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명 : Miserere
연주 : Paul Hillier(dir.), The Hilliard Ensemble
녹음 : ECM 1430
미제레레...
참으로 많은 작곡가들이 작품을 남기고 있지요.
대략 10년쯤 전에 구입한 아르보 패르트(Arvo Part 1935~)의 '미제레레'도 무척 아름다운 음악이었습니다. 구소련 에스토니아 출신인 패르트가 작곡한 "미제레레"는 30분이 넘는 대곡이라 첫 부분만 잘라서 올립니다. 녹음 레벨이 낮아 볼륨을 올리셔야 할 겁니다.
http://news.empas.com/show.tsp/20030211n03411/?s=341&e=518 이나
http://user.chol.com/~beehoney/tedeum.htm 를 방문하시면 그에 대한 소개가 있습니다.
각설하고,
"가사의 얽힘과 그 이후의 역사적 전개과정"이라.
제목을 달고보니 너무 무거운 주제네요.
약간 재미가 없는 내용인데 서양음악을 이해함에 있어 무척 중요한 내용이므로 인내심을 발휘해 봅시다.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 중 가장 많이 듣게 되는 것은 아무래도 다성부의 종교음악입니다. 랏소, 빅토리아, 팔레스트리나, 조스캥 데 프레, 기욤므 드 마쇼... 이들이 남긴 종교음악은 참으로 아름다와서 눈을 감고 선율선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무아지경에 빠지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남긴 종교음악은 가사의 얽힘이 필연적으로 생깁니다. 다성부의 종교음악은 그 근원이 단선율(모노포니) 그레고리오 성가에서 출발했고 그레고리오 성가를 정선율(定旋律 Cantus Firmus)로 하여 그 위에 대위선율을 작곡하는 역사적 발전과정을 거쳤는데, 동시에 여러 성부가 서로 다른 박자와 선율에 의해 노래를 하기 때문에 가사의 얽힘은 필연적인 것이었죠.
카치니와 같은 작곡가는 "중세의 폴리포니적 대위법 체계의 가창양식은 시(詩)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랏소나 팔레스트리나의 음악을 들어 보면 가사의 얽힘으로 인한 의미전달의 불명확함을 피하기 위하여 노력한 흔적들이 나타납니다. 즉, 어떤 성부가 가사를 전달할 때 다른 성부는 모음창법을 유지함으로써 가사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쓰는 것이죠. 그러나 이러한 방법도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었습니다.
16 세기말 이탈리아 피렌체의 예술 후원자였던 바르디 백작(Count G. de Bardi 1534~1612)의 궁정에는 작곡가 야코포 페리(J. Peri 1561~1633), 에밀리오 데 카발리에리(E. de Cavalieri 1550~1602), 줄리오 카치니(G. Caccini 1546~1618), 시인 오타비오 리누치니(O. Rinuccini 1562~1621), 학자 지롤라모 메이(G. Mei 1519~1594), 가수 겸 류트 주자 빈센초 갈릴레이(V. Galilei 1520~1591) 등과 같은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그리스 시대의 비극을 재현하고자 하였는데 이들의 모임을 《카메라타 Camerata》라고 부릅니다.
이들에 의해 주도된 오페라의 탄생은 서양음악사에 있어 일대 사건이었는데 이들이 주장한 모노디(Monody 단선율) 양식은 지금까지의 폴리포니(Polyphony 복선율) 음악을 부정함으로써 근대 바로크 음악의 문을 연 혁명적인 이슈였고 르네상스 음악의 종말을 고하는 나팔소리였죠.
이들 중 빈센초 갈릴레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아버지이며 세고비아의 연주로 들어볼 수 있는 6개의 류트작품도 남기고 있지요.
그는 오페라의 필수요소인 레치타티보(Recitativo) - 서창(敍唱)으로 번역되며 극의 전개상황을 서사적(敍事的 즉, 이야기식)으로 표현한다. 영창(詠唱)으로 번역되는 아리아(Aria)는 주인공의 감정을 표현하므로 선율적이며 아름답다. 이 둘은 오페라를 구성하는 양대 축이다 - 를 고안해 낸 사람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여러 개의 선율이 울리는 폴리포니(Polyphony : 多聲音樂)적인 음악에서부터 하나의 선율에 화음을 붙여 나가는 모노디(Monody) 양식으로의 변화를 주장했었죠.
즉, 지금까지의 폴리포니 음악은 선율이 여러 파트에서 동시에 진행을 하기 때문에 성악곡의 경우에는 가사가 서로 뒤섞여 알아들을 수 없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러한 불합리함을 통주저음(通奏低音 : Basso Continuo)을 바탕으로 한 단선율 음악을 사용하자고 주장한 것이었지요. 이러한 모노디 양식의 출현은 뒤이은 바로크시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서양음악의 발전과정을 크게 단선율만으로 이루어진 모노포니와 복선율로 이루어진 폴리포니, 그리고 단선율에 반주를 가지는 호모포니로 나눈다고 볼 때, 빈센초 갈릴레이와 그 주변의 카메라타들이 주장한 모노디 양식은 서양음악사에 있어 큰 획을 긋는 일대 사건이었죠. 바로크시대 이후 지금까지 큰 주류를 이루고 있으니까요.
-
히메네스 - 알론소의 결혼(야마시타의 연주)
-
로드리고... 안달루즈 협주곡
-
합창교향곡... 에리히 라인스도르프...
-
LP를 CD로 만들기
-
LP예찬
-
정경화의 샤콘느...
-
1월 16일 배장흠님 Recuerdos 연주회 후기
-
프랑코 코렐리를 추모하며
-
천사의 죽음 - Suite del Angel
-
카운터 테너와 카스트라토 그리고 소프라니스트(수정)
-
산사나이들의 밝고 유쾌한 노래
-
해피보이님께.................거지의 사랑노래(?)
-
시간여행 : 800년 전의 음악은 어땠을까요?
-
조스캥 데프레의 미제레레... 헤레베헤...
-
가사의 얽힘과 그 이후의 역사적 전개과정
-
이탈리안 각설이 타령
-
성악에 있어서의 목소리 분류
-
그라나도스의 또나디야 - La maja dolorosa No.1
-
그라나도스의 "영원한 슬픔"
-
로마 교황청 : 이 곡을 외부로 유출시 파문에 처하노라 - Allegri의 Miserere
-
가사 내용 및 배경
-
인간이 낼 수 있는 가장 낮은 목소리는?
-
키프니스의 매력적인 노래(2)
-
박두별 선생님...
-
키프니스의 매력적인 노래
-
반주자의 위상
-
1920년대의 디지털 녹음?????????
-
정천식님께... BWV1025에 대한 견해입니다...
-
역사상 최초의 녹음 - Mary had a little lamb.
-
전설의 부활 - 위젠느 이자이의 연주
-
世네car.... 님....이 궁금해 하시는 것들...
-
종소리의 여러가지 버전...
-
박두별 선생을 아시나요?
-
베드로의 통곡
-
바이올린소나타 BWV1017의 첫악장....
-
문제의 제기
-
[re] 바로크시대의 연주 스타일.... ^^
-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
Milan Tesar 의 "Aria"
-
[re] Milan Tesar 의 "Merry-go-round"
-
[re] Milan Tesar 의 "Intermezzo"
-
[re] Milan Tesar 의 "Aria"
-
[까딸루냐 자장가] Mareta, mareta, no'm faces plorar
-
Morel - Gershwin Medley
-
[까딸로니아 민요] La pastoreta
-
[까딸로니아 민요] El mestre
-
[까딸로니아 민요] L'hereu Riera
-
[까딸로니아 민요] La nit de Nadal
-
[까딸로니아 민요] La filla del marxant
-
'상인의 딸' 가사입니다.
-
[까딸로니아 민요] La filadora
-
[까딸로니아 민요] El testament d'Amelia (내용추가)
-
[까딸로니아 민요] El Noi de la mare
-
[까딸로니아 민요] Canco del Lladre
-
호르헤 모렐이 누구야?
-
[re] Vieaux의 연주로 들어보는...
-
페라이어... 이건 에러야~ -_-;
-
12월 6일 도메니코니 연주회 후기 - I'm just a guitar player.
-
잘자요
-
Mikulka의 연주 - The toy soldiers
-
깔레바로 - Tamboriles
-
깔레바로의 깜뽀 - 베니테스의 연주
-
매력적인 쇼루 - 그대는 어디를 떠돌고 있나
-
쇼루(Choro)에 대하여
-
The girl from Ipanema(오오하기 야스지)
-
피아졸라 - 천사의 죽음(원곡)
-
피아졸라 - 천사의 죽음(베니테스)
-
피아졸라의 Oblivion(망각)
-
피아졸라의 밀롱가
-
피아졸라의 대표곡은?
-
[re] 피아졸라의 음악은 과연 탱고인가 ?
-
혹시 Leonardo Balada의 Apuntes for Four Guitars 들어볼수 있을까요?
-
도깨비불의 노래
-
음악과 수학(1) - 음악의 엔트로피
-
John Dowland의 "What if I never speed"의 악보
-
[re] 당시엔 이런게 유행이었나봐요... ^^
-
Bach의 푸가의 기법 12번에 대하여
-
바흐의 역행 카논
-
한국 전통음악 좋은곡으로 추천해 주셔여~~^^
-
황병기 가야금 작품집을 추천합니다.
-
류트조곡 연주자소개.(사랑방님의 글)
-
비욘디와 에우로파 갈란테의 레코딩 모습... 비발디..."con molti strumenti"
-
데이비드 러셀의 옛 내한공연에 대한 질문입니다..
-
트레몰로~
-
트레몰로의 교과서연주.
-
트레몰로에 대한 변증법적(?)인 고찰..........(지얼님글 퍼온글)
-
트레몰로에 대한 투정.
-
클래식 기타의 "꽃" 트레몰로...
-
트레몰로 주법의 처리
-
[re] 악기별 트레몰로 주법
-
밥할때 불의세기.
-
유명연주자의 트레몰로감상후기(러쎌, 바루에코,윌리암스)
-
적어도 이 두곡 만큼은여...
-
완벽한 트레몰로란?
-
트레몰로에 관하여
-
파크닝의 알함브라...
-
Gila's lullaby
-
La Guitarra California 2003 (후기)
-
bluejay님 미국사라여?
-
Lecture of Jordi Savall... Early Music Today...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