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게라스를 추모하며

by 정천식 posted Apr 1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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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 : F. Sor
곡명 : Ti ricordi che giurasti(사랑의 맹세를 기억하세요)
연주 : Montserrat Figueras(Sop.), Jose Miguel Moreno(Guitar) 

녹음 : Astree Auvidis E8730, 1991년 발매
 

 

  

 

 

이 곡은 소르가 남긴 기타반주의 매혹적인 노래입니다.

 

1999년 뮤즈(동아대학교)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빵빵한 오디오를 세팅하여 이 곡을 들려 준 적이 있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 가운데서도 이 곡에 대해 관심을 가진 후배님들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대략 10년 전, 제가 기타마니아에 이 곡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에 이 음반이 동이 날 정도로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곡입니다. 

 

 

 

 

Astree Auvidis라는 프랑스의 음반사는 제가 무척 좋아해서 많은 음반을 구입했는데, 스페인의 옛 음악에 대해서도 많은 소개를 하고 있더군요.

 

Hopkinson Smith, Jose Miguel Moreno, Quatour Mosaiques(모자이크 현악4중주단) 등이 연주한 음반은 거의 빠지지 않고 구입을 했습니다.  

 

특히 Quatour Mosaiques의 Haydn Cycle, Mozart Cycle 녹음은 실내악 부문의 금자탑을 쌓은 것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고금의 연주를 통털어 제가 첫 손가락에 꼽는 음반이기도 합니다. 

 

 

 

 

소르의 작품은 기타 독주곡이나 2중주곡이 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는 여기에 소개하는 기타 반주의 노래와 오페라, 피아노 작품도 남기고 있습니다.

이 곡의 가사는 이태리어로 되어있고 "사랑의 맹세를 기억하라"는 애절한 노래입니다.

프랑스의 스페인 침공 이후 프랑스의 군대에 적을 둔 사실 때문에 프랑스가 물러간 이후에 조국 스페인에 돌아가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망명생활을 해야했던 소르의 인간적인 애환이 묻어나고 있는듯 느껴집니다.   

 

 

 

 

guitare-romantique-de-petit-jean-l-aine_1795_1_IS  

 

 

 

Jose Miguel Moreno

 

 

 

모레노(Jose Miguel Moreno 1946~)는 기타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Glossa"라는 음반회사를 차릴 만큼 적극적인 사나이인데 여기에서 연주하는 악기는 1800년산 Petit Jean l'Aine라는 악기를 Copy한 것이라고 합니다.

 

고전적인 음색이 물씬 풍기는 기타소리가 무척 매혹적입니다.

 

현대기타는 악기의 개량으로 인해 음량을 얻은 대신 이같은 음색의 아름다움을 잃은 건 아닐까요?   

 

 

 

 

Petit Jean l'Aine, 1830

 

 

 

 

 

 


 

 

 

2011년 11월 23일, 오랜 암 투병 끝에 피게라스(M. Figueras 1948~2011)가 우리의 곁을 떠났습니다.

 

그녀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인해 제가 무척 좋아하는 성악가입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나서 평생의 반려인 Jordi Savall을 만났고, 자녀인 Arianna와 Ferran 등 일가족이 함께 고음악에 투신하였지요.

  

남편과 함께 미개척 영역이던 고음악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우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고음악의 명인들과는 확연히 다른 방향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고음악의 많은 명인들이 작곡가와 그 시대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Savall과 그 가족들은 그 시대의 음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즉, 상업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유명 작곡가의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여 연주하기보다는 특정 시대의 음악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즉, 시작부터 확실한 좌표를 가지고 출발했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Hesperion XXI(XX), La Capella Reial de Catalunya, Le Concert des Nations 등의 음반 목록을 살펴보시면 제 말의 의미를 확연히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정 작곡가의 작품을 시대 양식에 맞게 새롭게 해석하여 연주하기도 했지만, 먼지를 뒤집어 쓴 채로 남아 있던 고문서들을 발굴하여 해석한 음반들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11세기 이후 스페인음악의 역사를 조망할 수 있는 일련의 음반들은 스페인 음악의 큰 틀을 이해하는 데 눈을 뜨게 해주었고, 고향 까딸루나의 옛 음악을 재현하는 데에도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이러한 공적의 많은 부분은 남편인 Savall의 몫으로 돌려야 하겠지만 이러한 남편과 뜻을 같이하며 투신한 피게라스의 몫도 작지 않을 것입니다.

 

그녀의 부음을 뒤늦게 접하고 아쉬움에 몇 자 끄적여봤습니다. 

 

 

 

 

Youtube에 피게라스의 추모영상이 올라왔군요.

 

짝 잃은 기러기, 사발의 모습을 보니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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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me height="315" src="http://www.youtube.com/embed/Y9iMPkMnmxo" frameborder="0" width="560" allowfullscreen=""></iframe>

Jordi Savall & Hesperion XXI in Bucharest, dec.2011

 

 

<iframe height="315" src="http://www.youtube.com/embed/AVvE428C6hs" frameborder="0" width="420" allowfullscreen=""></iframe>

 

 

 

 

 

 

 

 

 

원문출처 : http://cultureline.kr/blog/torro/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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