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방 한구석에 쳐박혀 있던 턴테이블을 회생시키기로 결심하고
CDP를 과감히 버리고 오됴시스템을 새로 세팅했다.
물론 어줍지 않은 시스템이지만... -_-;
결론은... 엘피를 들을수 있다는것!
얼마 되지도 않는 엘피를 리뷰한다구 몇장 들추다가
애띤(^^;) 소녀의 얼굴이 담긴 재킷이 눈에 들어왔다.
60년대 트롯앨범에서나 볼 수 있을듯한 배경과 표정, 시선...
약간 왼쪽으로 돌아간 사진 앵글이... 환/상/ ...이다!
정경화...
그녀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놀랍기 보다 반가움이 앞섰다.
.
.
레코드점에서 이걸 발견하고 주저없이 집어 들었는데...
아마... 정경화의 유일한 바하곡 녹음일 것이고....
특히 20대 초반의 꽃.다.운 나이에 연주했다는 것이 맘을 끌었다.
바하의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이 아니라 아쉬운 감이 들었지만
그녀의 바하 연주라는데... 충분히 만족할만 했다.
샤콘느가 있는 파르티타 2번과 소나타 3번... 두곡이 들어있다.
본격적으로 샤콘느 이야기를 하자면...
많은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이 곡을 연주했으며,
그들중엔 테크닉은 물론 원숙미 넘치는 대가들도 있다.
나는 감히 -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표현이 어울린다 - 그녀를 의심했다.
"어린 나이에 좀 어려운 곡이 아니었을까..."
15분의 긴 곡을 듣고 난 후
어린 그녀의 머리와 가슴속엔 무엇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맴돌았다.
실로 대단한 연주였다.
급하지도 늘어지지도 않는 적당한 템포..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확실한 테크닉..
강하면서도 부드럽게 무리없이 이어지는 프레이즈..
열정적으로 폭발하면서 절제된 음들..
그리고 그녀의 연주엔...
한국여성에게 느껴지는 정갈함과 단아함이 있다.
정경화의 연주는 정격연주도 원전악기를 사용한것도 아니다.
더우기 바로크 냄새도 나지않고 바하답지도 않다.
하이페츠의 바하연주는 그래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중요한건 바로크답게... 바하답게...가 아닐것이다.
연주자의 감성과 의지가 곡에 어떻게 배어있는가...일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샤콘느에 그대로 녹아있는듯했다.
.
.
사실...
대가급의 울나라 연주자들이 국내에선 다소 홀대받는 편인데...
-_-;
최근에 이 음반이 국내에 출시되었고...
정경화의 사콘느 연주를 한번쯤 추천하고 싶다.
Comment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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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am님 반가워요. 한동안 안 보이시더니... 이 음반 보니까 옛날 생각 많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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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대가급 연주가가 홀대 받는다기보다는 아직 대가급에 못미치는 분들이 혹 그렇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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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이브남님도 엘피로 듣는군요...정경화...그 동양적인 섬세한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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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식님도 잘 지내시죠? ^^ 이번에 카트리지 구하느라 고생 좀 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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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연주자들이 대가... 이런걸 떠나더라도 외국연주자에 비해 관심이 덜한거 같고... 그래서 홀대라는 생각을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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