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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197.154.13) 조회 수 6447 댓글 2
◆ 플라멩꼬의 유연성과 확장성







알다시피 플라멩꼬는 역사적으로 볼 때 스페인 남부지방 태생이다.

집시 고유의 음악은 깐떼 히따노(Cante Gitano)라고 부르는데 사실 플라멩꼬에 있어 집시들 고유의 음악은 그다지 많지 않다.

집시들은 그들 고유의 음악과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음악을 흡수하여 플라멩꼬 음악을 만들어 냈다.

깐떼 히따노(Cante Gitano)는 안달루시아 지방의 음악을 흡수한 깐떼 안달루스(Cante Andaluz)와 함께 플라멩꼬의 양대 축을 이룬다.

따라서 플라멩꼬를 집시들의 음악이라고 말하는 것은 집시들이 정착하기 이전부터 있어온 스페인의 풍부한 음악적 자산을 부정하는 것이된다.



플라멩꼬는 수 많은 형식(빨로, Palo)이 있다.

집시들은 안달루시아의 여러 음악을 흡수하여 수 많은 빨로를 만들어냈지만 그 기본적인 틀은 안달루시아의 음악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스페인 음악을 큰 호수에 비유한다면 집시들의 음악은 그 호수 위에 떠있는 작은 섬에 불과하다.

그만큼 스페인 음악의 저변을 크고도 넓다.



플라멩꼬가 집시들의 음악으로 오인된 것은 폭발적인 열정과 격렬한 리듬에 기인된 측면이 있지만 이 마저도 집시들 고유의 것은 아니다.

스페인은 옛부터 춤의 나라로 알려져 왔다.

스페인 사람들은 어머니 뱃 속에서 춤을 추며 태어난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지만 플라멩꼬 춤마저도 집시들 고유의 것이라고 하긴 힘들다.

집시들이 정착하기 이전부터 스페인에는 수 많은 춤곡이 있어 왔고 집시들은 이 춤들을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춤곡의 하나인 사라방드(Saraband)에 관하여 이런 이야기가 있다.(세광출판사에서 나온 "음악연주사"를 참고함)

통상 점잖고 느릿한 춤곡으로 알고있는 사라방드는 캐스트 네츠와 탬버린을 두드리며 남녀가 엉겨붙어(?) 흔드는 꽤 난잡한 춤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스페인 국왕은 이 춤을 추는 사람에게 6년간 배를 타게하는(상륙을 금지하는) 벌을 주었다고 한다.

세상에나! 얼마나 난잡한 춤이었길래!

판당고(Fangango) 역시 남녀가 서로 유혹하는 난잡한 춤이었다.



각설하고, 스페인에는 수 많은 춤곡이 전해져 오고 있는데, 플라멩꼬는 남부 안달루시아의 음악은 물론 스페인 전역의 음악까지 흡수하여 자신의 음악으로 삼고 있다.

한 예로, 파루까(Farruca)는 원래 서북쪽 갈리시아 지방의 음악이지만 지금은 플라멩꼬의 중요한 빨로로 자리잡고 있다.

이 처럼 플라멩꼬는 뛰어난 유연성과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다른 지방의 음악을 흡수하여 자신의 음악으로 재창조하는 뛰어난 유연성과 확장성이야말로 플라멩꼬가 가진 생명력의 원천이다.

심지어 외국의 음악인 왈츠(Vals), 구아히라(Guajira), 밍롱가(Milonga), 룸바(Rumba) 등이 플라멩꼬의 주요 빨로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을 단순히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으로 재창조 해버리는 무서움, 뱀파이어(Vampire, 흡혈귀)와도 같은 무서움이 플라멩꼬엔 있다.







주변의 음악을 부단히 흡수하여 몸집을 불려온 플라멩꼬.

아마도 앞으로의 플라멩꼬는 거대한 공룡의 모습이 될 것이다.

세상에 플라멩꼬로 흡수하지 못할 음악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음악에서 자신의 정체성이 없으면 이미 플라멩꼬가 아니다.

플라멩꼬는 주변의 음악에 자신의 유전자를 끊임없이 퍼뜨리면서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말 무서운 생명력이 아닐 수 없다.







한 예로, 얼마 전 올렸던 까르멘 리나레스(Carmen Linares)의 "Canciones Populres Antiguas(스페인 옛 민요집)"을 보자.

이 곡들은 스페인 옛 민요를 로르까(F. G. Lorca : 1899~1936)가 채보한 것인데 그녀는 이 곡을 플라멩꼬의 빨로로 재해석하고 있다.

Anda Jaleo는 불레리아스(Bulerias)로, 치니타스 카페(En el Cafe de Chinitas)는 뻬떼네라스(Peteneras)로, La Tarara는 땅기죠스(Tanguillos)로, Zorongo gitano는 땅고스(Tangos)로 재해석하고 있다.

까르멘 리나레스는 이들 옛 민요에다 자신의 유전자를 심어놓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도 자기 자신만의 표현이 없으면 이미 플라멩꼬가 아니다.

적어도 플라멩꼬의 정신면에서 그러하다.

자신의 유전자를 심어 놓은 음악이 아니면 2류나 3류일 뿐이다.

현대에는 수 많은 크로스오버 음악이 있지만 누에보 플라멩꼬(Nuevo Flamenco)는 태생부터가 이들과 다르다.

튀기가 되어 그들의 정체성마저 희석되어버리는 그런 음악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런 면에서 누에보 플라멩꼬(Nuevo Flamenco)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앞으로 어디까지 진화를 할 지 가슴을 두근거리며 지켜 보게될 것이다.            
Comment '2'
  • 아드미라 2007.01.20 10:18 (*.160.177.225)
    플라멩코 음악들을 들을때마다..
    참 놀라운 것들을 발견하게 되더라구요...

    음악적으로나.. 외형적으로나.. 다양한 문화와 형식들.... 그리고 자유스러움..

    뜨거운 아랍의 모랫바람이 느껴지는가 하면.. 인도여인의 잘록한 허리에서 풍겨나오는 향취와..
    남미의 흥겨운 리듬과..햇살.. 그리고 바닷내음...등등등...

    대개 어느 지역을 정벌하면.. 그지역의 문화를 말살시키는게 대부분이거늘..
    스페인은 그런점에서 좀더 관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뉴에보 플라멩코라는 음악들을 처음 들었을땐.. 아.. 참 경계가 모호하구나란 생각이 들었었죠..
    근데 그러한 판단의 기준이.. 사실.. 태생적인 측면이 많이 결부되어지는듯 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 태생적이란것은.. 플라멩코의 정신이겠죠?
    Duende....라는 말로 표현되는 플라멩코의 예술혼...
    그 Duende가 담겨있냐.. 아니냐에 따라.. 뉴에이지나 크로스오버음악인지.. 혹은 뉴에보 플라멩코인지 결정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강한놈이 오래남는것이 아니라.. 오래남는놈이 강한놈이라는.. 말이 얼핏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네요..

    천식님...좋은글 감사합니다..
  • 중2 2008.01.16 13:52 (*.239.180.224)
    아르믹의 곡을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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