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4.06 21:28
군대에서 있었던 추억담~ 기타이야기^^;;
(*.123.240.169) 조회 수 4685 댓글 0
동호회에 올렸던 글 그대로 퍼왔습니다...
기타에 얽힌 이야기에요^^;;
군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일병때...아주 개짬밥...^^..
그때 정말로 무지하게 기타가 치고 싶었을 때가 있었다..자제하기 힘들정도로..
음...때는 바야흐로 98년겨울 2월....수요일 오후..전투체육시간..군대 갔다온분들은 다 알거다..수요일 오후가 구보하고 축구나 족구 등을 하는 날이라는걸..
부대에 간부연구실~ 이란 곳이 있었다.간부들의 아지트^^
한달에 한번씩 내무실별로 돌아가며 간부연구실을 청소하는데, 그땐 우리 내무실이 그곳을 맡았었다.
어리버리 이등병때 고참의 손에 이끌려..그곳을 첨 들어서던날 눈에 확들어오는게 있었으니..그건 바로 벽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는 클래식기타.
그 후로 몇차례 더 그곳을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들고 드나들며.
군침만 꼴딱꼴딱 삼켜야 했다.
그러던 나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왔으니..
청소하러 항상 같이 들어가던 4달위의 고참이 그날 주간 경계근무를 나간겄이다.. 보통 청소시간은 30분 정도.. 간부 연구실은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는 경우가 많았고, 난 그점을 이용해 10분동안 정말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로 쓸고 닦고 정리하고 청소를 마친후..딸깍 소리가 안나게 문을 걸어잠궜다.
그리고는 벽에 기대어 있는 기타로 다가가..기타를 잡고 책상옆에 쭈그려 앉아..몰래 튕기기 시작했다..
튕기는게 아니라..진짜로 왼손으로 운지만 짚는 수준이었다..
소리가 새어나갈까봐서..^^..그래도 무지 기뻤다..
그때 튕겼던 곡은..기억은 나지만..밝히기 싫다..쪽팔려서^^
그렇게 조마조마 기타를 계속 튕기고 있는데..(밖에서는 통통~
족구하는 소리가 들려오고...)뚜벅뚜벅..누군가 이쪽으로 오는 소리가.. 잽싸게 기타를 원위치시키고 문쪽으로 나가 막 청소를 마치고 나가려는 것처럼 하려고 했다..그런데..오잉..그 사람이 먼저..문을 덜컥..덜컥..돌리는 것이다.
앗..큰일났다. 어쩌지..가슴은 콩닥콩닥 뛰었고..
하지만 문을 걸어잠궜으니 백날 열어야 당연히 안열릴것을 알았기 때문에 마니 쫄진 않았다. 그래도 무지 떨렸음~그때^^
난 '에이 이왕이렇게 된거 좀 더있다가 나가야지'하며 기다렸다.
그사람은 몇번 덜컥거리더니 잠시후 뚜벅뚜벅 전투화소리가 멀어지는 것이다. ^^ 앗 그냥 갔다.~
난 다시 책상옆으로 가서..부지런히..기타를 쳤다..아..그때 정말 스릴 만점이었는데..한 3분정도 더 쳤으려나?
그순간..다시한번 누가 뚜벅뚜벅..걸어오는 소리가 들렸으니(나중에 알고보니 아까 그사람) 난 다시한번 긴장을 했다.. 하지만,
그땐 갑자기 간이 부었나보다..기타를 손에 쥐고 그냥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며..버텨버린것이다. 버티기닷~
그때 갑자기..덜컥...삐그덕~ 하면서 문이 열려버렸으니.
아뿔사..열쇠를 가져올줄이야..그분은 우리 부대의 소대장님이었다...으악..완존히 OO됬다 .기타를 벽에 기대놓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땅바닥에 턱~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일어났다..
"충성"!! 우렁찬 경례와 함께 얼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벌벌..떨리기까지. "어? 너 아까부터 여기있었냐? 안 열리길래 문 고장난 줄 알고 열쇠가져왔는데. 언제부터 있었냐?"..이렇게 묻는것이다.
"아닙니다! 방금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대답했더니..날 위아래로 훓어보셨다..그러더니 간부연구실을 한번 비잉..둘러보고는 "음..그랬어?왜 근데 문을 잠그고 청소하냐?"(성민이는 대답 못하고 우물쭈물)..하고는 처음 기타가 세워져있던 자리로 가는것이다.
"어..여기 있던 기타 못봤냐?".. 하더니..시선을 옆으로 돌렸고.. 앗..발견..땅바닥에 뒹굴고 있는 클래식기타.
"어?? 이게 왜 여기있지?..아까 내가 저쪽에 세워뒀는데"..하면서 날 다시한번 훓어봤다.. 그리고는 "너 첨에 들어올때부터 이렇게 있었어?" 물어보는 것이다.
으..어떡하지..일단 대답은 해야 했으니깐.."네 그렇습니다!"
소대장님 왈~ "그럼 임마 똑바로 세워둬야지..땅바닥에 그냥 놔두면 어떡하냐?"
기스나잖아..하면서 조심스레 기타를 들어서 먼지를 터는것이다..그러더니 들고 나가면서.."다음부터 청소할땐 문잠그고 하지 말고 기타도 땅바닥에 그냥 두지 마"~라고 당부하고는 엉덩이를 툭 치고는 "근데 나는 언제 가르쳐주냐?"하고는 나가셨다..
난 분명히 알수가 있었다..그분의 깊은 뜻을..그분은 분명..내가 기타를 치다가..갑자기 들어와서 당황한 나머지 땅바닥에 내려놓은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그러면서도 그냥 덮어두신거였다. 고마워서...그리고 알수없는 설움에..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그렁그렁..
청소하면서 괜히 문잠글 이유도 없었고..당시 난 가끔씩 고참들한테 기타를 가르치러 불려다녔기 때문에 그분도 내가 기타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후로 그분이 다른 대대로 전출가는 그날까지..계속 그 소대장님을 존경하게 되었고..다시는 청소하면서 간부연구실의 문을 잠그지 않았다.^^..
몇달의 시간이 더 흘러 먼 훗날 병장이 되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기타를 칠수 있는 계급이 된것이다..
간부연구실의 소파에 기대 앉아..기타를 튕긴다..예전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니..베시시 웃음만 나온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그분과 나만 아는 비밀인 것이다.
지금도 그분만 생각하면 고마운 맘이 든다.
남의 허물을 덮어주는일...비록 작은 일 같지만 상대방은 평생 그 고마움을 간직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은 어디서 머하고 있을까..
755포병대대 김광철 중위님..
머하고 계세요..지금은??^^......
긴글 읽어주셔서 감솨여~~
^^..성민이의 기타 이야기 끝!!
기타에 얽힌 이야기에요^^;;
군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일병때...아주 개짬밥...^^..
그때 정말로 무지하게 기타가 치고 싶었을 때가 있었다..자제하기 힘들정도로..
음...때는 바야흐로 98년겨울 2월....수요일 오후..전투체육시간..군대 갔다온분들은 다 알거다..수요일 오후가 구보하고 축구나 족구 등을 하는 날이라는걸..
부대에 간부연구실~ 이란 곳이 있었다.간부들의 아지트^^
한달에 한번씩 내무실별로 돌아가며 간부연구실을 청소하는데, 그땐 우리 내무실이 그곳을 맡았었다.
어리버리 이등병때 고참의 손에 이끌려..그곳을 첨 들어서던날 눈에 확들어오는게 있었으니..그건 바로 벽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는 클래식기타.
그 후로 몇차례 더 그곳을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들고 드나들며.
군침만 꼴딱꼴딱 삼켜야 했다.
그러던 나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왔으니..
청소하러 항상 같이 들어가던 4달위의 고참이 그날 주간 경계근무를 나간겄이다.. 보통 청소시간은 30분 정도.. 간부 연구실은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는 경우가 많았고, 난 그점을 이용해 10분동안 정말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로 쓸고 닦고 정리하고 청소를 마친후..딸깍 소리가 안나게 문을 걸어잠궜다.
그리고는 벽에 기대어 있는 기타로 다가가..기타를 잡고 책상옆에 쭈그려 앉아..몰래 튕기기 시작했다..
튕기는게 아니라..진짜로 왼손으로 운지만 짚는 수준이었다..
소리가 새어나갈까봐서..^^..그래도 무지 기뻤다..
그때 튕겼던 곡은..기억은 나지만..밝히기 싫다..쪽팔려서^^
그렇게 조마조마 기타를 계속 튕기고 있는데..(밖에서는 통통~
족구하는 소리가 들려오고...)뚜벅뚜벅..누군가 이쪽으로 오는 소리가.. 잽싸게 기타를 원위치시키고 문쪽으로 나가 막 청소를 마치고 나가려는 것처럼 하려고 했다..그런데..오잉..그 사람이 먼저..문을 덜컥..덜컥..돌리는 것이다.
앗..큰일났다. 어쩌지..가슴은 콩닥콩닥 뛰었고..
하지만 문을 걸어잠궜으니 백날 열어야 당연히 안열릴것을 알았기 때문에 마니 쫄진 않았다. 그래도 무지 떨렸음~그때^^
난 '에이 이왕이렇게 된거 좀 더있다가 나가야지'하며 기다렸다.
그사람은 몇번 덜컥거리더니 잠시후 뚜벅뚜벅 전투화소리가 멀어지는 것이다. ^^ 앗 그냥 갔다.~
난 다시 책상옆으로 가서..부지런히..기타를 쳤다..아..그때 정말 스릴 만점이었는데..한 3분정도 더 쳤으려나?
그순간..다시한번 누가 뚜벅뚜벅..걸어오는 소리가 들렸으니(나중에 알고보니 아까 그사람) 난 다시한번 긴장을 했다.. 하지만,
그땐 갑자기 간이 부었나보다..기타를 손에 쥐고 그냥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며..버텨버린것이다. 버티기닷~
그때 갑자기..덜컥...삐그덕~ 하면서 문이 열려버렸으니.
아뿔사..열쇠를 가져올줄이야..그분은 우리 부대의 소대장님이었다...으악..완존히 OO됬다 .기타를 벽에 기대놓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땅바닥에 턱~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일어났다..
"충성"!! 우렁찬 경례와 함께 얼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벌벌..떨리기까지. "어? 너 아까부터 여기있었냐? 안 열리길래 문 고장난 줄 알고 열쇠가져왔는데. 언제부터 있었냐?"..이렇게 묻는것이다.
"아닙니다! 방금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대답했더니..날 위아래로 훓어보셨다..그러더니 간부연구실을 한번 비잉..둘러보고는 "음..그랬어?왜 근데 문을 잠그고 청소하냐?"(성민이는 대답 못하고 우물쭈물)..하고는 처음 기타가 세워져있던 자리로 가는것이다.
"어..여기 있던 기타 못봤냐?".. 하더니..시선을 옆으로 돌렸고.. 앗..발견..땅바닥에 뒹굴고 있는 클래식기타.
"어?? 이게 왜 여기있지?..아까 내가 저쪽에 세워뒀는데"..하면서 날 다시한번 훓어봤다.. 그리고는 "너 첨에 들어올때부터 이렇게 있었어?" 물어보는 것이다.
으..어떡하지..일단 대답은 해야 했으니깐.."네 그렇습니다!"
소대장님 왈~ "그럼 임마 똑바로 세워둬야지..땅바닥에 그냥 놔두면 어떡하냐?"
기스나잖아..하면서 조심스레 기타를 들어서 먼지를 터는것이다..그러더니 들고 나가면서.."다음부터 청소할땐 문잠그고 하지 말고 기타도 땅바닥에 그냥 두지 마"~라고 당부하고는 엉덩이를 툭 치고는 "근데 나는 언제 가르쳐주냐?"하고는 나가셨다..
난 분명히 알수가 있었다..그분의 깊은 뜻을..그분은 분명..내가 기타를 치다가..갑자기 들어와서 당황한 나머지 땅바닥에 내려놓은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그러면서도 그냥 덮어두신거였다. 고마워서...그리고 알수없는 설움에..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그렁그렁..
청소하면서 괜히 문잠글 이유도 없었고..당시 난 가끔씩 고참들한테 기타를 가르치러 불려다녔기 때문에 그분도 내가 기타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후로 그분이 다른 대대로 전출가는 그날까지..계속 그 소대장님을 존경하게 되었고..다시는 청소하면서 간부연구실의 문을 잠그지 않았다.^^..
몇달의 시간이 더 흘러 먼 훗날 병장이 되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기타를 칠수 있는 계급이 된것이다..
간부연구실의 소파에 기대 앉아..기타를 튕긴다..예전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니..베시시 웃음만 나온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그분과 나만 아는 비밀인 것이다.
지금도 그분만 생각하면 고마운 맘이 든다.
남의 허물을 덮어주는일...비록 작은 일 같지만 상대방은 평생 그 고마움을 간직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은 어디서 머하고 있을까..
755포병대대 김광철 중위님..
머하고 계세요..지금은??^^......
긴글 읽어주셔서 감솨여~~
^^..성민이의 기타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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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0 | 구입한지 반년정도지났는데... | kosams | 2001.08.17 | 4121 |
1049 | k.hofner 클래식기타... 4 | 木香 | 2001.08.18 | 6128 |
1048 | 기타 잘 받았습니다. 4 | 쇼팽 | 2001.08.22 | 4422 |
1047 | 장마철관리는 faq에서 읽어보셔요. | 수 | 2001.08.22 | 4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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