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올드 애호가들이
세고비아와 브림, 이에페스, 그리고 존 윌리암스를
한번씩은 좋아했던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점차 나이를 먹으며
여러 연주가들의 다양한 연주를 듣고
자신의 기타관(?)도 바뀌어 가면서
이들의 연주를 비판도 하게 되고
혹은 처음보다 더 좋아지기도 하겠지만
아뫃든 이들 거장들의 연주를 비껴가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요즘 젊은(?-저도 아직 젊다면 젊지만-_-;) 애호가분들은
오히려 한창때의 이들 연주를
바루에코, 러쎌 심지어 비도비치, 왕야맹같은 연주자의 연주보다
듣기 더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리고 꼭 저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대체로 30대 중반 이후의 올드 매니아분들은
학창시절부터 신발창이 마르고 닳도록 뛰어다니며
클래식 기타 LP가 있다면 불원천리
수집하고 구해 들은 기억이 있으실 것입니다...

어쩌다 LP를 구하면 행여 닳을까 녹음해서
테잎이 늘어지도록 듣고
당시만 해도 명맥을 잇던
단골 고전음악감상실을 줄창나게 드나들던...
그런 시절들.

이들은 오늘날 CD로 손쉽게 카피하고
인터넷을 통해 파일을 모아 듣는 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노력이 필요했던 것들이고
또 이제는 너무나 아련한 낭만적인 추억인지라
과연 오늘날의 매니아 세대가
그런 올드 매니아들의 노력을 이해할 수 있을지가
솔직이 의문입니다만...

아뫃든
존의 녹음에 대한 질문으로 잠시 게시판이 어지러웠습니다만
이번 계기로 오래된 거장들의 녹음을
되돌아 볼 기회가 되었어요...

저는 저자신
비교적 기타음반의 올드 매니아 계보의
막내뻘쯤 된다고 자처하고 있는데
요즘 아쉬운 것은 과거 거장들의 진짜 훌륭한 LP시절의 기획이
제대로 CD화가 되지 않고 있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브림의 경우만 해도
그에게 헌정되어 이제는 고전이 된
브리튼의 녹터널, 월튼의 바가텔 등 숱한 명곡이
전집 CD를 사지 않으면 듣기가 힘들게 되어 있으며

얼마전 거론된 투리비오 산토스 역시
역사적인 Erato의 빌라-로보스 세계초연 음반이
CD로 구하기가 至難이죠...

호불호가 애호가들 사이에도 너무나 뚜렷하게 나누어지는
이에페스의 경우에도
사후 전집출반은 이루어지지 않아
세고비아에 가린 그늘이 사후에도 지속되는 느낌이며,
그러다보니 너무나 아름다운
살바토레 바카리쎄의 기타 협주곡 2악장과 같은 곡이
역사의 뒷마당으로 묻혀 버리는 느낌입니다...

세고비아의 경우에도
진정한 전집 CD는
일본 파이오니아의 한정반만이 데카의 전 LP를 수록하고 있어
모두 구해 듣기 어렵다보니
올드 세고비아 골수팬들이
세고비아의 그랜드 솔로를 원하는 목소리가
이곳 매니아사이트에도 계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고

존 윌리암스 역시
아래의 디스코그래피를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좀체로 듣기 어려운 훌륭한 젊은 시절의 기획들은 구할 길 없고
구태의연한 과거의 녹음만 재판삼판 나오는 실정이니

이래저래 올드 매니아들은 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잠시 생각나는대로 적어보았습니다....



www.classic-guitar.pe.kr
올드 골수매니아를 자처하는
미니압바 신정하

P.S. 아래 사진은 1970년의 존의 LP 쟈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