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허명이 아니었다.

어젯밤 그는 바하, 헨델, 바가텔.. 를 연주했고, 내가 들은 것은 러셀, 러셀, 러셀.. 이었다.

러셀은 나의 "기타첫사랑"이다. 기타 음악을 듣게 된지 이제 겨우 5년이 채 안되었다. 기타음악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러셀을 처음 들었을 때, 어쩌면 나는 기타를 좋아해서 러셀을 들은 것이 아니라, 러셀을 들어서 기타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 첫 음반은 러셀의 바리오스였다. 바리오스 또한 러셀을 통해서 처음알게 된 것이니까, 바리오스와 러셀이 나를 "기타매니아"로 만든 셈이다. 그 이후 나는 러셀의 음반이라면 무조건 구하고 다녔고, 텔락 신보는 출시되자마자 사곤 했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이, 내가 좋아하는 기타리스트도 바뀌었다. 워낙 싫증을 잘 내는 성격인지라 새로운 것을 들으면 그것에 마음이 갔다. 그리고 러셀 말고도 뛰어난 기타리스트들이 너무나 많았는데, 나는 첫사랑에만 너무 연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씩 그를 멀리 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David Russell plays Bach" 음반을 출시했을 때, "앗 이것은 바하가 아니라 러셀이잖아. 바하가 뭐 이래" 이러면서 투덜댄 이후 러셀은 자연스럽게 "헤어진 첫사랑"이 되는 듯 했다.

게다가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이라니.. 또 개념없는 스피커에 시달리겠군. 그리고 이 레퍼토리를 봐. 대체 컨셉이 뭐야 완전히 백화점이네.. 바흐헨델에 바가텔, 그런데 웬 라미레스 헤이스냐구.. 나의 톨톨톨은 끝이 없었다.

하지만 어젯밤, 내가 받은 감동을 무엇으로 말할 수 있을까.

그는 기타적이라기보다 음악적이다. 너무나 음악적이며, 궁극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그의 손놀림을 보며 나는 "아, 저런 괴물같은 테크닉이" 하고 감탄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왼손 손가락들이 아주 느린 왈츠를 추고 있는 것을 바라보는 듯한 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에 자연스럽게 젖어들게된다. 왼손의 자유로움, 오른손의 미묘함.. 그리고 러셀만의 특이한 박자감각..

그가 첫 곡의 첫 음들을 시작했을 때 "개념없는" 스피커를 탓하면서 톨톨톨거렸지만, 정말로 그는 대가였다. 나는 곧 음악으로 빠져들어 스피커를 욕할 겨를이 없어졌다. 한꺼번에 흝어내리더라도 그 소리는 아름다웠고, 한 음 한 음은 말할 것이 없었다.

가볍고 재빠른 몸놀림의 그는 청중들의 박수에 매우 기쁜 표정을 짓고,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일어나 기타를 가슴 앞 수평으로 들고 인사했다. 말은 많이 하지 않았는데, 알폰시나와 바다, 병사의 노래를 연주하기 전 잠깐 곡 설명을 하면서 "카르도소"의 편곡이라고 덧붙였고, 헤이스의 두 곡을 연주하기전엔 농담도 했다. "브라질에서 온 두 곡을 연주할건데, 처음 것은 슬픈 노래입니다. 여자친구를 잃은거죠. 두번째 것은 행복한 노래입니다. 여자친구가 생긴거요."

러셀의 바하가 바하가 아니라구? 애초에 지금 바하를 연주하고 있는 것은 러셀이지 바하가 아니잖아. 그의 바하는 아주 섬세했으며, 단순히 뛰어난 감수성으로만 포장된 것이 아니라 각 성부의 음률이 기타적으로 다시 살아나는 꽉 찬 바하였다. 명징한 멜로디라인과 확실하게 느껴지는 통주저음, 그리고 그러한 온갖 조잡한 바로크 음악에 대한 알고 있던 것들마저 금새 잊어버리게 하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간혹 있던 실수조차 커다란 흐름에 묻혀버리는 듯 했다.

연주회와 너무나 뛰어난 네 곡의 앙콜까지 다 듣고 나서야, 나는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그는 바로크 음악, 이라던가 현대음악, 혹은 민속음악 과 같은 콘서트를 한 것이 아니라, "데이비드 러셀"의 음악을 오늘 마음껏 보여준 것이다. 물론 아쉬운 점은 있다. 러셀의 연주에서 딱딱함의 매력이랄까 혹은 섹시함을 찾아볼 수는 없다. 그는 반드시 정박으로만 연주하는 연주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끈끈하거나 감칠맛 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러셀에게서 중요한 것이 아니다(딱딱함의 매력을 느끼고 싶으면 페르난데즈나 바루에코를 그리고 감칠맛을 원한다면 디앙스의 연주를 들으면 된다) 더군다나 그가 추구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음반으로 귀에 익었던 곡조차 해석이 조금씩 바뀌었고, 예전보다 훨씬 더 연구를 많이 한 음악을 들려주었으며, 톤과 해석에 있어서는 "러셀 스타일"을 제시한 것이다. 또한 세번째 앵콜을 시작하기 전에 "저는 오늘밤 저의 최선을 다합니다"라고 말했던 것이나 그의 움직임, 표정들을 보았을 때 그는 정말로 음악을 사랑하고, 청중들의 반응에서 순수한 기쁨을 얻고, 그리고 사람마저 좋아보이는 음악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싸인을 받고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서 마스터클라스 표를 샀다. 언제나 그렇듯이 기타 전공생도 아니고, 할 줄 아는 악기도 하나 없는 나로서는 단지 러셀을 좀 더 가까이 느끼고 싶어서였고,  다음날 이어진 마스터클라스에 무리하여 간 것을 정말로 후회하지 않을 수 있었다. (오늘 마스터클라스였는데, 지척에서 마이크 전혀 쓰지 않은 그의 담만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정말 멋졌습니다. 지금 눈이 감겨서 후기는 천천히 쓸래요)

나의 기타 첫사랑 러셀, 지금 내가 제일 사랑하는 기타리스트는 아니지만,
함께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그의 음악을 듣고 그의 더욱 대가다워지는 모습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그러한 소중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어제의 모든 톨톨톨을 잊고 단 하나 내가 러셀에게 남은 톨톨톨 : 부인 마리아만 옆에 없었어두.. 아니 결혼만 안했어두.. 훨씬 더 다정하게 사진 한장 꼭 찍었을텐데. 톨톨톨.






    
Comment '3'
  • 오모씨 2004.10.05 03:48 (*.169.226.130)
    연주자가 관중들에게 "저는 오늘밤 저의 최선을 다합니다"라고 말하는것은 정말 드문 일이지요.
    전 영어가 짧아(그 말 할 때 뒤쪽에서 누가 떠들었음 ㅡㅡ;; )못알아들었느넫 그게 그 소리였군요.
    어제의 관중들은 디용때 본 그 수준 높은 관중들이었습니다.
    어떤 기타리스트들이 그런 관중들 앞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겠어요^^

    인터미션 때 김해경선생님이 그러시던데요, 스테인이나 유럽등엔 관중들이 나이 드신분들이 많아 아예 대놓고 기침소리 한데요. 그런데 어제는 기침소리, 떠드는소리, 핸펀소리 하나 안들렸고, 박수는 우뢰와 같았으니, 여주자가 얼마나 좋아하겠내고.....정말 최고의 매너있는 관중들이라고 칭찬하시데요.

    우리 관중들이 자랑스러워요^^
  • 새솔 2004.10.05 10:40 (*.145.227.151)
    제가 나름대로 꼽는 최정상급 연주자 리스트 중에서 러셀은 그동안 속하지 않았습니다만,
    저는 이번 연주회에서 러셀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한 십년전 쯤에 내한 연주회 했을 때보다 더 원숙해지고 넉넉해진 그의 음악과 모습...
    으니님이 그를 그렇게 좋아하는 이유를 이제는 알겠습니다.
  • seneka 2004.10.05 11:47 (*.226.223.165)
    오모씨님이 올려준 음악과 으니님의 후기를 통해서 맘껏 상상을 펼쳐보았습니다....
    꿈에 그리던 연주회를 꿈으로 감상하네요...

    특히 트레몰로연주는 정말 압권이더군요....트레몰로를 연주하고 있다는 생각이 전혀 안들고..
    그저 선율의 움직임만 느끼게할 정도로 푹 빠지게 만드 연주였습니다...녹음이 이정도니 휴~~
    울티모칸토는 그렇게 현이 울고 있는 연주는 첨 들어봣어요.....
    알함브라는 일본의 그 어떤 연주자(이름 갑자기 까묵었네)와 더불어 최고의 연주라고 하고싶네요...

    다른 연주도 말할 것도 없구요....Manjon의 Aire Vasco는 럿셀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연주였다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후기 감사^^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14 으니 2002.05.20 4349
1413 1970.01.01 4482
1412 20대 젊은연주자와의 대화 . 3 file 콩쥐 2008.06.08 14776
1411 바흐작품목록 입니다~~ 한번 보세요~~~~ ^^ 1 1 lovebach 2002.04.03 7095
1410 원음과 사이음에 대하여 com 2003.03.30 6296
1409 이성우 선생님의 음악칼럼~ 오모씨 2005.05.26 7008
1408 Flamenco 기타음악 5 file 조국건 2006.09.30 12488
1407 Maxixe음악파일 잇는분 올려주세요.. 0920 2004.12.22 5369
1406 ◈ 이 곡 제목 좀 알려주세요 1 file 쭈미 2006.03.27 7426
» 나의 기타첫사랑 데이빗 러셀 -2004년 10월 3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3 으니 2004.10.05 6634
1404 다시 연주를 하고파........ 이재화 2000.10.20 4645
1403 동훈님 바흐 작품중 원전연주로 된 음반 추천바랍니다 1 일랴나 2001.10.31 5250
1402 엔카와 트로트 (펌) 7 두레박 2006.11.17 22210
1401 예술성 1 2005.01.12 5764
1400 우리가 [크다] 라고 말하는 것들 !! 15 com 2003.04.11 5692
1399 절대음감 좋은가 나쁜가? 35 seami 2008.06.09 19082
1398 좋은 자료를 올리셨네요^^감사 1 narsis 2003.05.24 5297
1397 "tone" 에 관한 모토미와의 대화. 8 2005.07.11 7148
1396 "콤파냐 보칼레" 연주회 후기... 10 file eveNam 2003.10.02 6028
1395 "혁명"... 나의 사랑하는 조국, 폴란드! 24 이브남 2004.10.22 5701
1394 #, b 가 다른 음인가요? (이명동음에 대해서...) filliads 2000.12.21 5657
1393 '마지막 트레몰로' 를 듣고 싶은데... 3 2001.05.28 4777
1392 '상인의 딸' 가사입니다. 1 정천식 2003.12.10 5450
1391 '알함브라의 회상과 트레몰로 주법의 비밀(단행본)' 출간 소식.. 눈물반짝 2001.05.30 6633
1390 (박자와 관련하여..) 흐름을 깨서 죄송합니다. 40 포에버클래식 2004.07.11 8684
1389 -- 제가 생각하는 갈브레이스의 샤콘느, 그리고 옜날 음악~ 26 오모씨 2004.09.14 7623
1388 --;;; 눈물반짝 2000.08.31 4658
1387 . 37 . 2003.08.27 5548
1386 . 13 . 2003.08.28 5927
1385 . gmland 2003.04.30 5291
1384 . 정천식 2003.04.28 5559
1383 .........묵묵........ 지우압바 2000.10.04 4972
1382 1/f ???? ! 2 채소 2001.11.15 7458
1381 11월의 어느날 음악 있으신가요? 조상근 2000.11.25 4348
1380 12월 6일 도메니코니 연주회 후기 - I'm just a guitar player. 6 으니 2003.12.08 8372
1379 15년 만의 재회... 3 이브남 2006.11.27 10253
1378 1920년대의 디지털 녹음????????? 5 정천식 2003.12.22 8902
1377 1991년 오우삼감독의 종횡사해라는 영화에 나왔던 노래입니다. file 마이콜 2012.07.13 14378
1376 1월 16일 배장흠님 Recuerdos 연주회 후기 8 으니 2004.01.17 7466
1375 2008년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음반 안나오나요? 3 하기 2009.01.28 13634
1374 2023 김제 기타페스티벌 1 file Jo 2023.04.05 1471
1373 2023 론 브랜튼의 재즈 크리스마스 whomre 2023.10.09 1135
1372 20세기 기타계의 혁명가 세고비아 32 1000식 2005.04.20 14882
1371 20세기를 예비한 바이올리니스트 - 사라사테 5 정천식 2004.05.11 9189
1370 20세에 요절한 바스크 출신의 천재 작곡가 - 아리아가 2 정천식 2004.02.03 12083
1369 3/8박자의 의미는? 21 ZiO 2006.01.21 11018
1368 3대 협주곡...어서 글 올려줘요. 2001.01.23 4498
1367 3번째 개인레슨.....기타리스트가 노래를 잘 부르기 어려운 이유. 3 1000식님제자 2005.07.19 7174
1366 4월 4일, 5일 양일간 야나첵 현악사중주단 연주회 후기 2 으니 2003.04.07 4574
1365 7화음 풀어쓰기 스케일 연습 - 예제 9 gmland 2003.03.27 6280
1364 <font color=red>꺄우뚱! 왜 그럴까요? 히히!</font> 泳瑞父 2000.09.28 5357
1363 ???? 히데낭까 시라나이나 2000.10.08 4206
1362 ????..히데? 2000.10.09 4692
1361 A.P.BARRIOS MANGORE를 아시나요? 6 영서애비 2000.05.12 6741
1360 Adam_Fulara_BWV_848 1 소품 2006.10.31 10718
1359 Agust&iacute;n Barrios Mangore:The Folkloric, Imitative, and the Religious Influence Behind His Compositions by Johnna Jeong 2 고정석 2003.08.14 6649
1358 Alexander Lagoya라는 분이 연주한 BWV 1006 Gavotte에 대해 질문 드립니다. 29 pizzicato 2009.03.01 21988
1357 antigoni goni 홈페이지 아시는분~ 동물원 2000.07.30 4858
1356 Arcadi Volodos 콩쥐 2007.12.06 12121
1355 Ave verum corpus... 내 사랑, 콘스탄체! 13 이브남 2004.10.25 8082
1354 Bach fuga in A minor 줄리안 브림 51 file niceplace 2004.09.01 8472
1353 Bach의 푸가의 기법 12번에 대하여 7 file 정천식 2003.11.19 7905
1352 baden jazz(바덴 재즈) 스타카토 어떻게 넣죠? 3 김태운 2004.10.14 6334
1351 bluejay님 미국사라여? 3 2003.10.28 6668
1350 Blues&#65381;Jazz, Flamenco, 국악 장르와 즉흥연주&#65381;애드립 11 gmland 2011.02.04 13913
1349 Bodas de Sangre(피의 혼례) 3 file 정천식 2006.03.22 9761
1348 bouree`가 보뤼에요? 부레에요? 아니면 뭐라구 읽어요? (냉무) 2 으랏차차 2002.02.13 5162
1347 BWV997 듣고싶어요~ 혹시 있으신분 올려주시면 안될까요~(냉무) 2 이승한 2001.07.02 7789
1346 Canticum, La Espial Eterna, Parabola, Tarantos가 무슨 뜻이에요? 왕초보 2001.03.13 6516
1345 Carloe Saura의 "Carmen" 정천식 2006.03.30 7272
1344 Carlos Saura 감독의 "Salome" 5 정천식 2006.04.12 8730
1343 Carlos Saura의 "El Amor Brujo" 2 정천식 2006.04.07 8521
1342 Carnival Songs... 15세기 칸초네 2 이브남 2009.10.05 13563
1341 Chaconne.. 8 으랏차차 2001.05.21 4828
1340 Chopin과 John Field의 Nocturnes 14 고정석 2006.09.29 9898
1339 classic 10 희주 2007.05.22 19243
1338 copyleft라고 쓰는 이유는... 2000.10.24 4603
1337 cp를 한다고 글을 올리면 어케여? 2000.12.18 4555
1336 Cuban Landscape with Rain verve 2003.09.04 5584
1335 D 단조 Scale 연습과 Chaconne (1) 9 file gmland 2003.04.03 8387
1334 D 단조 Scale 연습과 Chaconne (2) 3 file gmland 2003.04.03 6459
1333 D 단조 Scale 연습과 Chaconne (3) file gmland 2003.04.04 5433
1332 Desolation Row ㅡ Bob Dylan 9 file gmland 2010.04.04 19517
1331 Digital Output 가능한 MD가 있습니다. file 박지찬 2001.02.03 4572
1330 Dm 관계조 Scale 연습과 Chaconne (4) 1 file gmland 2003.04.10 7658
1329 Dust in the wind - Kansas 1 gmland 2004.07.03 7367
1328 Eduardo Fernandez에 대해서 알고 싶어요 3 꺄하하^^ 2001.04.12 7474
1327 El dia que me quieras file 변소반장 2001.02.12 6314
1326 F.J.Obradors 의 기타 협주곡을 아시나요? 2 해피보이 2005.05.18 7842
1325 Fandango... 기타와 현악4중주... 4 이브남 2004.11.07 7250
1324 Fantasia(S.L.Weiss) 에 대한 곡설명을 알고 싶습니다.( 뱅이 2004.08.12 7643
1323 Feuilles d'automne op.41-3 5 해금궁 2001.04.14 4447
1322 Francis Kleynjans와 brilliant guitarists알려주세요. 2 wan 2002.08.02 5643
1321 gfa 2000기타콩쿠르 brawman 2000.06.20 4857
1320 Gila's lullaby 1 ansang 2003.10.31 9356
1319 gmland 님께... 13 아랑 2003.05.13 5930
1318 Guitar의 정의 - The Guitar 5 일랴나 2003.07.18 5446
1317 He loves you so 1 file 김동훈 2004.09.11 6343
1316 Imagine 7 gmland 2003.03.24 4755
1315 J. S. BACH CHACONNE FROM PARTITA II, BWV 1004 - 제1부 쩜쩜쩜 2003.09.02 10419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