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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Gabriel2011.02.17 17:12
만들고나서 박자가 정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4분에 4박자, 5분에 8박자, 10분에 8박자 등등등 그거 다 자연적으로 파생된 것이 아닙니다. 자연적이라면 개도 고양이도 그 리듬을 이해하겠지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것이 익숙해져서 그대로 쓰는 것일뿐입니다. 언어처럼요.

소나타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형식이 아닙니다. 작곡가들이 곡을 만들다보니 그런 형식이 나온 것일뿐이지. 마치 소설이란 장르가 없다가 나온 것 처럼말이죠. 소설이란 장르에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 있는 것 처럼. 비극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선량한 주인공이 있는데 자신의 파멸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져야하는 것 처럼 음악도 그런 구조가 필요한 것이죠.
기존의 형식을 파괴하고 뛰어넘는 음악가들은 흔치 않습니다. 클래식에선 베토벤, 바흐, 쇼팽, 쇤베르크, 바르톡, 스트라빈스키 등등이 그런 경향을 보였죠. 재즈도 그러하고요. 재즈의 창시자가 누군지 제가 몰라 말씀은 못드립니다만, 재즈도 기존에 있던 양식을 뛰어넘어 만든 양식이죠. 그래서 나오자마자 클래식음악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중음악에서 기존의 형식을 지키지 않아도 뭐라고 할 아무도 없어요. 왜인지 아세요?
거의다 기존의 형식을 지키니까요.

가요가 왜 감각으로만 만들 수 있는지 설명해드릴게요.
우리는 어려서부터 엄청나게 많은 음악을 듣고 자라요. 그런데 그게 안타깝게도 국악이 아니라 서양음악이죠. 클래식을 말하는게 아니에요. 서양에서 만들어 놓은 음렬들, 기법들. 그런 것들을 듣고 자라요. 자연스럽게 우리는 장조 단조에 길들여지죠. 그래서 누구나 장조 단조 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악을 한번도 듣지 않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죠. 비발디의 사계를 한번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광고에서 그렇게 때려대는데. 대중음악이든 뭐든 서양에서 만들어놓은 음렬 기법들로 만들어진 음악을 한번도 안들은 사람이 있을까요? 그 감각들이 우리의 음악감각을 지배합니다. 우리는 평소에 그런 지배에 놓여살아요. 사방에서 틀어놓으니까요. 자신이 듣기 싫어도 들어야만 하는 이런 사회에서.
그래서 우리는 이론보다 몸으로 먼저 음악의 감각을 습득합니다. 언어처럼요. 언어를 배울 때 동사 명사를 먼저 안배우죠. 엄청나게 듣고 말을 다 익힌 다음에 이론을 배우면 '아 내가 말한 것이 뭐였구나'이런 식입니다. 음악도 그렇게 배우고 있어요. 엄청나게 들어보고 엄청나게 노래방에서 실컷 불러본다음에 이론을 배우면 '아 내가 한 것이 이거였구나'하는거죠.

한가지 예를 들어보죠. 아프리카에서 한번도 서양음악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 클래식음악을 듣고 좋아할까요? 혹은 대중음악을 듣고? 대중음악으로 실험한 사례는 제가 잘 모릅니다만 모짜르트를 들려줬더니 엄청 지루해했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리듬이 심심하다더군요. 아프리카음악은 리듬이 엄청나게 발달하고 음렬은 리듬만큼 발달하지 않았는데 모짜르트시대만 해도 벨라바르톡이나 프로코피에프와 같은 시대의 8분에 8자, 그리고 수시로 바뀌는 박자표같은 것을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아프리카사람들이 모짜르트가 쓴 음렬을 다 느꼈을까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은 음렬이 불편한겁니다. 익숙하지가 않으니까요. 익숙하지 않으니 모짜르트가 무슨 표현을 했는지 느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럼 반대로 우리는 아프리카음악을 들으면서 한번에 좋은 것을 느끼는지요? 우리가 아프리카음악에 충분히 익숙해지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뭘 느끼고 뭘 표현했는지 느끼기는 힘듭니다.

마지막으로 구조안에서 예술성을 추구하기위해 고급예술장르라... 여기까지 말씀드리기 불편한데 그래도 말이 나왔으니 말씀드릴게요. 왜 클래식음악이 귀족의 예술이다 뭐다 란 말이 나오는 지 아세요? 저는 압니다. 옛날 조선시대에 우리나라 고집쟁이 사대부들이 한글을 안퍼뜨린 이유와 같은 이유에요. 귀족들이 좋은 것을 지들만 독차지 하려고 했던거지요. 한글을 안 쓴 이유가 뭡니까? 자기가 뭘 주장하는지 평민들까지 알면 지들이 무슨 비리를 저지르고 무슨 짓을 하는지 다 들통나니까. 그리고 지들끼리 즐기는 지적유희를 다른사람들에게 넘겨주기 싫은 것이죠. 일종의 '권위'인 셈입니다. 자신들은 누리고 평민들은 누릴 수 없는 상황을 하나 만들면서 고소해했던 것이죠. 그래서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만드는 것을 지랄을 하면서 반대를 한거고요.
서양이라도 달랐을까요? 귀족들이 자신들만 좋은 것을 누리려고 안했을까요? 그 당시 귀족 외에는 음악적 교육을 받기 힘들었습니다. 아니면 음악가집안이던가요. 그래서 그 당시에 음악은 '음악적 교육을 받은사람이 듣는 음악'이었습니다. 지금 그 음악들이 남아있는 것이고요. 예술적 훈련이 많이 된 사람들을 위한 예술이 고급 예술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가지 예를 들어드릴게요. 언어적 훈련이 잘 되어있는 소설가들한테 판타지 소설을 갖다 드리면 재미있게 볼까요? 아이들은 재미있어 할지 몰라도 그분들에게는 지루하지 않을까요? 문장력도 떨어지고 전체 구성력이 떨어진다고 불편해할 거에요. 다른 예술 장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제가 얘기하는 것이 클래식음악이 모두 고급예술이라는 것이 아니에요. 대중음악이 저급예술이라는 말도 아니고요. 클래식음악. 그러니까 옛음악에도 수준 떨어지는 음악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 음악들은 모두 없어졌죠. 오페라가 생겨난 이래로 지금까지 나온 오페라가 2만곡이라던가요? 그런데 요즘 자주 상연되는 곡은 50곡 안팍이라고 합니다. 나머지 19950곡은 어디에... 또한 대중음악이라고 저급예술이 되야하나요? 그것도 아니죠. 정말 음악성 좋은 사람들 많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김광석을 정말 좋아합니다. 김광석 음악을 들으면서 배우기도 하고 참 좋다고 느끼죠. 그런데 요즘 초딩들한테 김광석 노래를 들여주면 좋아할까요? 아마 가사내용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할겁니다. 김광석음악은 '인생을 살아본 사람'이 아니면 '충분히 성숙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음악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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