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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M.D.2008.07.01 12:06
공산주의 국가의 경우 대다수의 추상미술을 금기시 했는데 이유는 체제의 선전을 위한 도구로서 추상미술(러시아 구성주의)은 너무 모호하다는 것이겠지요. 그들에게 체제의 선전을 위해 적절한 미술은 현상계의 재현에 불과한 구상미술이었을 겁니다(사회주의적 사실주의). 프랑스 혁명기에 혁명 지도자들은 주관적 미적 경험으로서의 음악을 배제하고 정치적,도덕적으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음악은 혁명의 정당성을 노래하는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가사없는 기악곡은 의심을 받기에 이르기도 합니다.
확언할 수는 없지만 쇼스타코비치에 대한 억압도 비슷한 이유로 보입니다. 나름대로 그들만의, 역사와 타 예술과의 형평을 위한......

현상계의 대상을 모사하는 능력에서 음악은 단연 꼴찌를 달릴 겁니다. 가사와 표제에서 오는 선입관을 배제하면 라벨의 '일출'은 '해돋이'가 아니라 사람에 따라서는 '용암의 분출'로도,'예수의 부활'로도 표상되어질 수 있습니다. 그나마 일출을 일출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궁색한 근거는 단지 '분위기적 유사성'에 불과하겠지요.

그러나 낭만주의 시대의 많은 예술가들은 현상계를 모사할 수 없다는 음악의 이러한 모호성이야 말로 다른 가치(도덕,정치,이념)에의 탈-목적적이고 음악 자체로서의 합-목적적 특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를 한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한슬릭은 '합창'교향곡에 가사를 도입한 베토벤에 대해 '다 완성해 놓은 대리석 조각에 머리만 색을 칠한 조각가'라고 빈정거립니다. 기악음악은 그 자체로서 완전하고 그 어떠한 음악 외적인 요소는 필요하지 않다는 거지요.
E.T.A.호프만은 "기악음악은 인간에게 미지의 왕국을 드러낸다. 이 왕국은 인간을 둘러싼 외부의 감각적 세계와는 공통된 것이 없는 세계이다"라고 말합니다. 실러는 역시 19세기 초에 '예술은 현실 세계와 완전히 문을 닫아야 된다'라고 말합니다. 금모래 님의 말씀 중 "그 (음악의 표현)속에서 이야기를 엮기에는 수준이 딸리는지 어려움이 있다"라는 점을 이들은 외려 이데아적인 아름다움 자체로 긍정합니다.
기악 예술인 클래식기타 음악을 하는 분이 대부분인 이곳 역시 이러한 '예술을 위한 예술'에의 성향을 띌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단언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예술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referent)과 그 상징(symbol)과의 거리감이나 적절성에서 멋과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듯 하다. 너무 멀면 이해가 되지 않아 거리감이 생기고, 너무 가까우면 신비감이나 멋이 떨어진다"는 말씀에 참 많이 동감이 됩니다. 어떠한 상징을 독백으로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는 영화를 보면 참 머쓱해집니다.
은유,알레고리 없이 현상에만 집착하는 영화는 잔재미가 떨어집니다.

기타노다케시의 영화'소나티네'나 '하나비'는 이러한 상징에의 아름다움이 대비를 통해 아름답게 그려집니다(개인적으로 소나티네를 더 인상 깊게 봤습니다만). '소나티네'에서 순진무구한 여인이 해변에서 불꽃놀이로 밤하늘을 수놓을 때(예술-창조) 주인공인 기타노다케시는 살상을 위한 총격으로 밤하늘을 번뜩이게(살인-파괴) 합니다.

반면에 낙서인지 뭔지 모를 쟝 미셸 바스키아가 그린 그림들은 뭘 의미하는지, 어떠한 의도가 있는지 파악이 안 되는 탓에(아마 '낙서'도 예술이 될 수 있다,라는 것을 강조했던 건 아닐까?)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의미를 안다고 해도 간혹은 허망해지는 건 마찬가지. 잭슨폴록이 물감 묻은 붓을 '뿌려서' 그린 그림에는 회화에 '우연'을 도입했다는 의미가(미리 계획된 구성을 전면 폐기한다는 실험성)있음을 이해해도 결국엔 "그런데 그게 뭐 어쨌다고?"라는 물음만 남습니다. 아마도 세파에 찌들어 어린이 시절의 순수성을 잃고 불순해진 탓이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조성을 잃거나, 불협화음 또는 퍼포먼스로 일관한 음악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둘 중 하나겠지요. 내가 진보적인 예술가들에 비해 너무 무지하거나 아니면 비순수하거나...그렇지 않다면 보편적이고 평범한 범인들에 비해 그들이 너무 되바라졌거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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