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용 전주 황추찜닭 공연 후기.

by 오모씨 posted Mar 31, 200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제목 없음

junju3.jpg

롤랑디용의 공연이 어제 전주에서 있었습니다...^^
<이 사진은 후반부에 찍은 것입니다.>

 

junju4.jpg

수님과, 배장흠님, 그리고 오모씨는 서울 공연이 못내 아쉬워 다시 전주로 향했습니다.
가다보니 어느 휴게소인데, 2층에 아주 예쁜 공간이 있어 커피 한잔 하면서 한 컷 ^^

 

junju6.jpg

전주에는 너무나 많은 공연장이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다니는 중에 너무나 많은 공연 관련 장소들을 보았습니다.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너무나 소리도 좋고 깔끔하고 예쁜 연주홀이 있었습니다.
제 눈길을 끈 것은 이 '어린이 놀이방'...
엄마 아빠도 아기들 데리고 와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한 배려가 엿보이는 그런 홀..

2층엔 카페도 있었는데 한달에 공연하는 보름 정도만 연다네요....
하지만 아주 다양한 먹거리가 있었습니다...^^ 에스프레소가 2000원인데, 아주 진하고 맛났습니다.
주먹밥을 빵과 함께 파는게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junju5.jpg

<전반부 연주 모습. 악기는 메이드인코리아. 악기는 기타매냐에서 말하기에 민감한 사항이므로 이쯤 함>

디용은 이날 마이크를 대지 않았습니다.
손님은 대략 60여명....^^;
지방공연이지만 적은 관객이 좀 아쉬웠지만, 덕분에 홀의 울림은 방해받지 않아 아주 좋았습니다.^^

디용은 서울과 거의 비슷한 프로그램을 하였으나, 소르의 곡은 다른 곡을 연주했고,
서울에선 1,2악장만 한 어떤 곡을 전주에선 1,3악장 연주했습니다.ㅋ

마이크를 쓰지 않았지만, 소리는 무대를 메울만큼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연주는 악기가 바뀐 탓인지(전반부엔 흰점박이 기타로 연주했습니다)
약간의 미스텃치가 있었지만(서울에선 거의 퍼펙트했었죠)
그 음악이 어디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비록 마이크를 썻지만, 소리가 관객들에게 전달됨은 서울이 더 나았고, 연주자도 서울 공연에서 더 심취했던 것 같습니다.

이날 공연을 보고 좋은 연주를 끌어내는 절반의 몫은 관객에게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좋은 공연은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몰입하는 것이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요구나, 주입이어선 안되는 것 같았습니다.
서울에 비해 전주 공연은 연주자의 흥을 충분히 끌어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 수에 비해 가족적인 느낌의 서울공연에 비해 적은 사람들이었지만 무거운연주가 전주공연이었다 생각합니다..^^;

연주자는 관중과 함께 호흡하고싶어합니다.
그것이 관중을 위한 귀만를 혹하는 연주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관중과 연주자가 궁합이 딱 맞아 떨어질 때 연주자의 초능력이 나옵니다.
그렇게되면 서로에게 감동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연주를 볼 때 좀 더 크게 비명소리 지르고, 크게 박수를 쳐야겠습니다.^^

 

junju2.jpg

<프로아트 두 여직원분, 프로아트사장님, 배모씨, 롤랑, 수님>

공연이 끝나고 롤랑이 식사를 하는 곳에 합류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맛난 찜닭과 스파게티 찜닭을 먹고 백세주를 한잔 하면서 제가 부탁을 했습니다.
"캔아이&%^&^%&*^%*^%# "==> 이걸 프로아타사장님이 롤랑에게 통역해 주셔서 롤랑의 악기를 구경 할 수 있었습니다.ㅡㅡ+

롤랑의 악기는 정말 훌륭한 악기였습니다.
일단 큼직하고(네크도 크고 줄간격도 넓고, 통은 잘 모르겠으나 컷을듯...)
악기의 구석 구석 신경을 안쓴데가 없는 훌륭한 악기였습니다.
소리 또한 크고, 여음이 너무나 길고, 배음 좋고, 촉촉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꿈같은 악기였습니다.
(배모님 왈, 일산에 있는 S기타 콰르텟 중 한명이 가지고 있는 악기가 이거보다는 좀 더 낫지 않나..했습니다. 전 그 악기를 살짝만 소리내 본적이 있어서 평가는 힘듭니다.)

악기를 꺼내달라고한건 저였는데 튜닝 좀 하고 있으니 배모님이 잠깐 나와보라하면서 악기를 뺏은 후 줄창 쳐대기 시작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디용이 배모님 악기를 꺼내더니, 배모님이 연주하는 곡에 즉흥적인 연주를 입힙니다.
이런 진풍경은 수년 전 도미니코니와 실비아의 듀오 공연 앵콜 때 즉흥으로 이중주를 해내던 것 이후엔 첨봅니다.

흔히 째즈를 공부한 사람들이 서로 주고받고 즉흥을 하지만,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들의 즉흥의 특징은 단순한 멜로디와 화음의 진행이외에 '다성'의 느낌을 살린다는게 특이했습니다.

롤랑은 제가 본 기타를 '갖고노는' 두 번째 사람입니다.

junju1.jpg

<배모씨가 뭐라뭐라 말하자 못알아 듣는 롤랑>

기타를 잡은 롤랑은 범접할 수 없는 대가가 아니었습니다.
악기를 잡는 순간 그는 그냥 기타를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없습니다.

기타는 그의 아드레날린입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기타를 잡으면 놓을줄을 모릅니다.

어제 즉흥곡만 십여 곡을 친것 같습니다.

기회를 놓칠새라 우리는 돌아가며 원하는 곡을 쳐 달랬습니다.

빌라로보스... 샹송....쇼팽.....미스티....등등.......

정작 무대에서의 공연은 합쳐서 1시간을 좀 넘겼지만,
황추찜닭집에서의 공연은 2시간 30분은 더 한 것 같습니다.

마스터클라스에서 디용의 음색은 거칠고 탁하고 그리 좋지 않았는데
찜닭집에서의 디용의 음색은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의 성품처럼 부드럽고 담백했고 자유로왔습니다.

그가 한국산 말보로 담배에 필이 꽂힌 듯 하여 수님이 선물로 말보로 한갑을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준비한 비장의 카드 '혁님이 으니님에게 선물한 그 곡'을 드렸습니다.
곡을 쭈욱 보더니 배모씨에게 쳐 보라 했습니다.그리고 롤랑이 악기를 받아 후반부를 연주했습니다.
초견에 필 빡빡 넣어서 하모닉스도 마구 넣고 대략 혁님의 악보를 떡주므르듯 하더니,
"디스 피스이즈 베어뤼~ &%$&^#&^$#&%$#&%$"뭐라 했습니다.

 

황추찜닭2.jpg

<맘씨좋은 황추찜닭사장님과 롤랑의 스마일~ PR : 황추찜닭은 전북대 정문 우측에 있습니당.>

원래 찜닭집은 10시경에 끝나는데, 저희가 눈치없이 기타치고 노니까 아무소리도 안하시고
오히려 함께 음악을 즐겨주셨어요... 사장님도 기타 너무 조아하신데요~
좋은 음악 들어서 고맘다면서 오히려 술도 한병 쏘셨어요 ㅠ.ㅠ
저희가 12시까지 놀고나왔으니... 죄송스러워라^^;

찜닭집을 나와 저희는 서울로 향했답니다..^^

 

롤랑은 샹송 전문 연주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쇼팽 전문 연주자도 아니고,
글타고 재즈 연주자도 아닙니다.

즉흥을 연주한다고해서 재즈라는 장르속에 그를 집어 넣으려 한다면, 국악하는 사람들도 다 재즈 하는 사람들입니다.ㅡㅡ;

우리가 그토록 집학하는 '재즈냐, 클래식이냐, 쇼팽이냐, 바리오스냐, 바하냐..'하는건 그에겐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재즈냐, 클래식이냐, 쇼팽이냐, 바리오스냐, 바하냐..'하는 나름대로의 잣대로 그를 평하기보다
"저것이 롤랑이냐?"가 더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바하에 취향이 있다해서 모든 연주자가 원전연주를 하는 정격연주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욕심이 과한 것입니다.
재즈에 취향이 있다해서 모든 연주자가 연주하는 재즈풍의 곡을 재즈 전문 연주자가 연주하듯 해야 한다는 생각도 오버입니다.

어떤 연주자는 엤 것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있고
반면 어떤 연주자는 자신이 역사의 한 부분이 되길 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너 그거 바하아냐! 너 그거 재즈아냐!"라고 말한다면,
후자의 경우라면 "어~~ 이건 나야!"라고 말할것입니다.

음악의 역사가, 그 다양한 장르가 롤랑이라는 한 기타를 사랑하는 이의 가슴 속에 녹아있는 것일 뿐이고,
우리가 무대에서 즐기는 연주는 '롤랑이 연주하는~~#$#$'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의 연주가 보편성이 없다든지, 지나친 개인주의로 흘렀다든지는 전혀 생각 않습니다.
마스터클라스에서 그가 말한 바를 보면 '충분히'공부하고도 남은 그 입니다.
(충분히 공부치 않고 자신의 음악세계만 내 세우면 대략 좃치안타)

롤랑에게 있어서의 음악사는 롤랑이라는 짐검다리를 짚고 지나갈 것입니다.
기타사적 의미로 볼 때 롤랑이라는 사람은 다양한 장르를 끌어와 자신의 세계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건 결론내길 좋아하는이들의 평일 뿐일테고,
그는 그저 기타를 잡으면 그냥 저렇게 좋을 뿐이고,
살아오면서 소르를 만나면 소르에 빠져보고, 바하를 만나면 바하에 젖어보고,
재즈도, 샹송도 그의 역사 속에 그렇게 버물러질 뿐입니다.
그는 그저 그것을 기타라는 악기를 빌어 곡을 써내려가고 연주할 뿐일 것입니다.

이상은 제가 어제 그의 '황추찜닭 공연'을 보고 느낀 점입니다.

 

OmoSSi

 

아래는 초저녁에 먹은 전주 '고궁'의 전주 한정식중 일부~~ !!!

junju11.jpg
<해물신선?로>

junju10.jpg
<전주비빔밥 비빔거리들>

junju8.jpg

 <사치스러운 그릇의 전주비빔밥>

 

* 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4-08 16:19)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