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pkinson Smith의 BWV 1006a

by 으니 posted Sep 0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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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막 그쳐서, 햇살이 다시 비추지만 공기는 아주 촉촉하다. 긴 나뭇잎에 물방울들이 매달려 있다. 나뭇잎 맨 위의 물방울이 굴러내리기 시작한다. 처음엔 제 무게를 이기지못해서 아래로 기울어지다가 어느 순간 굴러떨어지기 시작한다. 내려오면서 다른 물방울들과 합쳐 더욱 커지다가 다시 잘게 부서져 또르륵 떨어지고, 나뭇잎 끝엔 그 흔적이 한 방울 작게 남아있는 모습.

홉킨스 스미쓰의 BWV 1006a 프렐류드의 시작은 딱 이런 느낌이다. 나뭇잎에서 물방울들이 또르르르 굴러떨어지는 느낌인데, 그는 절대로 서두르지 않는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지만 그의 완급이 충분히 느껴진다. 놀라운 일이다.

그의 바하는 맑다.

맑으면서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라니 정말 신기하다. 어떤 연주자의 소리는 앞으로 주욱 뻗어나가는 느낌(내게는 비도비치가 그런 느낌을 주었다), 어떤 연주자의 소리는 한 음 한 음의 중량감이 쇠구슬 떨어지듯 분명했다.(역시 페르난데즈가 그런 느낌의 정점에 서 있는 것 같다) 류트라는 악기의 특성에서 오는 맑은 느낌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겐 들을 때마다 청량감을 더해주는 또 하나 소중한 연주이다.

1006a말고도 995부터 1000까지 예의 곡들이 두 장의 씨디안에 짜임새 있게 녹음되어 있다. 81, 82, 87년의 녹음을 모아 새로이 "걸상씨리즈-모모씨님말씀에 의하면"으로 낸 것이다. 물론 리마스터링을 거쳐 2002년에 출시되었다. 이 씨리즈의 컨셉은 그간 좋은 연주들을 보다 더 간단한 패키지에 담아 저렴한 가격으로 다시 선보이는 것 같다. 따라서 www.naiveclassique.com 에서 내지설명에 해당하는 충실한 해설을 볼 수 있고, 씨디엔 거의 설명이 없다. 바하 말고도 보케리니, 헨델 등 다른 작곡가 씨리즈도 충분히 아름답고 가치있는 음반이라고 생각한다.

ASTREE teteatete 씨리즈
Hopkinson Smith
BACH L'OEUVRE DE LUTE
naive,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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