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끄는 동호회 베누스토 우쿨렐레 앙상블-중앙일보 기사

by 김기인 posted May 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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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안에 쏙~ 작은 악기로 신나게 행복을 연주합니다

한 주를 마무리하는 일요일 오후 7시. 베누스토 우쿨렐레 앙상블 단원들에게는중요한 일과가 시작된다. 휴식을 반납하고 즐겁게 연습에 참여할 수 있는 건 우쿨렐레가 주는 행복감 때문이다. ‘연주하기 편해서’ ‘편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어서’‘특이해서’라는 이유로 품에 안게 된 우쿨렐레는 단원들에게 소중한 보물이 되었다.

‘행복’을 안고 노래한다

 작은 기타 같기도 하고, 장난감 같기도 한 우쿨렐레. 품 안에 쏙 들어가는 이 작은 물건은 4개의 줄을 가진 하와이의 전통 현악기다. 20~30㎝ 내외 길이로 높은 소리가 나 신나고 경쾌한 음악 연주에 잘 어울린다. 간단한 반주부터 클래식 연주까지 가능한 데다 어린이도 다룰 수 있는 작은 크기, 귀여운 모양 덕분에 최근 매니어가 늘고 있다.

 2006년 1월에 창단한 베누스토 우쿨렐레 앙상블(이하 우쿨렐레 앙상블)은 아마추어 음악인 연합회 ‘베누스토’ 소속의 우쿨렐레 연주팀이다. 회원은 대학생부터 교사, 변리사, 중년주부까지 직업도 연령도 다양한 20여 명이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오가지 않아도 양재동 연습실엔 늘 즐거움이 가득하다. 맑고 경쾌한 악기 소리 덕분이다. 하와이 음악부터 클래식, 팝등을 모두 편곡해 연주하며, 합주 가능한 곡만 20여 곡이다.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지역 축제와 노인요양 보호센터, 불우 아동 시설 등 음악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연주 한다. 김기인(55) 단장은 “제대로 된 우쿨렐레 앙상블 악보가 거의 없는 실정에서 20여 곡의 악보를 갖고 있다는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라며 “친목 중심의 동호회가 아니라 전문성을 띤 음악 동호회라는 점에서 다른 동호회들과 차별된다”고 강조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제이크 시마부쿠로라는 하와이 연주가의 영상을 본 후 우쿨렐레를 배우게 됐다는 대학생 곽신영(21)씨는 언제 어디서나 우쿨렐레를 품에 안고 있다. “굳이 연주하지 않아도 계속 지니게 돼요. 책을 읽다가도 손이 우쿨렐레로 가고 커피를 마시다가도 연주를 하죠.” 친구들과 몰려 다니며 노는 것이 좋을 20대 청년에게 일요일 오후를 할애한 합주 시간이 더없는 행복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우쿨렐레는 여성들에게 특히 환영 받는다. 창단 멤버인 이국표(52)씨는 “클래식 기타를 치기엔 손이 작아 힘들고 만돌린은 단독으로 연주하는 것이 불가능한데, 우쿨렐레는 작아 연주하기 편하고 단독으로 연주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우쿨렐레는 마음과 마음을 잇는 힘

 “우쿨렐레 덕분에 직장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는 조미화(32)씨는 앙상블에서 쌓은 실력을 바탕으로 직장 내에 동호회를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근로자가요제에서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백만송이 장미’를 불러 입선했다. 조씨는 “우쿨렐레를 여러 사람에게 소개한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명예퇴직 후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접하게 된 우쿨렐레는 스트레스를 푸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오경호(52)씨는 동호회 활동이 본업이고 회사 대표 자리가 부업인가 싶을 만큼 동호회 활동에 열성적이다. “등산 갈 때 배낭에 넣어가 정상에서 연주하면 여느 연예인 부럽지 않다”는 그는 “등산객들이 오이며 음료수를 주면서 한 번 더 연주해달라고 요청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씨는 몇몇 단원들과 함께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치매노인 요양소‘사랑요양원’은 이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곳 중 하나다. “처음엔 연주에 집중 못하던 어르신들이 ‘고향의 봄’이 흘러나오자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하며 노래를 따라 부르더군요. 기억 저편에 노래가 남아 있었던 거죠. 단원들 모두 눈물을 참으며 연주했어요.”

 우쿨렐레 앙상블은 악기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온라인 카페와 오프라인 기초반을 운영한다. 매주 일요일 낮 양재동 연습실에는 기초반 강습이 진행되고, 우쿨렐레 사랑 모임(cafe.daum.net/ukulelove)은 8300여명의 회원들에게 온라인상으로 기초 강좌를 비롯해 연주 영상과 악보 등을 제공한다. 기초반에서 실력을 쌓아 우쿨렐레 앙상블 단원이 되는 경우도 많다.

 다음달 26일은 우쿨렐레 앙상블 단원들에게 1년 중 가장 중요한 날이다. 지난해에 이어두 번째 창단기념 정기연주회를 열기 때문이다. 모차르트 심포니 25번부터 하와이안 전통 음악까지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김단장은 “우쿨렐레는 음색이 밝아 듣는 이에게 행복감을 준다”며 “더 많은 사람들을 찾아가 그 기운을 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양재동 연습실에 모인 앙상블 단원들은 “우쿨렐레는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행복한 악기”라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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