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비 제작클래스 이야기 - 기타의 스타일
나는 이번 제작 클래스에서 곽웅수씨가 준비해 준 토레스 기타의 설계도를 가지고 기타를 제작했다. 그 이유는 마르비가 기본적으로 토레스 기타를 모델로 삼고 거기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여러 곳에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시 기타의 설계에 대해 짚어보자. 나는 기타 제작에 대해 따로 공부해 본 바가 없다. 다만 내가 그냥 이곳 저곳에서 들은 바에 의하면, 현대 기타의 원형은 안토니오 데 토레스(Anotonio de Torres)에서 출발한다. 그는 종종 기타의 스트라디바리우스라고 불리는데 그는 이전까지 사용되어온 기타라는 악기의 크기와 모양, 음질을 획기적으로 개량함으로써 현대 기타의 제작구조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토레스 기타는 그 출발점이 된다. 세고비아가 “더 이상 잘 만들 필요가 없는 위대한 기타" 라고 극찬했던 하우저(H. Hauser) 1세의 기타도 타레가(F. Tarrega)의 제자인 료벳(M. Liobet)이 가지고 있었던 토레스(악기)가 그 모델이었다고 한다. 마르비(A.D. Marvi)가 영향을 받았던 로마닐료스(J. Romanillos) 도 줄리안 브림이 연구하도록 가져다 준 하우저 기타를 모델로 삼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우저가 토레스기타를 원형으로 제작했으니 결국 토레스-하우저-로마닐료스-마르비 이러한 한 가닥의 계보가 형성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토레스나 하우저 같은 위대한 제작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다른 많은 제작가들도 있고 여기에서 생겨나는 다른 수 많은 가닥의 계보도 있을 것이다.
토레스 기타의 특징중의 하나는 소위 말하는 부채살 (fan strout) 구조의 발전이다. 그는 기존보다 넓어진 앞판을 보강하기 위해 일곱 개의 부채살 구조를 취하였다. 부채살 구조는 단순히 앞판을 보강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음질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우저, 부쉐 (R. Bouchet), 로마닐료스, 플레타(I. Fleta) 등등 명기로 알려진 대부분의 악기는 제작자 나름대로의 연구에 따라 부채살의 위치와 개수의 변형을 가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부채살 구조를 택하고 있다. 한 예로 명기중의 하나로 이름이 높은 부쉐는 다섯 개의 부채살 구조를 택했다.
부채살 구조가 음질에 큰 영향을 준다고 대체로 알려져 있지만 모든 제작자가 그에 동의하고 있지는 않다. 존 윌리암스가 연주하게 되어 유명해진 스몰먼(G. Smallman)기타는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오던 부채살 구조 대신 격자 형태의 보강구조를 택하고 있다. 스몰먼의 주장에 의하면 여러가지 부채살 구조로 실험을 해 봤지만 별로 음량이나 음색의 차이는 크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전통적인 부채살 구조대신 격자무늬 앞판 보강구조를 포함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제작기법을 적용해서 기존보다 더 크고 풍부한 음량을 제공하는 기타를 만들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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