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곡을 연주한다는 것...

by 황유진 posted Mar 17, 200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이전에..
겁없이 바하곡을 연습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제 귀에도..
fuga의 선율은.. 너무 아름다웠죠..
(물론.. 그 경이로운 화성적 구조나 대위법적 연결을..
감히 상상도 못했었지만..^^;)

덕분에.. 난생 처음 무언가에
'집착' 이란걸 하게 되었는데요..
저 자신도 놀랄 정도로..
기타에 매달리게 됐습니다..  

제터치가 바하적인 소리를 내기엔..
턱없이 부족하단걸 알았고..

한달에도 몇번씩 터치를 바꾸는 등..
너무나 먼길을 돌아서..
간신히 들어줄만한 소리를 찾았습니다..

아..그 때의 기쁨이란..
장님이 눈을 떴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섣부른 자기만족이란걸 깨닫는데는..
그리..오랜 시일이 걸리지 않았습니다..ㅡㅡ;

지금의 선생님 앞에서 자신있게 연주를 하고..
칭찬을 기대한 제게.. 날아오는 혹독한 비판은..
충격 그 자체였죠..T.T

그걸 이기는데는 많은 술과 불면의 날이.. 필요하긴 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배우고..
분석하고.. 소리내는 일은 즐거운 일이었죠..

덕분에.. 어느 정도의 진척도 이뤄지고..
나름대로의 이른바 '개똥철학'이 생기더군여..ㅎㅎㅎ

이론.. 이런걸 말하려는게 아니었는데...T.T
사실은..

(여기까지 읽으신..
굴지의 인내심을 가지신 분들은..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일종의 슬럼프겠죠?
모종의 강박관념이..바하연습을 어렵게 하네요..

정갈하고 투명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톤..
바하적인 틀을 유지하면서도.. 자유스러운 호흡..
혹시 내가 못찾아낸.. 음의 연결은 없는지 하는 두려움..
아니..거창스럽게 이런걸 말하기도 전에..
조금만 쉬고나면.. 뚫린 댐구멍처럼 쏟아져 나오는 삑사리들..
중반에 이르기도 전에.. 쇠진해버리는 힘..

'수'님의 말씀처럼..
그게 아니더라도..처음처럼..
벅찬 기쁨에 연습을 해야하는데..
그게 아니더라도..
내 주제파악을 하고.. 욕심을 버리고..
꾸준히 해야 하는데..ㅋㅋ

당분간은..(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도 좀 만나고..
다른 일을 해야 하나 봅니다..T.T
* 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3-19 09:20)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