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by 지얼 posted Sep 0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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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음악 듣기>에 가니까 페페 로메로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연주 동영상이 있어서 보고 들었습니다....크리스토퍼 파크닝, 마리아 에스더 구스만과 더불어 가장 멋진 연주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는 케이비에스에서 해준 앙헬 로메로의 연주를 인터넷으로 보았는데 이 곡에 있어서만큼은 형인 페페의 기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음색도 좀 거칠었고 게다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는지 앙헬 답지 않게 많은 실수를 하더라고요....역시 대가에게도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어려운 곡인가 봅니다.

알함브라~~이 곡은 가장 어려운 기타 곡 반열에 드는 것 같아요...적어도 우리나라에서 트레몰로를 정확히 구사하시는 분을 찿아보기가 힘들었을 정도로...많은 분들의 연주를 들어 보았지만 대부분 손가락이 현에 스치는 듯한, 다소 부족한 음색이었거든요.

제 주변에 페페로메로의 트레몰로에 필적할만한 분이 계시는데(이건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확실히 그냥 현을 "치거나 건드리는" 레벨이 아니더라고요....뭐랄까...손가락이 적당한 강도로 현을 잡아 뜯는다고나 할까.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트레몰로나 빠른 아르페지오 연주시, 일반적으로 손가락이 아래 방향으로부터 윗 방향으로 현을 쳐 올리게 되지만 그러한 방법으로는 양질의 소리를 얻을 수 없으며 그보다는 손가락을 사운드홀 방향으로 찔러 넣어준 다음에 줄을 살짝 잡아 뜯듯이 탄현한다..." 라구요.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때는 그런 것이 가능할 것 처럼 생각되지 않았는데 몇일전에 이곳 새내기 교실에 고정석님이 올려주신 <쓰리핑거 스케일 연주>라는 논문을 보니까 그곳에 이런 방식의 탄현법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있더라구요....순간 감탄했습니다...

어렸을 적, 학교 운동장에서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로 열심히 에프엠 라디오를 듣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에 심금의 G현을 울리던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바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었고 그 순간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음악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옛 기억이 확실하다면 이 음악은 오래전 일기예보할때 배경으로 썼던 음악이 아니었나 싶었지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몇시간 연습해서 어느정도 손가락이 현을 살짝 잡아채는 듯한 느낌이 오면(투수들은 공을 던질때 손 끝에 볼이 채이는 감으로 그날의 컨디션을 확인한다는데 아마도 비슷한 얘기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제법 트레몰로가 되는 것 같은데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언제 연습했었냐는 듯 원래의 버벅거리는 상태로 돌아가게 됩니다....이러기를 수십번...한 선배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알함브라 연습할 노력과 시간이면 왠만한 소품 300곡은 연주할 수 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도 아닌데 알함브라 궁전~은 정말 산 하나를 삽으로 퍼서 다른 곳으로 옮길 만큼의 노력이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옛날에 동아리 동기들이 <아브라함(알함브라) 경마장의 추태>라고 놀리던 기억이 나네요....
따그덕 따그덕 따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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