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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168.0.126) 조회 수 4268 댓글 16

나는 음악이 가진 힘을 믿는다.

음악은 영혼을 어루만지며, 지친 몸을 기댄 곳이 딱딱한 시멘트 바닥일지라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불감증에 걸린 이들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감정의 소용돌이를 이끌어내기도 하고, 다시는 사랑 따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이들에게 또 한 번 한 사람에게 올인할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주기도 한다.

GHA에서 출시된 벨리나티의 음반 Guitares du Brésil 은 A furiosa와 Jongo, 그리고 Le Choc de La Musique 과 4 Diapasons 스티커만으로도 소장의 가치가 충분하겠지만, 내가 이 음반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은 짧은 소품인 Um Amor de Valsa이다.

Um Amor de Valsa라는 사랑스런 제목의 짧은 소품, 이걸 다시 만난 날을 나는 잊을 수 없다.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남겨두고 온 느낌, 손때 묻어 애착이 가는 것을 잃어버렸는데 결코 손 닿는 곳에 있지 않는 그러한 느낌, 그래서 그것 없이 세상 모든 것이 허무해서 견딜 수 없는 그런 날이었다.

어린애를 씻겨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어린애를 씻길 때는 엄지손가락만을 써야한다. 손바닥으로 북북 문지를 데가 없는 것이 어린애이기 때문이다. 통통한 팔을 씻길 때는 엄지를 뺀 나머지 손가락들로 팔을 받치고 엄지손가락을 위아래로 움직인다. 동그랗고 작은 어깨도, 믿어지지 않게 부드러운 무릎도, 그렇게 엄지손가락을 살살 움직여야 한다. 귀 뒤, 그리고 손가락 하나 정도 길이의 작은 발.

나는 다시금 어린애가 되어버린다. 부드러운 도입부와 알맞게 서정적인 연주는 그렇게 나를 어루만지고, 달랜다. 나는 아주아주 작아진 몸을 파란 플라스틱 욕조에 누이고 느낀다. 따뜻한 물, 노곤한 느낌, 가슴께에서부터 올라오는 더운 기운, 촉촉한 공기, 이대로 잠들어버려도 좋을 것만 같은, 누구라도 다 믿어버릴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

음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했으니, 나는 그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이렇게나 작고 사랑스러운것, 내가 아니면 돌봐줄 수 없는 것, 내가 꼭 지켜주어야만 하는 그러한 소중한 것들이 이 곡을 쓰던 벨리나티에게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지금은 훌쩍 커버렸거나 어쩌면 떠나가 다시는 오지 않는다해도 그 때의 그 느낌들이 이렇게 음악으로 남아 존재하는 한, 의미있고 아름답다.

다시 한 번 믿어볼까, 믿어지지 않는 이 힘들을.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음악의 힘을.
가장 깊은 곳에서 통하는 진실을.


음악듣기 = http://www.guitarmania.org/z40/view.php?id=gowoon32&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884


  
Comment '16'
  • 으니 2004.05.26 13:33 (*.168.64.212)
    기타음악 감상실에 다시 올렸어요.. 여기는 첨부화일 용량 제한이 있나봐요.. 괜히 샘플처럼 되어서 죄송해요.. 다시 올렸으니 들어주셔요
  • 으니 2004.05.26 13:52 (*.168.64.212)
    정말 아빠가 아가 목욕시켜주는 느낌이예여..
  • seneka 2004.05.26 17:04 (*.79.223.31)
    전 컴이 잘못된줄알고 몇번 앞 부분만 반복해서 들었어요...죄없는 컴만 혼날 뻔했네...
    참 평화로운 왈츠네요..여유있고 ...아빠랑 아기랑 목욕 후 아장아장 같이 춤추는 것 같아요....ㅎㅎㅎ
    근데 기타소리가 참 특이하네요..약간의 금속성 소리가 들리는데...원래 그런건지..엔코딩 후에 이렇게 변신한건지?

    어쨋거나 좋은 음악 감사합니다..발품을 팔아야겠어요...
  • 저녁하늘 2004.05.26 22:50 (*.243.227.42)
    흐흐^^ 으니님 좋은 글이예요^^b 오랜만에 보는...
    잘 지내세여~
  • 저녁하늘 2004.05.26 23:31 (*.243.227.42)
    아. 글고 으니님이 자금관리 하기로 하신 건가요?
    그러기로 하신거면 통장 만드시고 계좌번호 좀 멜로 보내주셔요.
    그럼 제가 잔금 송금할게요^^
    글고... 6월 중순에도 바쁘세여?
    기말 끝나고 함 뵙고 싶은데...
    날도 더운데 맥주 한잔 때리죠...-_-^
    이번에 안 뵈면 진짜 영원히 못 뵐지도 모르잖아요^^
  • 저녁하늘 2004.05.26 23:32 (*.243.227.42)
    앗. 멜 주소...
    atdusk72@hanmail.net 이여요~
  • 저녁하늘 2004.05.27 00:31 (*.243.227.42)
    혹시 또 몰라서 전화번호... 011-9131-6198
  • 으니 2004.05.27 03:13 (*.168.0.248)
    세네카님 금속성인 이유는 금속현의 브라질 옛 기타인 violao de seresta를 이용했기 때문인가봐요
    제 아랫리플에 달린 악기 들 중에 그걸 이용했다구 씨디 뒷 편에 나와있어서요^^;;

    저녁하늘님 제가 전화드릴게요.. ^^
  • 저녁하늘 2004.05.27 08:20 (*.243.227.42)
    넹~^^v
  • seneka 2004.05.27 14:37 (*.226.223.80)
    그런 현이 있었군요.. 나이론과 스틸의 중간 소리..참 묘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마치 Because I Love You Girl 을 불렀던 Stylistics 의 중성적인 매력이 있네요...

    저녁하늘님 방가~ 그래도 자주 안보이면 저 위주소에 폭탄멜에다가 폰으로 폭탄문자 보낼니다....
    후다닥~

  • 저녁하늘 2004.05.27 23:03 (*.243.216.186)
    정보통신법 위반으로 Seneka님을 고소할겁니당~ ㅡㅡ^
  • 저녁하늘 2004.05.27 23:04 (*.243.216.186)
    seneka님도 잘 지내셔용~^^v
  • seneka 2004.05.28 05:57 (*.226.223.226)
    법에 대해선 밀리니 일단 후퇴........ㄴ(ㅠㅠ)ㄱ=3=3=3=3=3
    기약은 있는 거죠?
  • 해피보이 2004.05.28 12:43 (*.106.95.217)
    악보를 언뜻보니 무지막지한 운지더군요.........살인적인 왼손기교 필요합니다........
  • 오모씨 2004.05.29 06:48 (*.187.185.248)
    난 저녁하늘님 메일에다가 사랑을 담아보내야지~
    으니님 글과 음악 너무 좋네요..
    애도 안길러보신분이 엄지 쓰는건 어케 아셨데~
    난 엄지손톱으로 물고기 배 가를때 쓰는데...
    아 배고파..
  • 저녁하늘 2004.05.29 21:33 (*.243.227.246)
    잘 갈라지겠네여^^ 근데 비린내 나겠다...-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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