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남자와 그여자의 사정.

by 눈물반짝 posted Aug 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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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어떠어떠한 기회가 생겨서
일본 애니 씨디가 10장이 생겼다.

그 많은 것들 중 어떤 것을 볼꺼나..하고 고민하던 중에 한 친구에게
'그남자와 그여자의 사정(彼氏彼女の 事情)'이라는 게 잼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것부터 보기 시작했다(에반게리온을 만든 사람이 만든거라는데).

보다가..갑자기 나오는 마적...의 주제부분...하며..
가장 인상적으로 음악이 들렸던 부분은...골드베르그 협주곡중 제 1곡 아리아 였는데...
그 아련한 영상하며, 그 장면이 음악과 너무나 절묘하게 들어맞았던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엄청나게 소박한듯 하면서 애잔한듯 하면서, 느린...그 장면에서도 묘사되었지만,, 나비가 날고..산들바람에 모자가 날아가는 그런 모습들과 너무 잘 어울렸었던 같다. 그 장면 자체는 (나의 정서에는 잘 맞지 않는)고등학교 1학년생 들의 정사(?)신이었지만... 글쎄... 전체적으로 너무나 음악과 장면들이 잘 어우러졌다는 느낌이 든다.

예전에 잉글리쉬 페이션트란 영화를 봤을 때, 생각나는 하나의 장면이 있는데...다 낡은 피아노를 누런 빛이 나는 낡은 집에서 쥴리엣 비노쉬가 치는 장면... 그 영화를 봤을 당시엔 이 곡을 잘 몰랐지만...그 기억에 나는 그 장면엔 분명히 골드베르크 협주곡이 흘러나왔을 것이다...

골드베르크라는 귀족이 잠이 들지 못하여 바하가 그를 위해 작곡한 곡이라 들었는데(그 당시엔 축음기가 없었기 때문에 그 조카인가 누군가가 그 귀족을 위하여 밤새 이 곡을 연주를 했단다)...나라면 이 곡을 들으면서 잠을 자지는 못했을 것 같다..오히려 더 정신이 말똥말똥해 지지 않았을까..

우연히 얻게 된 이곡의 mp3는, 쳄발로 연주에 낡은 레코드 판의 느낌이 나는(영화로 치면 비내리는 화면의) 다소 낡은 듯한 느낌의 소리를 내주었다.
그 소박함이란...과거를 그립게 하고... 과거에 눈물짓게 만들고... 어두침침한 창고의 틈새로 비추는 한줄기의 햇빛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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