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43.135.89) 조회 수 5269 댓글 0
◆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선구자 - 솔레르 신부 ◆

  별첨 파일은 솔레르 신부의 대표적인 작품인 "판당고(Fandango)"이다. 보케리니의 판당고와 비교해서 들어보면 화성진행에 대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판당고는 전형적인 하강하는 연속된 3화음(VIII-VII-VI-V, 즉 Am-G-F-E의 코드진행)이 자주 나타난다. 이 곡은 하프시코드를 위한 작품인 만큼 원래대로의 연주를 들어보겠다. 연주는 라파엘 푸야나(Rafael Puyana)이다.

+++++++++++++++++++++++++++++++++++++++++++++++++++++++++++++++++++++++++++++++++++++++++++++++++

◆ 솔레르를 연주한 음반

  솔레르 신부의 작품을 연주한 음반은 유명 작곡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상당수가 나와 있다. 그러나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에 집중되어 있다. 우선 꼽을 수 있는 음반으로 라로차(Alicia de Larrocha 1923~) 여사가 연주한 소나타가 있다. 라로차 여사가 연주한 스페인 음악에 관한 음반은 안심하고 골라도 좋다. 그녀가 스페인 출신이기 때문에 스페인 음악이 갖는 정서 누구보다도 잘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5세에 연주회를 열었을 정도로 천재적인 소질을 보였고 그라나도스(E. Granados 1867~1916)의 제자인 마샬(F. Marshall)로부터 피아노를 배워 스페인 음악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녀가 남긴 솔레르 신부의 음반은 모두 5종인데 여기에 소개하는 음반은 스페인의 작곡가 호아킨 닌(  Joaquin Ninn 1879~1949)이 1925년에 파리에서 출판한 <16곡의 스페인 옛 소나타곡집>에 수록된 것 중에서 솔레르 신부의 소나타 8곡을 골라서 연주한 것이다. 1925년은 솔레르 신부의 음악이 거의 소개되지 않던 시기였는데 닌의 이런 작업은 현대인에게 솔레르를 알린 공적이 크다고 하겠다.

  솔레르 신부의 생전에 작품이 출판된 것이 소수였고 자신의 작품에 번호를 붙이지 않은 것이 많았기 때문에 200여 곡에 달하는 소나타를 "소나타 xx장조"라는 식으로 표현해서는 구분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에 의해 번호가 부여되었는데(대략 9종이 있다) 음악학자 사무엘 루비오(Samuel Rubio 1912~1986) 신부가 붙인 번호를 많이 사용한다. 그의 이니셜을 따서 'S.R. XX번'이라는 식으로 표기하는데 154번까지 번호가 부여되어 있지만 많은 작품들이 누락되어 있다.

  라로차 여사의 피아노 연주는 스페인의 민속성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매우 정제되고 세련된 표현이라 솔레르의 음악이 갖는 음영을 기막히게 잘 드러내고 있다. 역시 대가다운 솜씨다.

   필립스에서 녹음한 라파엘 푸야나의 음반은 원래 작곡된 대로 하프시코드로 연주하고 있다. 이 음반에는 6곡의 소나타와 두 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콘체르토 1곡, 그리고 솔레르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판당고(Fandango)》를 수록하고 있다. 판당고는 18세기에 스페인에서 크게 유행한 3박자의 춤곡인데, 프리지아 선법(Phrygian Mode)에 기초를 두고 있다. 장조와 단조에 오랫동안 길들여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리지아 선법에 의한 이 곡을 단조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명백한 잘못이다.

  스페인 음악에 이 같은 형태가 특히 자주 나타나는 것은 아랍지배의 영향 때문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다. 이 곡에는 전형적인 하강하는 연속된 3화음(VIII-VII-VI-V, 즉 Am-G-F-E의 코드진행)이 자주 나타나는데 이는 판당고가 말라가 지방의 춤곡인 말라게냐(Malaguena)에서 파생된 때문으로 보인다. 판당고는 으뜸화음(I)으로 마치는 것이 아니라 연속된 하강하는 3화음 진행 후 딸림화음(V)으로 마치는 이른바 '도미난트 마침'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판당고는 하프시코드의 류트 스톱(Lute Stop 줄에다 펠트를 달아 여운을 짧게 하는 일종의 장치)을 교묘히 사용하여 음색의 변화를 주고 있어 무척 재미가 있다. 이는 기타에서 오른손 손바닥을 줄에 가볍게 대고 연주하는 피치카토 주법과 아주 유사한 효과를 내고 있어 기타적인 어법의 원용으로 보인다.

  솔레르 신부는 오르간 주자로 음악생활을 시작한 만큼 오르간의 명수였다. 그러나 의외로 오르간을 위한 작품은 많지 않다. 6곡으로 구성된 《두 대의 오르간을 위한 콘체르토》는 무척 재미있는 작품이다. 고전파나 낭만파 음악에서 자주 나타나는 관현악 반주에 독주악기가 나오는 화려한 콘체르토가 아니라 '조화시킨다'는 의미를 가진 앙상블이다. 하지만 솔레르의 이 작품은 화려한 협주곡 이상으로 오르간의 다양한 음색을 즐길 수 있다.

  솔레르 신부는 이 작품을 제자인 돈 가브리엘 왕자와 함께 연주했다고 하는데 엘 에스꼬리알 수도원에 있는 오르간은 2대의 오르간처럼 연주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오르간은 여러 가지 스톱 장치(일종의 스위치)에 의해 다양한 음색의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또 오르간은 그 설계가 서로 달라서 동일한 오르간이란 없으므로 여러 가지 음색의 변화를 추적해보는 것이 중요한 감상 포인트다.

  스페인의 오르간은 다른 지역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즉, 스톱 분할(메디오 레히스트로 Medio Registro)이라는 장치가 있어서 왼손(저음)과 오른손(고음)이 각기 다른 스톱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파워 빅스(Power Biggs)와 다니엘 핀크햄(Daniel Pinkham)이 연주한 콜럼비아의 녹음은 하바드 대학의 박물관에 설치된 오르간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오르간은 바로 스페인의 오르간을 모방한 것이라고 한다. 올레그 야첸코(Oleg Yachenko)와 발레리 카미쇼프(Valeri Kamyshov)가 연주한 멜로디아의 녹음은 사용한 악기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2번과 5번은 오르간과 하프시코드로 연주하고 있어 이채롭다.

◆ 리뷰에 사용된 음반 목록

타이틀 : Music for Harpsichord
연주 : Rafael Puyana(Harpsichord)
녹음 : Philips SAL 3658(LP)

타이틀 : Eight Sonatas
연주 : Alicia de Larrocha(Pf)
녹음 : Decca 433 920-2(CD)

타이틀 : Six Concertos for Two Organs
연주 : Oleg Yachenko(Organ) & Valeri Kamyshov(Organ & Harpsichord)
녹음 : Melodya C10 26481 007(LP)

타이틀 : Six Concerti for Two Organs
연주 : Power Biggs(Organ) & Daniel Pinkham(Organ)
녹음 : Columbia ML 5608(LP)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14 작곡에 관해 훈님에게 질문 11 궁금 2012.05.29 10725
1113 작곡가philip rosheger에 대해 질문드립니다.^^ 2 티트리 2013.02.21 16337
1112 자유로운 영혼: 집시 8 고정석 2001.12.17 5645
1111 자신의 순결을 뿔로 범하게 될 젊은 처녀 30 file 1000식 2004.09.16 8297
1110 일을 마치고 8 느끼 2005.02.11 5170
1109 일랴나님... BWV1027-1029에 대해서!!! 3 신동훈 2002.01.28 7657
1108 인터넷악보의 위험성. 10 인터넷악보 2006.02.22 6365
1107 인터넷 기타 라디오 방송 왕초보 2000.10.10 4485
1106 인류 평화의 염원이 담긴 새의 노래 4 정천식 2004.03.15 5585
1105 인간이 낼 수 있는 가장 낮은 목소리는? 7 정천식 2003.12.25 8572
1104 인간의 목소리... 비올 9 이브남 2005.01.10 5548
1103 이해되지 않는국수? 5 2001.08.16 4539
1102 이필수님 초청 화성학강의 2022.09.27 1800
1101 이탈리안 각설이 타령 9 정천식 2003.12.27 6066
1100 이창학님께 감사드립니다.[핑크 플로이드 찬가] 8 최성우 2001.07.07 4551
1099 이중주? 하하하.... 2000.09.29 4704
1098 이성우&올리버 연주회 후기.. 형서기 2000.12.11 4057
1097 이빨로 물어 뜯기.. 변소반장 2000.12.15 4008
1096 이번에는 큰바위 얼굴 아저씨에게서 매니악 2001.02.27 4134
1095 이번에 기타콩쿨에 나가는 칭구에게 보내는편지. 3 콩쥐 2006.05.21 5835
1094 이번 논문에대한 자평과 감사의 글.. 2 으랏차차 2002.06.12 4695
1093 이미경 Who, " violinist / 뮌헨음대 교수 " < 발췌문 > 4 jons 2012.03.09 18218
1092 이럴수가....0.0;; 형서기 2000.10.16 4110
1091 이런 곳이 다 있네 ^^ 초보작곡가 2000.08.02 4688
1090 이곳은...다른세상 file whisky 2000.08.24 4830
1089 이곡은 유명한 기타버전이 있습니다. 미니아부지 2000.10.24 4126
1088 이곡 제목 뭔지 아시는분? 7 차차 2003.07.24 5651
1087 이것보쇼... 3 기타새디스트 2003.06.04 4665
1086 이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어요^^ 망상 2001.03.11 4139
1085 이 사람을 아시는지? 1 file 바리바리 2001.04.17 4740
1084 이 사람도 아는지? 1 바리바리 2001.05.02 4140
1083 음질은 료벳꺼보다 세고비아가 오히려 나아요... 신정하 2000.10.10 5623
1082 음울한 날씨...문득 생각난 모짜르트 레퀴엠. 형서기 2001.02.23 4461
1081 음악하는 사람이 공부를 못한다는 의견에 대해 - 음악의 천재들 에피소드 소개 3 으니 2006.09.06 7149
1080 음악의 호불호에도 객관적 보편타당성이 존재하는가? 1 gmland 2003.08.29 4934
1079 음악의 편가르기.....클래식과 대중음악등등.....의미없음. 2002.02.01 5115
1078 음악의 예술성과 과학성, 음악과 음학 10 gmland 2003.06.11 5802
1077 음악의 상대성과 절대성. 1 2005.06.17 5724
1076 음악영화."투게더".....감독(첸카이거) file 콩쥐 2005.11.21 14790
1075 음악에서의 호불호 6 2003.08.29 6233
1074 음악성이란 그 무엇을 좇아서.... 44 그림이 2006.02.22 9389
1073 음악성이란 그 무엇을 좇아서.... 26 그림이 2006.02.22 6363
1072 음악사에 있어서 마지막 화가는 바흐다... 4 채소 2002.01.17 5116
1071 음악듣다 운 얘기하라고요? 고은별 2000.09.15 4779
1070 음악듣기.... 반성... 3 채소 2001.08.26 4163
1069 음악도 분명히 현재의 모습을 반영하는 곡들이 지금가득합니다. 9 cool 2003.06.23 4193
1068 음악과 이념 - 알베니스의 피아노 협주곡을 중심으로 6 file 1000식 2007.02.06 12592
1067 음악과 여백 1 느끼 2005.02.20 6413
1066 음악과 수학(2) &#8211; 피타고라스 음계와 선법 1 bluejay 2004.02.17 9048
1065 음악과 수학(1) - 음악의 엔트로피 33 file bluejay 2003.11.20 7379
1064 음악과 수학 - 순정조와 평균률, 그리고 기타의 조율 10 bluejay 2008.03.24 20008
1063 음악과 색채.... 7 채소 2001.06.27 5894
1062 음악과 미술에 대한 잡생각 41 쏠레아 2009.10.09 15343
1061 음악과 관계된 영화 추천해 주세요 42 2006.05.23 6637
1060 음악가를 까대지 말고..... 3 가난한 유학생 2001.05.23 4664
1059 음악?? 5 강민 2001.08.22 4293
1058 음악 이론수업의 문제점 2 문제 2014.07.07 8468
1057 음악 - 어떻게 들을 것인가 4 1000식 2005.03.29 5997
1056 음반장님 보세요. 2000.12.25 4015
1055 음반 게시판을 보세요!!! 음반방장 2000.10.05 4742
1054 음... 사라진 바하의 협주곡들... ㅡㅡ; 9 신동훈 2002.03.30 4838
1053 음... 그냥... 무제입니다... 6 캬슬 2001.05.23 4190
1052 음... 1045번... ㅡㅡ+ 5 신동훈 2002.04.12 4506
1051 음.. 리얼은여... 변소반장 2000.10.17 3995
1050 윤소영............바이올리니스트. 5 2002.09.26 6336
1049 윤디 리 콩쥐 2007.12.06 13010
1048 유명연주자의 트레몰로감상후기(러쎌, 바루에코,윌리암스) 64 2003.11.18 6158
1047 유구음계와 조선 전통음계의 비교 - 나운영 선생의 이론 소개 file gmland 2003.05.07 8815
1046 윌리엄 크리스티의 베를린필 데뷔연주! 1 고충진 2002.10.24 4101
1045 윈도XP를 위한 앙코르 아직 안 나왔나요?? 4 병욱이 2002.08.10 4233
1044 위의 책이 집에 도착해서.. 3 눈물반짝 2001.06.01 4288
1043 위의 글을 읽고... 6 지나가다 2004.02.06 5737
1042 원전연주의 의미 17 으랏차차 2002.01.23 4619
1041 원전연주 이야기(9)원전연주 단체-피노크와 잉글리쉬 콘써트...일 신동훈 2001.12.03 4358
1040 원전연주 이야기(8)원전연주 단체-아르농쿠르와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투 신동훈 2001.11.15 5059
1039 원전연주 이야기(7)원전연주 단체-아르농쿠르와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원 신동훈 2001.11.15 4868
1038 원전연주 이야기(6)원전연주에 쓰이는 악기는...서이!!! 10 신동훈 2001.11.02 4862
1037 원전연주 이야기(5)원전연주에 쓰이는 악기는...둘!! 2 신동훈 2001.11.02 5458
1036 원전연주 이야기(4)원전연주에 쓰이는 악기는...하나! 3 신동훈 2001.11.02 4359
1035 원전연주 이야기(3)바하음악에 있어서 원전연주의 의미... 3 신동훈 2001.11.01 4772
1034 원전연주 이야기(2)요즘에 있어 원전연주가 필요항가... 13 신동훈 2001.11.01 4647
1033 원전연주 이야기(14)원전연주 단체-사발과 에스페리옹20...二 신동훈 2001.12.06 4562
1032 원전연주 이야기(13)원전연주 단체-사발과 에스페리옹20...一 신동훈 2001.12.06 4354
1031 원전연주 이야기(12)원전연주 단체-쉬뢰더와 카펠라 사바리아...Dos 신동훈 2001.12.04 6124
1030 원전연주 이야기(11)원전연주 단체-쉬뢰더와 카펠라 사바리아...Uno 신동훈 2001.12.04 5930
1029 원전연주 이야기(10)원전연주 단체-피노크와 잉글리쉬 콘써트...이 신동훈 2001.12.03 4411
1028 원전연주 이야기(1)원전연주란... 5 신동훈 2001.11.01 4673
1027 원로 윤형근 화백의 예술 이야기. 3 아랑 2003.04.09 5305
1026 웅찬님이 소개한곳 넘 멋져요~ 2000.10.25 4222
1025 웅찬님 환영합니다. illiana 2000.10.24 4031
1024 웅수씨, 나도 피아노를 위한 콘체르또 듣고파용 2000.12.17 4115
1023 웅수님 홈에서 아주 잘 쉬었다가 갑니다..^^ 정성민 2000.07.02 5026
1022 울티모트레몰로 versus 알함브라궁의 추억 아마쳐 2001.03.29 5269
1021 울 성생님은.... 2000.09.21 4398
1020 운지와 탄현에 대한 몇 가지 고민 탁구공 2017.01.09 6578
1019 운지에 대한 내 생각은 이러합니다. gmland 2003.04.09 4314
1018 우와~ 고맙습니다~ 라라 2000.11.30 3810
1017 우선 연주자와 음반부터... 3 신동훈 2001.10.31 4421
1016 우메~우째이런 황당한 이야기 거리가...... 명노창 2000.07.12 4887
1015 요즘은 코윤바바와 이파네마에 폭 빠져 있답니다.. *^^* 3 아따보이 2001.07.16 4792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