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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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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dos] The Guitar Music of Ferranti & Ferrer
Simon Wynberg 연주, 1987녹음.


Six Melodies Nocturnes Originales Op.41a Nos. 1-4 를 듣다가.

나는 그녀가 사는 단촐한 이층벽돌집을 올려다보았다. 골목입구에서부터의 거리, 공간, 차들이 들고 나는 방향.. 이 곳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기란 불가능하다. 설사 여기에 놓고 연주를 할 수 있다손치더라도 그것을 어찌 옮길 수 있겠는가. 피아노는 역시 너무 럭셔리(!)한 악기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피리. 이것은 매우 서민적인 느낌을 준다. 그러나 리코더는 초등학생 시절의 괴로운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플룻.. 매우 훌륭한 악기이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플룻을 불면서 그녀의 이름을 불러댈 수가 없지 않은가. 역시 세레나데용으로 완벽한 악기는 기타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첼로만 하더라도 반드시 앉아야 할 곳이 필요한데다, 숨을 헉헉대는 활 긋는 동작을 하면서 이름을 불렀다가는 변태로 오인받을지도.. 쿨럭~! 그 외 전국민이 한 때는 연주가능했던 템버린 캐스터네츠 및 트라이앵글과 같은 “리듬악기”류.. 이것은 그녀에게 웃음을 너무나 과도히 선사할 수 있다. 조심해야한다.

기타는 정말로 매력적인 악기이다. 아란훼즈 2악장의 장중한 선율도 그 매력이겠지만, 기타라는 악기의 본령은 그것에 있지 않다. 길을 떠나며 어깨에 둘러매고 나설 수 있는 악기, 늘 손닿는 곳에 있어 더욱 친근하고 사랑스런 딱 한 살 나어린 동생같은 악기가 바로 기타이다. 연인의 집 창문 아래 피아노를 끌고 와 연주하기는 쉽지 않지만 노래까지 곁들이고도 수월하니 “숨어” 연주할 수 있는 훌륭한 악기가 바로 기타인 것이다!!

그래서 그리 길지 않고 그리 복잡하지 않은 소품들은 더욱 더 빛을 발한다. 마음 속에서 그대로 나온 것만 같은 선율을, 아니 마음 그대로를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패런티라는 재주많은 사람이 써낸 짧은 곡들은 이백년 전 그의 젊은 시절의 감수성을 예민하게 반영하고 있다. 그의 시선이 가 닿는 모든 것들, 그리고 그 시선에서 그가 다시금 거두어 들인 것들에 대한 소중한 기록이었을 것이다.

하여 그의 음악은 대체로 따뜻하고, 한편 조금 윤택한 느낌을 주어 당시의 우아함을 지향했던 이들의 선택들을 암시한다. 사실 당시의 시대정신이 그런 경향을 짙게 지니고 있었다손치더라도, 그 하부구조에는 하루 열여덟시간의 노동에 혹사당하는 어린아이들과 여자들이 있었다. 평균수명이 서른정도에 불과한 광산촌이 있었고, 검은 옷을 입은 굴뚝 청소부 청년들은 목소리를 높여 손님을 끌면서 검은 기침을 해댔다. 그러나 이제와서 패런티가 사회운동을 하지아니하고 이렇게 로맨틱한 곡을 썼고, 또한 패러는 쓰는 곡마다 온갖 여성들에게 헌정했다고 누가 비난할 수 있겠는가. 나는 낮에는 정말 열심히 일한다. 이걸하지 않으면 내가 좋아하는 저 여자가 성격 더러운 나랑 사는 고생에 일하는 고생까지 해야할지 모른다. 이것은 우리 삶의 조건들을 지정하는 중요한 하부구조에 관한 일이다. 그러나 하루 해가 저물면 기타를 둘러매고 내가 좋아하는 그녀의 집 앞에 가서 패런티의 소품을 몇 개 연주하고 올 생각이다. 사랑의 시작은 마음의 작용이며, 이것은 어디까지나 상부구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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