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새솔님께 질문!(답변입니다.)

by 새솔 posted Oct 2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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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점을 위한 방향성’이란 말을 썼는데, 일단 이 음악의 경우 그냥 쉽게 생각해서 크리센도와 디크리센도를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즉 악상을 구상할 때 정점이 되는 음을 파악하고 이 음에 다가갈수록 음량을 키워서 음악적인 긴장을 더 고조시키는 것이죠.  그리고 정점에 이르러서는 서서히 긴장을 풀면서 내려오면서 다시 다음의 정점(목표)에 오르기 위한 힘을 비축하는 것을 말씀 드린 것입니다.

반드시 선율상 가장 높은 음이 정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만 이 곡의 A와 C 부분처럼 더러 그런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특히 선율에 있어 음정이 점차적으로 높아지거나 화성적으로 맨 처음 으뜸화음에서 관계화음으로, 또는 딸림 7화음이나 기타 불완전한 어울림의 화음으로 진행될 때 긴장이 고조되어야 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즉 화성적인 긴장감이 고조될 때나 스케일이나 선율이 높은 음으로 나아갈 때, 대부분 음량도 따라서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고, 악상을 해석하는 주체는 연주자이니 만큼 기본적으로 연주자가 그때 그때 느끼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악상에 있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방법으로는 음량을 서서히 증가시키는 것과 속도를 점점 더 빨리 하는 방법, 음색을 점점 더 금속성으로 카랑카랑하게 변화시키는 방법 등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번 경우와 같은 바하의 음악에서는 지나친 템포변화나 음색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되며 자연스러운 크리센도와 디크리센도만으로도 충분히 악상의 긴장과 이완의 흐름을 탈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악보를 한 번 살펴보죠.  전체적으로 한 번 쭈욱 쳐보면 대체로 이 음악의 첫악절은 높은 봉우리 한 개와 그것 보다는 낮은 중간 봉우리 두개 그리고 나머지 몇 개의 작은 언덕으로 이루어져 있는 느낌이 듭니다.

먼저 저의 관점에서 악보의 A부분과 B부분은 중간 봉우리에 해당되고 악보의 C부분, 특히 7플랫 세하 잡는 부분(b음)이 이 악절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보입니다.  

둘째 마디 A부분은 악보에 표시된 g음을 기준으로 크레센도 되었다가 디크리센도 되면 자연스러울 것 같고 B부분은 6번째 마디 선율 첫 음인 g음을 기준으로 크리센도 되었다가 다시 디크리센도 되어서 C부분의 최고 정점을 위한 힘을 비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곡이 진행되다가 마침내 첫 번째 악절의 가장 정점인 C부분에 이르게 됩니다. 제가 보는 관점에서 C부분은 이 악절에서 가장 강조되어야 하고 다른 두개의 중간 봉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큰 음량으로 뚜렷하게 연주되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앞의 마디 중간부분에서 이 b음까지는 자연스러운 크리센도가 좋을 듯 합니다.  점점 음량을 고조시키면서 b음에서 정점에 도달했다가 마디 끝까지 점점 디크리센도 하면 자연스럽겠죠.

이외에도 자그마한 봉우리들이 있는데 이것들도 제가 느끼는 대로 악보상에 표시를 한 번 해 봤습니다.  전문가의 분석도 아니니 돌 맞을지도 모르겠고… 그냥 참고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차차님께서도 나름대로 느껴 보시고 유명 연주자의 레코딩도 들어보고 해서 나름대로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악절에 대한 제 의견은 생략합니다.

한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악보와 운지를 뚜렷이 알고 있더라도 악상에 대한 설계가 구체적이면서도 뚜렷하게 되어 있지 않으면 안정되고 자신 있는 연주를 할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자신이 느끼는 나름대로의 악상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악상이란 ‘맞다’ ‘틀리다’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것이 자연스럽게 들리는가 부자연스럽게 들리는가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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