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21.82.2) 조회 수 6086 댓글 11


제가 ‘정점을 위한 방향성’이란 말을 썼는데, 일단 이 음악의 경우 그냥 쉽게 생각해서 크리센도와 디크리센도를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즉 악상을 구상할 때 정점이 되는 음을 파악하고 이 음에 다가갈수록 음량을 키워서 음악적인 긴장을 더 고조시키는 것이죠.  그리고 정점에 이르러서는 서서히 긴장을 풀면서 내려오면서 다시 다음의 정점(목표)에 오르기 위한 힘을 비축하는 것을 말씀 드린 것입니다.

반드시 선율상 가장 높은 음이 정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만 이 곡의 A와 C 부분처럼 더러 그런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특히 선율에 있어 음정이 점차적으로 높아지거나 화성적으로 맨 처음 으뜸화음에서 관계화음으로, 또는 딸림 7화음이나 기타 불완전한 어울림의 화음으로 진행될 때 긴장이 고조되어야 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즉 화성적인 긴장감이 고조될 때나 스케일이나 선율이 높은 음으로 나아갈 때, 대부분 음량도 따라서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고, 악상을 해석하는 주체는 연주자이니 만큼 기본적으로 연주자가 그때 그때 느끼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악상에 있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방법으로는 음량을 서서히 증가시키는 것과 속도를 점점 더 빨리 하는 방법, 음색을 점점 더 금속성으로 카랑카랑하게 변화시키는 방법 등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번 경우와 같은 바하의 음악에서는 지나친 템포변화나 음색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되며 자연스러운 크리센도와 디크리센도만으로도 충분히 악상의 긴장과 이완의 흐름을 탈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악보를 한 번 살펴보죠.  전체적으로 한 번 쭈욱 쳐보면 대체로 이 음악의 첫악절은 높은 봉우리 한 개와 그것 보다는 낮은 중간 봉우리 두개 그리고 나머지 몇 개의 작은 언덕으로 이루어져 있는 느낌이 듭니다.

먼저 저의 관점에서 악보의 A부분과 B부분은 중간 봉우리에 해당되고 악보의 C부분, 특히 7플랫 세하 잡는 부분(b음)이 이 악절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보입니다.  

둘째 마디 A부분은 악보에 표시된 g음을 기준으로 크레센도 되었다가 디크리센도 되면 자연스러울 것 같고 B부분은 6번째 마디 선율 첫 음인 g음을 기준으로 크리센도 되었다가 다시 디크리센도 되어서 C부분의 최고 정점을 위한 힘을 비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곡이 진행되다가 마침내 첫 번째 악절의 가장 정점인 C부분에 이르게 됩니다. 제가 보는 관점에서 C부분은 이 악절에서 가장 강조되어야 하고 다른 두개의 중간 봉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큰 음량으로 뚜렷하게 연주되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앞의 마디 중간부분에서 이 b음까지는 자연스러운 크리센도가 좋을 듯 합니다.  점점 음량을 고조시키면서 b음에서 정점에 도달했다가 마디 끝까지 점점 디크리센도 하면 자연스럽겠죠.

이외에도 자그마한 봉우리들이 있는데 이것들도 제가 느끼는 대로 악보상에 표시를 한 번 해 봤습니다.  전문가의 분석도 아니니 돌 맞을지도 모르겠고… 그냥 참고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차차님께서도 나름대로 느껴 보시고 유명 연주자의 레코딩도 들어보고 해서 나름대로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악절에 대한 제 의견은 생략합니다.

한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악보와 운지를 뚜렷이 알고 있더라도 악상에 대한 설계가 구체적이면서도 뚜렷하게 되어 있지 않으면 안정되고 자신 있는 연주를 할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자신이 느끼는 나름대로의 악상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악상이란 ‘맞다’ ‘틀리다’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것이 자연스럽게 들리는가 부자연스럽게 들리는가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Comment '11'
  • 2002.10.29 17:46 (*.84.145.122)
    높은봉우리, 낮은봉우리, 작은언덕들.. 죽이는 표현이네여....
  • 2002.10.29 17:50 (*.84.145.122)
    읽자마자 느낌이 다가오는글이 정말 멋진 글입니다.....현학적인문구를 안써도......
  • 차차 2002.10.30 01:06 (*.105.138.19)
    오.... 인제 좀 감이 오네요... 아하...
  • 차차 2002.10.30 01:09 (*.105.138.19)
    감사합니다.. 프레이징을 말씀하시는건가요?
  • alska 2002.10.30 03:11 (*.153.168.9)
    +articulation...
  • 새솔 2002.10.30 09:29 (*.221.82.2)
    프레이징은 답변내용과는 약간 다른 각도에서 설명되어야 할 성질이라고 봅니다.
  • 새솔 2002.10.30 09:30 (*.221.82.2)
    답변에서 설명한 악상과 프레이징은 분명히 관계가 있습니다만..
  • 새솔 2002.10.30 09:36 (*.221.82.2)
    크리센도와 디크리센도는 대부분 한 프레이징내에서 이루어 지니까요.
  • 새솔 2002.10.30 09:40 (*.221.82.2)
    프레이즈의 시작음과 끝음을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프레이즈 첫음은 미묘한 액센트가 가해지는 경향이 있죠.
  • 새솔 2002.10.30 09:46 (*.221.82.2)
    그리고 한 프레이즈가 끝나고 다음 프레이즈로 넘어가기 전에 약간의 시간적인 여유를 갖는 경우도 있구요.
  • 새솔 2002.10.30 10:36 (*.221.82.2)
    차차님도 여건이 되면 주변에 좋은 선생님을 찾는게 좋을 듯..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13 gmland 님께... 13 아랑 2003.05.13 5894
812 지금 재미없는 현대음악은 영원히 재미없을것이다. 8 2003.05.12 5124
811 [re] 화성학은 바하요, 바하는 화성학일 겁니다. 22 gmland 2003.05.13 6334
810 [re] 맞아요. 지금 재미없으면 영원히 재미없을 확률이 높지요. 2 gmland 2003.05.13 4440
809 유구음계와 조선 전통음계의 비교 - 나운영 선생의 이론 소개 file gmland 2003.05.07 8782
808 . 정천식 2003.04.28 5535
807 . gmland 2003.04.30 5277
806 고대 그리스의 테트라코드와 음계... 2 신동훈 2003.04.28 6971
805 고대지명과 음계에 관한 단상... 7 신동훈 2003.04.22 10459
804 아! 『기타 화성학』1 10 com 2003.04.26 7143
803 제생각엔... 8 seneka 2003.04.28 4241
802 [re] 아! 『기타 화성학』1 9 09 2003.04.26 5246
801 방랑화음 Wandering chords file gmland 2003.04.24 5684
800 연주와 나이 7 niceplace 2003.04.23 5124
799 [re] 연주와 나이... 어려운 문제네요? 1 gmland 2003.04.23 4518
798 [re] 연주와 나이... 2003.04.24 4632
797 고대지명과 음계에 관한 단상... 4 신동훈 2003.04.22 5424
796 POP 음악의 장르와 대중음악 略史 6 gmland 2003.04.15 6029
795 우리가 [크다] 라고 말하는 것들 !! 15 com 2003.04.11 5662
794 바로크적인해석이란어떤것인가 궁금하네요. 3 hesed 2003.04.11 4688
793 Dm 관계조 Scale 연습과 Chaconne (4) 1 file gmland 2003.04.10 7580
792 운지에 대한 내 생각은 이러합니다. gmland 2003.04.09 4306
791 [re] 운지에 대한 내 생각은 이러합니다. 24 아랑 2003.04.09 5467
790 원로 윤형근 화백의 예술 이야기. 3 아랑 2003.04.09 5295
789 4월 4일, 5일 양일간 야나첵 현악사중주단 연주회 후기 2 으니 2003.04.07 4542
788 기타와 음악요법 chobo 2003.04.05 4635
787 동경 국제콩쿨 요강 입니다. 신인근 2003.04.03 4353
786 D 단조 Scale 연습과 Chaconne (3) file gmland 2003.04.04 5401
785 D 단조 Scale 연습과 Chaconne (2) 3 file gmland 2003.04.03 6401
784 D 단조 Scale 연습과 Chaconne (1) 9 file gmland 2003.04.03 8344
783 원음과 사이음에 대하여 com 2003.03.30 6237
782 7화음 풀어쓰기 스케일 연습 - 예제 9 gmland 2003.03.27 6247
781 팻 매시니...........첨으로 그의 음반을 듣다. 19 2003.03.26 6252
780 앙헬 로메로의 샤콘느 2 orpheous 2003.03.26 4714
779 스케일 연습의 종류 - 알파님께 답글 13 gmland 2003.03.26 5751
778 질문의 의도는... 알파 2003.03.26 4156
777 [re] 3화음 풀어쓰기 스케일 연습 - 예제 gmland 2003.03.26 5206
776 연주에 있어서,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 4 gmland 2003.03.25 4890
775 바람직한 연주자가 되려면 8 gmland 2003.03.24 5724
774 부탁 한가지 1 알파 2003.03.26 4163
773 Imagine 7 gmland 2003.03.24 4729
772 어떤분들에겐 클래식음악하는분들이 어떻게 보일까? 5 2003.03.19 5246
771 [re] 어떤분들에겐 클래식음악하는분들이 어떻게 보일까? 7 지나다가 2003.03.21 4299
770 비발디를 듣다...! 2 차차 2002.10.30 4287
769 [re] 비발디를 듣다...! (차차님 보세요 ^^) 3 신동훈 2002.11.02 7281
768 파크닝 재발견... 11 차차 2002.10.30 5313
767 새솔님께 질문! (연주에서 방향성에 대하여.) 차차 2002.10.29 4092
» [re] 새솔님께 질문!(답변입니다.) 11 file 새솔 2002.10.29 6086
765 윌리엄 크리스티의 베를린필 데뷔연주! 1 고충진 2002.10.24 4081
764 플라멩코 이야기6 김영성 2002.10.24 6309
763 플라멩코 이야기 5 1 김영성 2002.10.23 4939
762 작품번호에 관하여..(초보분들을위해서) 3 컨추리 2002.10.21 5223
761 빌라로보스의 초로에 대해서 알려주세여... 2 알수없는 2002.10.13 4713
760 샤콘느에 대하여... (배인경) : 출처 http://iklavier.pe.kr/ 6 고정석 2002.10.09 6184
759 뒤늦은 연주회 후기 - 바루에코 2002/9/8 13 으니 2002.09.27 4379
758 [re] 호기심 killed 으니 - 바루에코의 겨울 연주는 누구의 편곡? 2 으니 2002.10.09 4728
757 피아졸라 겨울은 예상대로 바루에코 자신의 편곡이라고 합니다 1 으니 2002.10.11 6068
756 아쉰대로 이삭의 연주를 들어보시구... 1 신동훈 2002.10.09 4240
755 윤소영............바이올리니스트. 5 2002.09.26 6321
754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그의 울림이 내게로 전해져왔다 으니 2002.09.21 4412
753 [re]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디스코그라피 으니 2002.09.21 4183
752 랑그와 빠롤로 이해해본 음악! (수정) 14 고충진 2002.09.17 6606
751 랑그와 빠롤...........타인의 취향. 4 2002.09.18 4491
750 [re] (고클에서 펀글) 랑그와 빠롤이라... 글쓴이 표문송 (dalnorae) 고충진 2002.09.18 7563
749 윈도XP를 위한 앙코르 아직 안 나왔나요?? 4 병욱이 2002.08.10 4222
748 플라멩코 이야기 4 김영성 2002.08.05 5139
747 Francis Kleynjans와 brilliant guitarists알려주세요. 2 wan 2002.08.02 5575
746 플라멩코 이야기 3 5 김영성 2002.07.25 5560
745 플라멩코 이야기 2 김영성 2002.07.24 4896
744 플라멩코 이야기 1 김영성 2002.07.23 5710
743 스페인= 클래식기타? 플라멩코기타? 2 김영성 2002.07.22 4678
742 다이기무라의 바덴재즈를 듣고...(추가) 12 으랏차차 2002.07.06 4823
741 [눈으로듣는음악이야기] 쳄발로, 사방에 별 으니 2002.07.05 4448
740 쳄발로에 바쳐질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찬사..!!! ***** 1 으랏차차 2002.07.05 4466
739 쳄발로, 사방에 별이 촘촘히 박힌 까만 밤하늘... 1 신동훈 2002.07.05 4598
738 William Ackerman 아시는분 3 jj 2002.06.24 22227
737 이번 논문에대한 자평과 감사의 글.. 2 으랏차차 2002.06.12 4665
736 [질문]바하와 건축 3 으랏차차 2002.06.06 4723
735 [re] [질문]바하와 건축 (뒷북이 아니길) 2 으니 2002.06.11 4274
734 [re] [질문]바하와 건축 (도움글 조금 더) 으니 2002.06.11 4227
733 바하와 건축 (도움글 조금 더)에 대한 도움글 더... ^^ 신동훈 2002.06.11 4989
732 [re] [질문]바하와 건축 채소 2002.06.08 4068
731 [re] [질문]바하와 건축 1 file 신동훈 2002.06.08 4566
730 Milonga Del Angel (A.Piazzolla) orpheous 2002.05.23 6040
729 [re]Milonga Del Angel과 옥타브하모닉스 1 nitsuga 2002.05.24 6536
728 senza basso, JS Bach 2 채소 2002.05.23 5315
727 바하의 실수... 글구 울나라 음악 8 신동훈 2002.05.22 4644
726 반박글 절대 아님. 9 지나가는얼빵 2002.05.24 4852
725 덧붙여... 단순한걸루 보면... 6 신동훈 2002.05.24 4737
724 으니 2002.05.20 4325
723 카바티나 7 orpheous 2002.05.02 4472
722 아~~~ Jordi Savall!!! 10 일랴나 2002.04.26 4207
721 트레몰로에 대한 변증법적이 고찰........지얼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8 2002.04.16 5839
720 음... 1045번... ㅡㅡ+ 5 신동훈 2002.04.12 4492
719 연주에 관한 몇가지 단상들.......(과객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2002.04.10 4141
718 지기스발트 쿠이겐 VS 라인하르트 괴벨 2 lovebach 2002.04.05 6514
717 바흐의 주요 건반음악 작폼 음반목록 입니다~~~~ 1 lovebach 2002.04.05 33146
716 바흐작품목록 2 6 lovebach 2002.04.03 14336
715 바흐작품목록 입니다~~ 한번 보세요~~~~ ^^ 1 1 lovebach 2002.04.03 7031
714 음... 사라진 바하의 협주곡들... ㅡㅡ; 9 신동훈 2002.03.30 4826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