을 헤치고 돌진하는 소. 죽음의 뿔이 다가오면 메히아스는 더욱 더 소의 뿔에 접근한다. 관중들의 손엔 땀이 흐르고 적막이 흐른다. '진실의 순간!', 시간이 정지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메히아스의 물레타가 허공으로 솟아오르더니 모래땅으로 떨어진다.

* 안달루시아 지방의 풍경에 대한 스케치는 스페인의 민족시인자 극자가이며 아마추어 음악가이기도 한 로르까의 시집, 희곡, 평론을 읽고 재구성한 것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14 트레몰로에 대한 변증법적이 고찰........지얼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8 2002.04.16 5876
1313 트레몰로에 대한 변증법적(?)인 고찰..........(지얼님글 퍼온글) 3 2003.11.09 6069
1312 트레몰로에 관하여 18 트레몰로미친 삐꾸 2003.11.04 5847
1311 트레몰로는 타레가의 발명품? 서정실 2001.03.31 4703
1310 트레몰로~ 5 j.w 2003.11.10 5797
1309 트레몰로. 2 2003.06.23 4714
1308 트레몰로 주법의 처리 7 gmland 2003.11.05 6655
1307 투우장에 울려퍼지는 정열적이고도 우아한 음악(3) 3 정천식 2004.02.07 7182
1306 투우장에 울려퍼지는 정열적이고도 우아한 음악(2) 1 정천식 2004.02.07 6319
1305 투우장에 울려퍼지는 정열적이고도 우아한 음악(1) 3 정천식 2004.02.07 6829
1304 통일성의 미학 - 모차르트 KV 421을 중심으로 6 1000식 2005.03.07 6586
1303 토루 다케미츠 ...잊지말자. 2000.10.24 4062
1302 토론실에 있는, 저작권에 대한 글들에 관하여 10 gmland 2003.06.14 5145
1301 텔레만의 소나타G장조를 들어볼수 없을까요..부탁드립니다. 이크 2001.01.18 4025
1300 테크닉과 음악성에 대한 이런 생각도 있습니다.. 15 seneka 2004.02.05 5482
1299 테오르보... 3 이브남 2007.02.09 12500
1298 탱고이야기(4)-탱고의 역사2 file 변소반장 2001.02.23 5388
1297 탱고이야기(2)-카를로스 가르델 file 변소반장 2001.02.12 5867
1296 탱고와 아르헨티나 민속문화 5 file 정천식 2004.04.17 8583
1295 탱고 이야기(3)-탱고의 역사1 변소반장 2001.02.19 6630
1294 탱고 이야기(1) file 변소반장 2001.02.10 5996
1293 타레가의 "무어인의 춤" 3 정천식 2004.03.10 7199
1292 타레가 작품목록 1 뮤즈 2008.10.22 15469
1291 타레가 신원조사서 11 file 조국건 2006.10.12 12885
1290 키프니스의 매력적인 노래(2) 정천식 2003.12.23 6019
1289 키프니스의 매력적인 노래 정천식 2003.12.23 8517
1288 클렌쟝 작품 번호별 리스트 6 희주 2006.07.12 11250
1287 클래식음악과 실용음악의 연관성 2 susujun 2013.06.21 16409
1286 클래식기타주자가 가야할길.. 333 생각 2011.02.14 45040
1285 클래식기타의 위상에 대해 89 모카 2005.05.22 13557
1284 클래식기타는 왜 일렉만 못할까?(퍼온글) 7 2002.01.23 7911
1283 클래식기타곡을 어디서 받아염?? 1 박이랑 2005.03.09 6236
1282 클래식기타 연주를 들으면서 ... 2 기타1반 2005.06.19 6446
1281 클래식과 대중음악 2 지식 2015.03.02 15850
1280 클래식 음악과 대중음악 128 의문 2011.01.31 26832
1279 클래식 음악 첫걸음하기 ^-^ 1 괭퇘 2005.06.08 6773
1278 클래식 기타의 10가지 특이한 연주법. 12 민형 2005.05.05 8982
1277 클래식 기타의 10가지 특이한 연주법. 10 민형 2005.05.05 6736
1276 클래식 기타의 "꽃" 트레몰로... 11 2003.11.05 10132
1275 클래식 기타를 배우면 핑거스타일 곡들을 쉽게 할 수 있나요? 2 산뽀 2016.03.02 13390
1274 클래식 기타곡중에 이런 곡 없나요?? 3 경박한놈 2008.12.15 15409
1273 클래식 기타곡좀 추천해주세요... 5 kalsenian 2004.05.05 4921
1272 클라비코드 10 이브남 2006.11.24 11481
1271 크흐흑...[-ㅜ ];; 깔레바로의 "Confesion"을 듣고난 소감입니다~~!! 정슬기 2000.12.25 4055
1270 크리스마스라고 나만 한가하군요. 수님 2000.12.24 3902
1269 쿠프랑의 "Les Barricades Mysterieuses"(신비한 장벽)의 의미... 2 행인2 2015.05.11 8359
1268 쿠쿠....감사. 2000.07.27 4731
1267 콩쿨에 도전하시려는분만 보셔요... 22 2001.08.31 5104
1266 콩나물 이야기 illiana 2001.01.22 4059
1265 코드... 2 얼떨결에지나가는넘 2003.06.10 5186
1264 케키가 가장 졸껄여... ^^ 6 신동훈 2001.11.23 4712
1263 컴퓨터스피커 음악감상하는데 어떤거라도 상관없나요? 2001.01.19 3980
1262 컴퓨터를 통해 녹음하는 방법. 사운드스미스 2001.02.01 5079
1261 커트코베인과 클래식기타 10 한민이 2004.03.09 5667
1260 캬!!!!!! 죽이는 Bylsma의 Cello Suites illiana 2000.09.17 4590
1259 칼카시 토론을 하면서....... 14 gmland 2003.06.18 4727
1258 카운터테너... 남자의 여리고 아름다운 목소리... 4 file 이브남 2004.10.30 6403
1257 카운터 테너와 카스트라토 그리고 소프라니스트(수정) 2 정천식 2004.01.04 11167
1256 카오리 무라지 dvd 코스타리카 감상 file 로직밤 2009.03.22 18275
1255 카바티나 7 orpheous 2002.05.02 4504
1254 카를로 마키오네 연주회 후기 18 file 해피보이 2005.11.15 7697
1253 카를로 도메니코니 한국 투어 연주 서울 공연 후기 - 2004년 11월 24일 금호 리사이틀홀 1 으니 2004.11.26 5319
1252 카르카시교본비판에 관하여3 4 기타방랑자 2003.06.04 4649
1251 카르카시교본비판에 관하여2 6 기타방랑자 2003.06.04 5113
1250 카르카시교본비판에 관하여 6 기타방랑자 2003.06.03 5528
1249 카르카시 교본에 대하여....제 생각에는...^^;; 6 망고레 2003.06.07 6449
1248 카렌 4 우러라 기타줄 2004.09.02 5101
1247 카라얀후배님과의 만남..........그추억을 잊지 않으려고 2001.05.24 4170
1246 카나리오스 주법 질문이에요(앙헬로메로 편곡버전) 2 잉잉 2010.07.03 13344
1245 칭구연주는 어떻게 하면 들을수 있남요? 2000.12.28 4057
1244 추억의 스카보로우 10 LSD 2004.06.30 6860
1243 추억속의재회개머 sadaa 2014.02.24 7619
1242 쵸콜렛을 좋아하세요?(3) 정천식 2004.03.04 4761
1241 쵸콜렛을 좋아하세요?(2) 정천식 2004.03.03 4909
» 쵸콜렛을 좋아하세요?(1) 정천식 2004.03.02 4620
1239 최성우님.... 바르톡 곡좀 추천해주세요... 1 채소 2001.07.03 4447
1238 최근 왕야맹 소식... 퍼온글 김동형 2000.10.14 3982
1237 총평(디게 잼있어요) 3 B612 2003.08.31 4788
1236 초보중의 왕은 확실히 다르구나! 곰팽이 2000.11.16 3897
1235 초보자를 위한 음반안내.........디따친절한버젼. 2000.10.20 4206
1234 초보방장(옆,옆집)입니다. 형서기 2000.10.19 3989
1233 초라한심판. 2001.04.07 4148
1232 쳄발로에 바쳐질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찬사..!!! ***** 1 으랏차차 2002.07.05 4503
1231 쳄발로, 사방에 별이 촘촘히 박힌 까만 밤하늘... 1 신동훈 2002.07.05 4648
1230 쳄발로, 류트, 첼로 반주의 편안한 첼로선율... 6 이브남 2004.11.11 6068
1229 쳄발로 연주음반 듣고 싶어요.....그리고 메일답변 2000.11.27 4935
1228 쳄발로 목록좀! 망상 2000.12.04 4048
1227 첼로와 기타 3 셰인 2001.07.12 5150
1226 첼로 3대 협주곡 반짱 2001.01.26 8239
1225 청취자가 듣는 것은 과연.. 2 아침에.. 2005.06.17 5374
1224 천사의 죽음 - Suite del Angel 5 file 차차 2004.01.05 7783
1223 천사와 요정의 목소리... 리코더... 3 이브남 2004.11.22 6410
1222 척추측만증... 1 아이고허리야 2015.04.14 8087
1221 척박한 황무지에서 피어난 찬란한 꽃, 그라나도스 8 정천식 2004.02.04 8684
1220 처음 맛의 고정관념... 5 지얼 2001.06.29 4168
1219 채소짱님 보셔요. 2 2001.05.22 4184
1218 채소님을 음악이야기방장으로.... 7 2001.05.06 4187
1217 채소님께 답장아닌 답장을.. 최성우 2001.07.04 4009
1216 채보가 뭐에여? ^^;;; 3 아따보이 2002.02.08 5885
1215 참으로 오래동안.... 미니압바 2001.01.26 3899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