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나무의 속을 들여다본 확대사진......
사진에서 보이듯이 나무들은 주인을 따라 노래할 준비가 돼있죠...
보통 300년정도 자란 스프르스등등 나무로 기타를 만드는데,
사진은 그중 봄여름에 자란 춘재, 가을겨울에 자란 추재가
반복하여 보이며 3년정도를 확대한거 같네요...)
...................................................................................
갑자기 든 생각인데요
길들이기라는 것은 어떤 특정한 악기의 다양한 음색의 스펙트럼 중에서
특정한 부분을 선택해서 그 부분을 확장 시키는 개념이 아닐까 생각해요.
위의 기타는 전체적으로 음색이 강하고 너무 응축되어 있는 강성의 소리였는데
사운드 홀쪽에서 부터 브리지 까지 탄현점에 따라 반응하는 음색을 면밀히 시험해 보고
탄현의 각도를 바꿔가면서 두가지 요소의 조합으로 생길 수 있는 모든 음색의 스펙트럼을 찾다보니
그 수백 수천의 조합중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의 소리로의 가능성이 약간 보이는 부분을 발견했는데요
(물론 완전한 건 아니지만 그나마 배음이 실리면서 유연하게 울리는 탄현위치와 탄현각을 찾았더랬죠)
딱 그 상태로 계속 아포얀도로 강하게 연주하면서 그 포인트를 유지하면서 울렸습니다.
그러다보니 그 상태의 느낌이 처음에는 칼로 그린듯하던 포인트가 점점 넓어져서
지금은 포인트가 조금 벗어나도 그 음색과 울림이 나오더군요.
뭐랄까 길들이기의 포인트는 빛을 프리즘에 투과시켰을때 보이는 여러 색의 스펙트럼중에서
특정한 색의 파장을 찾아 그걸 계속 넓혀서 전체적으로 그러한 컬러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랄까요?
가령 내가 이 악기를 파란색으로 만들고 싶다면
스펙트럼의 파란 부분을 계속 연주하면서 처음엔 칼금처럼 얇게 존재하던 푸른색의 파장을
넓혀서 파란색 구역이 넓어지게 만드는 것이랄까?
좁은 빈틈을 벌려서 넓히는 과정이랄까?
어쩌면 이 악기가 전주인이 연주를 하지 않아서
길이 들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처음 악기를 길들이는 것은 꼭 구두를 길들이는 것처럼....
구두도 처음에 누가 신느냐에 따라서 주름의 모양새가 달라지잖아요.
한번 주름이 잡히고 난 이후에는
누가 신어도 계속 그 방향으로 주름이 깊어지지 다른 사람이 신는다고 있던 주름이 펴지지는 않지요.
새로운 주름이 생길 수 는 있겠지만 말이지요.
즉 이미 소리의 주름이 깊게 생겨있는 악기는
다른 연주자가 다른 주름을 만들 수 는 있겠지만
전에 있던 주름을 지울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
(애호가님의 댓글을 퍼왔습니다,
이런식으로 표현하신분은 12년동안 애호가님이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 수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0-28 06:05)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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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이기 혹은 에이징이 어떤 능동적의 의도의 산물인지 아니면 자연적인 변화의 결과인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습니다만 단순하게 귀가 익어가는 과정은 아니라고 말씀 드릴수 있겠습니다.
악기의 변화 추이를 폰으로 녹음하면서 비교하고 있는데요.....확실히 다름을 느낍니다.
객관적으로 이를 증명하기 위해선 동일조건에서 변화의 추이를 지켜봐야 겠지요.
조만간 동일 습도 동일 장소와 동일 녹음 조건에서의 변화 추이를 파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저도 동화같은 이야기는 별로 믿지 않는 현실적인 사람입니다만 최근의 제 악기들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정도가 꽤 큽니다.
악기 하나를 매일 쳐 주면서 느껴지는 조금의 변화는 인지하기가 꽤 어렵지만 여러 악기를 가지고 항상 비교의 관점에서 관찰하다보면 변화가 더 잘 느껴집니다.
Gitarre님의 말씀대로 뽕나무밭이 바다로 변하는 변화를 악기에서 기대해서는 안되구요...
처음에 소리 잘 나는 악기가 길이 들어도 더 소리가 잘 납니다.
제 악기들도 처음왔을때 부터 랭킹을 매기는데 볼륨의 경우 랭킹이 뒤집어지는 경우는 별로 없더군요.
처음에 소리 큰 악기는 길이 들어도 커지고 작았던 악기는 역시나 길이 들어서 볼륨이 커져도 원래 컸던 악기를 능가할 정도로 커지지는 않습니다.
처음에 뻑뻑한 소리를 내는 악기는 조금은 유연해 질 지언정 말랑말랑 머쉬멜로우로 변하는 경우도 없구요.
단......빡빡한 악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은 가능해도 말랑거리는 악기를 빡빡하게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듯 하네요.
이건 오로지 습도의 변화에 따라 약간 변화하는 정도이지요.
분명 길들이기는 연금술이 아니구요....구두의 주름 이야기 처럼 가역 반응과 비가역반응이 분명히 있습니다.
대역이 좁은 악기를 계속 울려줘서 위 아래로 터지게 할 수는 있지만 대역이 넓은 악기를 응축시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구요.
심지가 타이트한 악기를 계속 울려줘서 배음을 붙여나가는 과정은 가능해도 배음이 너무 많아 흐물거리는 악기를 단정하게 심지를 만들어 주기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풋과일을 적정 온도에서 숙성 시키는 것은 가능해도 너무 익어버린 과일을 아무리 창고에서 특정한 조건을 맞추어 준대서 풋과일처럼 아삭거리는 과일로 변화 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듯 말이지요.
길들이기는 절대 연금술이 아닙니다.
구두의 주름 이야기와 풋과일의 숙성 이야기를 잘 생각해 보세요.
대역의 확장은 가능해도 축소는 불가능하고 볼륨의 확대는 가능해도 축소는 불가능하고 음색을 풍성하게 변화시킬 수는 있어도 심지로 압축시는 것은 불가능하고...
대략 길들이기의 방향성은 이해가 가실듯.
이것은 저의 경험에 따른 견해구요.
이에 대한 견해 있으신 분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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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의 역양으로 기타의 울림과 연주의 편의성을 향상시킬수 있겠죠.
허나 중요한건 어느정도 까지 향상시킬수 있느냐가 문제인데
더군다나 좋아지고 나빠졌다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그것을 수치화 시키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한가지 인식해야 할것은 기타의 울림도 변화하지만 그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의 오감도
변한다는것입니다.
예를 들어 생소한 음색이나 음질을 처음 접했을때와 나중에 시간이 흘러 그음색과 진동에 익숙 해졌을때의
느낌은 상당히 다를것 입니다.
이어폰 상품을 예로들면 에이징을 하면 소리가 좋아진다라고 하는데 이에 부정적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이어폰의 에이징이 아니라 뇌에이징 이라고 하더군요.
소리가 좋아진게 아니라 그걸듣는 사람의 뇌가 그소리에 익숙해져서 좋게 느낄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생각은 악기의 변화와 그걸 연주하느사람의 귀의 변화, 이 두가지 가능성을 함께 생각한다면
사실 악기의 변화 그자체만으로는 그리 괄목할만하지 않을것 같읍니다.
왜 이런 애기를 하냐면 기타를 구매하는 사람들 특히 고가외제,고가 국산기타를 구매할때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참 어렵습니다.
기타는 다른 현악기(바이올린,첼로)와 달리 충분한 시간을 두고 선택을 할수없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기타의 가능성을 염두해보고 구매할수 밖에 없는데요, 저의 견해는 그 가능성을 열어 놓으되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안될것 같읍니다.
대부분의 기타는 소리 변화가 있지만 좋은쪽으로, 그것도 많이 변하는 기타는 확율상 드물것이고,
그 작은 가능성을 믿고 구매한다는 것은 상당한 도박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중에 (그 수백 수천의 조합중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의 소리로의 가능성이 약간 보이는 부분을 발견하고 그걸 확장 시킬수 있는 가능성)을
말씀하셨는데 ,
좋은소리나는 탄현위치와 탄현각이 처음에는 매우 좁다가 약간은 넓어졌다고
느낄수 있겠지만 , 이또한 연주하는
사람의 손의 변화도 간과해서는 안될것입니다.
생소했던 탄현각과 탄현 위치가 나중에는 익숙해져 쉬워질수 있으니까요.
악기의 소리변화는 분명히 있읍니다.
하지만 너무기대 하기보단 이미 자기가 좋아하는 소리의특성과 성향을 가진 기타를
찾는게 중요할것 같읍니다.
기타의 길들여짐은
전문가들이 문외한을 상대로 안좋은기타를 좋은기타로 포장하는데
악 이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때문에 항상 신중하게 다루어야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허나 이에 관한 토론은 항상 열려 있어 앞으로 새로운사실이 많이 밝혀졌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