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건.

by 눈물반짝 posted Dec 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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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론에 전부터 글을 올리고 싶었지만...이제야 올리네요..(게을러서--;;)

제 생각에, 가장 중요한 건, 아포얀도냐 알아이레(티란도)냐가 아니고 '곡을 얼마큼 잘 소화해 내느냐(잘 치느냐)'인 것 같습니다.

후배들을 봐주다가, "그 부분을 좀 부드러우면서도 가볍게 쳐 봐"라고 요청을 하면, 대뜸 묻는 소리가 "선배님 그럼 아포얀도로 쳐요, 알아이레로 쳐요?" 라고 묻습니다. 그럼 저는 대답합니다. "아포얀도건 알아이레건 상관 없지만, 분위기만 잘 살리면 돼"

저도 처음에 기타를 배울 때의 방식이 세고비아식의 아포얀도인지라, 아포얀도가 손에 익숙해져 한동안 벗어나지 못하여 한계를 느꼈습니다. 저는 비발디를 즐겨 연주하는데, 아포얀도로 비발디의 그 즐겁고 생기넘치는, 환한 분위기를 내기란 참 어렵더군요(그 때 들은 이야기가 "이미 아포얀도는 특수주법에 속한다"라는 이야기였죠).

뭐, 어쨌건, 만일 누군가가 "멜로디 부분을 아포얀도로 쳐라"라고 말한다면, 그 이유는 '아포얀도로 쳐야 멜로디가 잘 살아나고 곡전체의 분위기를 잘 이끌 수 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바꿔 말한다면 알아이레로 친다해도 멜로디를 잘 살리며 곡 전체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 낼 수 있으며, 그렇게 연주하는 것이 더 편하다면 굳이 아포얀도로 연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아포얀도로도 가볍고 발랄한 분위기(...;;)를 연주할 수 있고, 연주자에 있어 그렇게 연주하는 것이 더 편하다면, 굳이 가볍고 발랄한 분위기의 부분을 '알아이레'로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연주자가 아포얀도 밖에 쓸 수 없다면 곡을 잘 연주하기 위해 이 아포얀도와 알아이레의 구분은 중요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결국 중요한건 아포얀도/알아이레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술하다시피,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확실히 아포얀도는 '한계'가 있습니다. 제가 한참 병아리 시절에, 어떤 워크샵에서 빠른 곡을 연주하는데, 선생님이 "그 스케일 부분을 맑게 쳐봐라"라고 요청하셨었는데, 그 때 당시에 스케일을 알아이레로 연주할 수 없었던 저는, 도저히 선생님이 요청하신 부분을 소화해 낼 수 없었죠.

글이 장황해진 기분이 드는 데, 요점은, "잘 치면 된다"라는 거죠. 곡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 그 자체가 아포얀도/알아이레는 아닌 것 같습니다.

p.s. '알아이레'라는 용어 자체를 재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가 뵌 어떤 독일 교수님은 알아이레라는 말 대신 '티란도'란 말을 쓰시더군요. 알아이레/티란도/아포얀도에 대해선 제가 새내기방의 75번 글에 퍼다놓은 글이 있으니 각각의 차이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는 것도 도움이 되실 듯 합니다.

p.s. 앗. 앞의 글 다시 읽어보니 제가 언급한 내용에 대해 변소반장님이 이미 써놓으셨군요. 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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