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31 23:30
드디어 기타를 바꾸었읍니다 (베르나베 기타...)
(*.211.170.175) 조회 수 17607 댓글 9
어느 덧 장년기의 나이지만, 음악과 기타에 대한 열정은 잃지 않고 사는 애호가입니다.
기타매니아 사이트에 들어오면 저도 모르게 고등학교 학생시절 기타와 음악에 미쳐있던 그 '어린아이의 심정'으로 되돌아가곤 합니다.
당시에는 오직 세고비아, 브림, 윌리암스, 베렌트, 예페스 등이 전부였고 국내에서 특히 '천상의 神' 같은 존재였죠. 국내 클래식기타인들의 생활은 정말 힘들고 가련하기까지 했던 때였고... 하지만 그들은 모두 꿈꾸는 아이의 순수한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옛날과 비교하면, 한국의 기타계가 엄청 발전했고, 많은 훌륭한 기타리스트, 전공생, 제작가, 이렇게 좋은 사이트가 생긴 지금, 정말로 격세지감이군요...
적다 보니 감상적 회고담이 되어버렸군요, ㅎ ㅎ ㅎ
전 고독한 아마추어이다보니 , 살면서 여태껏 주변에 클래식기타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도 전혀 없었고, 그런데 2004년경 기타매니아 사이트를 발견하게 되니 장님이 눈뜬 기분입니다.
기타음악의 추세, 새로운 많은 기타리스트들의 이름, 기타의 종류, 심지어 줄의 종류와 차이, 한국의 기타인 등에 대한 정말 많은걸 배웠습니다.
기타는 85년경 외국 여행때 무리를 해서 충동구매한 '라미레즈 1E'(젤로 싼거, 당시46만원정도)를 오랫동안 인생의 반려자로 삼아왔습니다. 처음 살때는 정말 황홀했었죠, 싸구려 세고비아 합판기타만 치던 학생이...
그러나 대가들 기타의 그 청아하고 깊이있는 음색을 동경하던차, 드디어 우여곡절끝에 새 기타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곳 사이트에서 조언도 들었지만 도무지 어디서 어떻게 사야할지 방법이 없더군요.
국내 기타계에 대해서 전혀모르기도 하거니와, 브랜드마다의 특징, 나와의 궁합, 좋은 기타와 상태나쁜 기타 등을 가려내는 안목자체가 전혀 없었기때문이지요.
우여곡절끝에 운좋게도 아주 훌륭한 기타리스트 선생님 한분을 알게되어 그분의 도움으로 상태 최상인 베르나베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기타매니아 사이트 old and new게시물 등을 통해 몇가지 국내외 기타를 쳐보았지만 맘에 드는게 없었습니다. 소리는 크지만 그저 벙벙거리든지, 아니면 아주 좋은 기타이긴 하지만 너무 절제되어있다든지... 제가 원하는 '남성적인 강한 뻗침과 울림,적절한 선명함'을 겸비한 기타를 찾기 쉽지가 않더군요.
기타에도 정말 그렇게 다양한 개성이 있는줄은 몰랐습니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너무 자극하지 않으면서 품위를 지닌 벤츠나, 기본요소에 충실한 폭습바겐같은 기타가 있는가 하면(주로 독일제 기타), 페라리나 포르쉐 같은 스포츠카처럼 큰 음량의 거친 배기음을 뿜어내는 기타도 있고(주로 라미레즈 계열 스페인제??).. 저는 후자를 찾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그 선생님의 완벽히 세팅된 베르나베를 튕겨보는 순간 "바로 이거야!! 이게 내가 탈(?) 기타다!"라고 속으로 위치게 되더군요.
"P.B."라고 도장 찍힌 베르나베 아시죠? 가슴이 탁 트이는 당당한 소리와 음량. 긴 서스테인...
최근 출시된 '알리앙스 캉티가 하이텐션' 줄 걸고 다음날쯤 튕겨보니 정말 저의 집 거실이 뮤즈신의 축복으로 채워지는듯합니다. (Henze 줄도 걸어보았는데 정말 '빤스 고무줄' 소리가 나더군요. 이렇게 다를수가...)
대충 70년대 후반쯤인가, 존 윌리암스가 그렇게 말했다죠? : "오늘날 기타 연주회를 찾는 이 수많은 청중들은 소르나 타레가를 듣기 위해서 온것일 수 있지만, 그에 앞서 무엇보다도 '기타소리' 자체를 듣고 싶어 오는 겁니다"라고요.
베르나베는 현고가 높아 왼손이 좀 힘들긴하나 잘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동안 운지까먹었던 바하 류트조곡, 빌라로보스, 바덴파웰, 루이즈 본파 등, 악보 끄집어내어 다시 즐겁게 연마하고 있습니다.
좋은 악기가 이렇게도 음악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군요.
향후 혹시 실력이 좀 싸이면 친구음악듣기 녹음이라도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좋은 기타를 양도해주고, 시간 내어 많은 기타지식까지 아낌없이 조언해준 그 기타리스트 선생님께도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혹시 몰라서 성명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참,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요..
베르나베기타를 만나기 전 이야기인데,
Old and New게시판에서 "국내 한 기타리스트의 연주회에서도 사용되었다는 국내 유명제작가의 콘서트급 기타를 판다"라는 게시물을 보고 구경하러 찾아갔더랬습니다.
판매자는 기타전문인이었는데, 기타의 음량은 크지만 음색이 맘에 안들더군요.
문제는 그게 아니고, 앞판이 많이 부풀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정상상태의 기타도 앞판이 약간 나와있기도 한다는 점은 저도 알지만, 이건 제가 봐도 수리를 해야할 상태였습니다)
그점을 물어보니 그분 말씀이 "앞판이 부푼건 사실인데, 그건 간단히 수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더 부풀지 않도록, 앞판과 후판 사이에 각목을 대서 붙혀버리면 된다"라는 겁니다.
순간 제 귀를 의심하게 되더군요. 찾아온 사람이 아무리 아마추어고 문외한일지라도,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태연히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두 판을 각목기둥으로 붙혀버리면 기타 소리가 어떻게 난단 이야기입니까? 허,참...)
정중히 인사하고, 좋지않은 기분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미심쩍은생각이 드는군요. 그분의 말을 제가 혹시 오해해서 공연히 나쁘게 생각한 건 아닌지???
얼마전엔 대전국제기타페스티발에 갔다 왔습니다.
기타전시회도 구경갔는데, 기타마다 개성이 정말 틀리더군요. 일본의 한 여성제작가가 만든 작은 기타를 쳐보니, 정말 깍쟁이 아가씨같은 소리가 나더군요.
줄을 퉁길때마다 "어머어머, 자기 지금 날 만지는 거야? 안돼안돼, 자기 멍게 해삼!"이라며 제 귀를 꼬집는듯 애교가 가득찬 소리였습니다.
제 취향에 가장 맘에 들었던 기타는 최동수선생님의 기타였습니다.(모자이크기타, 줄무늬기타 등). 음색의 선명함, 맑음, 밸런스, 음량, 그리고 예술의 경지에 이른 끝마무리에 이르기까지... 비록 제가 막귀이긴 하지만 "명기구나!"라는 확신이들더군요.
주저리주저리 생각나는대로 써보았습니다.
닉네임을 '김브림'이라고 한거 용서해주십시오. 아마추어는 누구나 다 자칭 '김세고비아', '박윌리암스' 아닙니까? ^^
모두 건승하세요~
기타매니아 사이트에 들어오면 저도 모르게 고등학교 학생시절 기타와 음악에 미쳐있던 그 '어린아이의 심정'으로 되돌아가곤 합니다.
당시에는 오직 세고비아, 브림, 윌리암스, 베렌트, 예페스 등이 전부였고 국내에서 특히 '천상의 神' 같은 존재였죠. 국내 클래식기타인들의 생활은 정말 힘들고 가련하기까지 했던 때였고... 하지만 그들은 모두 꿈꾸는 아이의 순수한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옛날과 비교하면, 한국의 기타계가 엄청 발전했고, 많은 훌륭한 기타리스트, 전공생, 제작가, 이렇게 좋은 사이트가 생긴 지금, 정말로 격세지감이군요...
적다 보니 감상적 회고담이 되어버렸군요, ㅎ ㅎ ㅎ
전 고독한 아마추어이다보니 , 살면서 여태껏 주변에 클래식기타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도 전혀 없었고, 그런데 2004년경 기타매니아 사이트를 발견하게 되니 장님이 눈뜬 기분입니다.
기타음악의 추세, 새로운 많은 기타리스트들의 이름, 기타의 종류, 심지어 줄의 종류와 차이, 한국의 기타인 등에 대한 정말 많은걸 배웠습니다.
기타는 85년경 외국 여행때 무리를 해서 충동구매한 '라미레즈 1E'(젤로 싼거, 당시46만원정도)를 오랫동안 인생의 반려자로 삼아왔습니다. 처음 살때는 정말 황홀했었죠, 싸구려 세고비아 합판기타만 치던 학생이...
그러나 대가들 기타의 그 청아하고 깊이있는 음색을 동경하던차, 드디어 우여곡절끝에 새 기타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곳 사이트에서 조언도 들었지만 도무지 어디서 어떻게 사야할지 방법이 없더군요.
국내 기타계에 대해서 전혀모르기도 하거니와, 브랜드마다의 특징, 나와의 궁합, 좋은 기타와 상태나쁜 기타 등을 가려내는 안목자체가 전혀 없었기때문이지요.
우여곡절끝에 운좋게도 아주 훌륭한 기타리스트 선생님 한분을 알게되어 그분의 도움으로 상태 최상인 베르나베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기타매니아 사이트 old and new게시물 등을 통해 몇가지 국내외 기타를 쳐보았지만 맘에 드는게 없었습니다. 소리는 크지만 그저 벙벙거리든지, 아니면 아주 좋은 기타이긴 하지만 너무 절제되어있다든지... 제가 원하는 '남성적인 강한 뻗침과 울림,적절한 선명함'을 겸비한 기타를 찾기 쉽지가 않더군요.
기타에도 정말 그렇게 다양한 개성이 있는줄은 몰랐습니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너무 자극하지 않으면서 품위를 지닌 벤츠나, 기본요소에 충실한 폭습바겐같은 기타가 있는가 하면(주로 독일제 기타), 페라리나 포르쉐 같은 스포츠카처럼 큰 음량의 거친 배기음을 뿜어내는 기타도 있고(주로 라미레즈 계열 스페인제??).. 저는 후자를 찾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그 선생님의 완벽히 세팅된 베르나베를 튕겨보는 순간 "바로 이거야!! 이게 내가 탈(?) 기타다!"라고 속으로 위치게 되더군요.
"P.B."라고 도장 찍힌 베르나베 아시죠? 가슴이 탁 트이는 당당한 소리와 음량. 긴 서스테인...
최근 출시된 '알리앙스 캉티가 하이텐션' 줄 걸고 다음날쯤 튕겨보니 정말 저의 집 거실이 뮤즈신의 축복으로 채워지는듯합니다. (Henze 줄도 걸어보았는데 정말 '빤스 고무줄' 소리가 나더군요. 이렇게 다를수가...)
대충 70년대 후반쯤인가, 존 윌리암스가 그렇게 말했다죠? : "오늘날 기타 연주회를 찾는 이 수많은 청중들은 소르나 타레가를 듣기 위해서 온것일 수 있지만, 그에 앞서 무엇보다도 '기타소리' 자체를 듣고 싶어 오는 겁니다"라고요.
베르나베는 현고가 높아 왼손이 좀 힘들긴하나 잘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동안 운지까먹었던 바하 류트조곡, 빌라로보스, 바덴파웰, 루이즈 본파 등, 악보 끄집어내어 다시 즐겁게 연마하고 있습니다.
좋은 악기가 이렇게도 음악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군요.
향후 혹시 실력이 좀 싸이면 친구음악듣기 녹음이라도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좋은 기타를 양도해주고, 시간 내어 많은 기타지식까지 아낌없이 조언해준 그 기타리스트 선생님께도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혹시 몰라서 성명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참,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요..
베르나베기타를 만나기 전 이야기인데,
Old and New게시판에서 "국내 한 기타리스트의 연주회에서도 사용되었다는 국내 유명제작가의 콘서트급 기타를 판다"라는 게시물을 보고 구경하러 찾아갔더랬습니다.
판매자는 기타전문인이었는데, 기타의 음량은 크지만 음색이 맘에 안들더군요.
문제는 그게 아니고, 앞판이 많이 부풀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정상상태의 기타도 앞판이 약간 나와있기도 한다는 점은 저도 알지만, 이건 제가 봐도 수리를 해야할 상태였습니다)
그점을 물어보니 그분 말씀이 "앞판이 부푼건 사실인데, 그건 간단히 수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더 부풀지 않도록, 앞판과 후판 사이에 각목을 대서 붙혀버리면 된다"라는 겁니다.
순간 제 귀를 의심하게 되더군요. 찾아온 사람이 아무리 아마추어고 문외한일지라도,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태연히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두 판을 각목기둥으로 붙혀버리면 기타 소리가 어떻게 난단 이야기입니까? 허,참...)
정중히 인사하고, 좋지않은 기분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미심쩍은생각이 드는군요. 그분의 말을 제가 혹시 오해해서 공연히 나쁘게 생각한 건 아닌지???
얼마전엔 대전국제기타페스티발에 갔다 왔습니다.
기타전시회도 구경갔는데, 기타마다 개성이 정말 틀리더군요. 일본의 한 여성제작가가 만든 작은 기타를 쳐보니, 정말 깍쟁이 아가씨같은 소리가 나더군요.
줄을 퉁길때마다 "어머어머, 자기 지금 날 만지는 거야? 안돼안돼, 자기 멍게 해삼!"이라며 제 귀를 꼬집는듯 애교가 가득찬 소리였습니다.
제 취향에 가장 맘에 들었던 기타는 최동수선생님의 기타였습니다.(모자이크기타, 줄무늬기타 등). 음색의 선명함, 맑음, 밸런스, 음량, 그리고 예술의 경지에 이른 끝마무리에 이르기까지... 비록 제가 막귀이긴 하지만 "명기구나!"라는 확신이들더군요.
주저리주저리 생각나는대로 써보았습니다.
닉네임을 '김브림'이라고 한거 용서해주십시오. 아마추어는 누구나 다 자칭 '김세고비아', '박윌리암스' 아닙니까? ^^
모두 건승하세요~
Comment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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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감사합니다. 베르나베도 100프로 맘에들순 없고, 언젠가는 다시한번 기타순례를 또 나서게되겠지요. 그런욕심이 날때마다 "기타를 추구하지말고 기타실력을 추구하라"라며 스스로를 꾸짖습니다. 사람의 맘가짐이란게 참 묘해서 "이것이 내게 주어진 숙명(적 기타)이다"라고 생각하니 더욱 그 기타에 애착이 생기는거 같습니다. 보람찬 한주 되십시요~ ^^
-
축하드립니다!
명기를 떠나 자기 맘에 쏙 드는 악기를 만나는 건 참 어려운 일이죠.
저도 아주 훌륭하지는 않아도 제 맘에 꼭 드는 악기를... 언젠가는 소유할 수 있을거라 희망해 봅니다, -
좋은 악기는 누구나 연주해도 좋은 소리를 내주는 악기지만
좋은 악기 중의 진짜 명기는 아무나 쉽게 소리낼 수 없는 악기라고 하더군요.
좋은 악기와 좋은 string의 관계가 상호 의존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좋은 악기와 좋은 연주자는 서로를 돋보이게 만듭니다.
남들이 모두 좋은 악기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어도 내 손에서는 전혀 아닐 수도 있고
남들이 모두 별로라고 해도 내 손에서는 진짜 좋은 울림을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것이구요.
프로 연주자가 아닌 다음에야... 내가 이 악기에서 가장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올바른 방법으로 연주를 하고 있는지 확실하게 판단하기는 힘듭니다.
갑부가 아닌 다음에야... 지구상에 있는 수많은 악기들을 만져보고 내게 가장 어울리는 악기를
고르는 것도 불가능하구요.
좋은 소리를 내는 악기로 만족하기 보다는 갖고 있는 악기에서 '최상의 소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나중에 다른 어떤 악기를 만나더라도 좋은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좋은 악기 만나신 거 축하드립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악기를 만나본 기억이 하도 오래되서 부럽기까지 합니다.
-
악기를 이것저것 쳐보는 과정에서 왜 악기선택이 교육에서 중요한지 다시 깨닫게 되더군요.
꼭 수준높은 전공자가 아니라, 저같은 아마추어일지라도 악기의 특성이 음악의 상상력과 표현방향, 기술적습관 등을 좌지우지하기까지 하더군요.
말하자면,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은, 엄밀히 말해 그 악기와 같이 '동거'(?)하는 과정과 같아서 서로 맞추고, 대화해서 타협지점을 찾는 과정과 같더란 말입니다.
악기는 그저 시키는 대로 하는 '부하'가 아니기 때문에, 악기가 나를 강력히 자기에 맞게 '유도'하는 개성이 항상 있더군요. 예를 들어 베이스가 약한 기타는, 베이스를 강하게 부각시키는것을 좋아하는 저로 하여금 충돌과 짜증을 일으키게 하다가 나중에는 포기하고 그 악기에 맞게 연주하게 되더군요.
이래서 악기의 선택이 중요한가 봅니다. 그래서 '명기'란 건 유명도를 따지기 이전에, 일단 자기 성질과 맞는게 가장 중요한가 봅니다 -
악기선택은 마치 애인이나 배우자 구하는거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아무리 예쁘고 화려보여도 막상 사겨보면 미진하거나 갈수록 짜증나기도 하고..
좀 별로인듯 해 보여도 사귈수록 소록소록 재미난 구석이 있고 그나름의 맛도 있고..
세고비아가 쳐던 하우저로 다른 연주자가 연주한거 들어보니 과연 저게 세고비아가
쳤던 기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맛이 없더군요.
건반악기와 달리 현악기는 하드웨어적으로 어느정도 수준이 넘어서면 연주자의 역량이
아주 중요하다는걸 방증하는것일 겁니다. 라미레즈를 통해 최초로 시더전판의 음색을 살려낸
선구자 역시 세고비아지요. 세고비아가 아니었어면 아마 벙벙거리고 어두운 음색의 못난 소리나는
시더전판기타라고 지금까지 천대받거나 시더전판기타가 사멸되어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이거역시 연주자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리고 기타의 잠재된 역량과 개성을
살려내는 연주자의 역량의 중요성을 말해준다고 봅니다. 올 합판기타조차 영화음악같은데
적절히 잘 사용한 경우를 봤는데 거칠거칠하게 음색의 개성을 잘 살려 놓았더군요. -
축하합니다. 친구셋이서 이고비아, 하레가, 정 윌리암스 라고 이름짓고 놀던때가 생각나네요 ^^;
-
맘에 드는 물건을 손에 넣고 잠 못들던 옛날이 생각납니다.
오래토록 함께 하시길 바랄께요... -
기타가 마음에 든다는 것도 인연인데...
이제부터는 자신이 기타의 마음에 들도록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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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타 득템의 감격에 이런 글이 가끔씩 올라오지요.
다만 ..좀더 기다려 보시란 말씀은 조심스럽게 드립니다.
사람귀란게 치다보면 반드시 어떤 단점을 발견하는데
그 단점을 장점이 충분히 커버하면 그냥 넘어가는데
장점이 단점을 커버할 정도까지가 아니면 다시 기타 순례길에 나서게 됩니다.
정말 좋은 기타는 세고비아가 20여년 친 하우저나 브림의 료만릴료스같이
아주 오래 같이 하게 되지요. 그리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