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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금모래2009.10.16 15:45
저는 지엠랜드 님과 쏠레아 님의 화음에 대한 자연성과 인위적 소산 논쟁을 통해서 화음에 대한 확고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저는 곰곰이 생각해 본 끝에 두 분이 같은 얘기를 다르게 하고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저의 깨달음 다음과 같습니다.

자, 여기 무지개가 있습니다. 무지개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는 무수히 많은 색깔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유독 이 무지개의 색깔을 ‘빨,주,노,초,파,남,보’라고 분절해서 인식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빨강과 주황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색깔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인간은 그것을 어느 지점에서 경계 지어 그렇게 부르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에스키모인들은 흰색을 열 몇 가지로 구분하고 남태평양 원주민들은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바다 색깔을 달리 부른다고 합니다.

자, 여기 소리가 있습니다. 자연계에는 무수히 많은 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소리들 중에 우리 인간은 악음으로 유독 ‘도,레,미,파,솔,라,시’만을 분절해서 인식합니다. ‘도’와 ‘도#’사에는 아마 무수히 많은 음들이 널려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그 음들 중에 ‘도’와 ‘도#’만을 분절해서 듣습니다. 그리고 지엠랜드 님에 의하면 어떤 민족은 완전5도, 다장조의 경우 ‘솔’이죠, 완전 5도의 개념이 없거나 다른 음을 이 음으로 인식하기도 한답니다. 또한 중국의 음을 이었다는 우리의 전통 음계는 7음계가 아닙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자연계에 무수히 많은 색깔이나 음들 중 민족적/문화적 차이에 따라 그것을 식별 또는 분절하는 개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음계가 자연적 소리에 대한 인간적 분절, 즉 인위적 산물임을 증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화음은 결국 이 음계로부터 도출되는 것이므로 화음 또한 인위적 산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이는 자연적 현상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쏠레아 님의 물리음향적 분석은 일리가 있고 참으로 명쾌합니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그 분류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지엠랜드 님의 흑인 5음계에서 감5도인 완전5도의 예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자연이 그러하기 때문에 인간이 자연의 그것을 그렇게 분절해서 인식했습니다만 민족이나 문화에 따라 그것을 분절하는 경계가 약간씩 달랐습니다. 이것이 음계나 화음이 인류/문화/관습/심리적 소산의 증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네 고유의 개념에서 없었던 카키, 아이보리 같은 단어가 들어옴으로써 우리는 그 색깔들을 분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처럼 세계의 모든 인간들은 7음계 12도법에 따라 맛이 들어버렸습니다. 악음에 대한 인간의 분절구조가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통일화돼버린 겁니다. 그러므로 갈수록 문화/심리적 요인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적 요인은 앞으로도 계속 확장적 활동을 벌여 다양한 화음적 장르를 형성한 개연성도 충분해 보입니다.

자, 이제 동물로 돌아가 봅시다. 인간들 사이에도 이렇게 분절이 다른데 동물들은 어떠할까요? 아마 상당히 다를 겁니다. 그러나 자주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평균율로 조정된 화음에 깃들여진다면 그들도 인간과 같은 정서를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드로메다의 외계인은 어떨까요? 많이 다를 듯합니다. 그들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음들의 배열이 반드시 우리와 같다고 볼 수 없을 겁니다. 무수히 많은 음들 중에 인간과 같은 도레미파솔라시도의 분절을 가지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같을 수 있는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도 없지만 말입니다.

그러면 음악은 왜 만국의 공통어인가? 그것은 첫째, 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같은 인간으로서 가지는 악음의 분절구조가 심각하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둘째, 음악에는 화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박자와 리듬이 있습니다. 이것은 나무가 흔들리고, 파도가 출렁이는 것과 같이 모든 인간의 공통으로 갖는 속성이기 때문일 겁니다. 이들도 민족/문화적으로 다르지만 인간 보편적인 속성이 갖는 공통분모가 많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화음은 기음과 배음과의 자연적 속성에 기인한 것이지만 인간이 그 물리적 속성을 반드시 그렇게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왜 자연은 인간에 의해서 달리 분절되어 들리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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