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마스터 클라스 후기 2004년 10월 5일 코스모스 홀 - 전편 (스크롤의 압박)

by 으니 posted Oct 0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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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롤의 압박이 심하오니, 맘이 급하신 분들은 뒷부분에 정리된 것을 읽어주셔요^^;;


데이비드 러셀 기타 마스터 클라스, 2004년 10월 4일, 예술의 전당 근처 코스모스 홀

마스터클라스는 영어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병우 선생님이 예정에 없던 통역을 갑자기 맡으셔서 수고해주셨고, 원래는 스펜어로 진행하고 장승호 선생님께서 통역하시려 했으나, 시작하기 직전에 러셀 선생님의 제안으로 영어로 진행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된 거였어요.

전 사실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붓구 춥구 그랬거든요. 마스터 클라스에 간 것도 즉흥적으로 결정한 것이었구, 여러모로 무리였어요. 하지만 러셀 선생님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저는 가슴이 막 터질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코스모스홀은 원래가 작은 규모의 연주도 가능한 홀인만큼 소리를 잡아먹거나 할만한 물품들이 없는 뻥 뚤린 공간이었구요. 더군다나 선생님은 당신의 담만 기타를 은색 케이스에 넣어 들고 나오시지 않았겠어요? 오오오 "생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오오오오.. 정말로 기대 가득한 마스터클라스였구, 러셀 선생님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선생님은 홀을 둘러보시더니 직접 피아노 의자를 끌어 앞에다가 두셨습니다. 악보대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거든요. 아.. 저런 인간적 모습이. 예전에 짐메르만 선생님이 직접 칠판을 옮기셨던 일이 떠오르면서.. 어느정도 명성이 있다해서 권위적인 모습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혹 우리나라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해서 러셀 선생님은 아주 좋은 선생님이셨습니다. 그리고 오랜 마스터클라스 경력이 있다는 것이 역시 한 눈에 보였습니다. 시간을 무쟈게 잘 지키시는 편이고(이건 정말 경력의 산물--;;) 고쳐야할 점을 알려준 후에 학생이 잘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계속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연습은 집에 가서 하면 돼" 라고 하시면서 짧은 시간에도 보다 곡의 더 많은 부분을 다루어주려 애쓰셨지요. 또 한 학생 한 학생을 대하실 때마다 강조하는 부분이 다르셨어요. "너는 정말 핑거링이 좋아. 하지만 리듬에 더 신경을 쓰자." 라든가 하는 식으로 학생의 장점과 단점을 한눈에 꿰둟고 명쾌하게 이야기해주시는 선생님이셨습니다.

마스터 클라스는 총 4 파트로 진행되었는데, 참가자들의 기량도 대단한 편이었습니다. 첫번째 학생이 끝나고 잠깐 제가 질문을 하고 (궁금한게 너무 많아 탈인 으니 --;;) 그리고 일반적인 질문은 끝나고 받기로 하셨는데, 끝나고는 KBS 방송 녹화 시간 때문에 급히 가시느라 충분히 질문 시간을 주시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두 전 두 분 학생 끝나구 중간 쉬는 시간에 재빨리 다가가 싸인을 받구 가까이에서 숨결을 느껴보았습니다.. 쿨럭.

그러면 각 마스터 클라스에서 이야기 된 자세한 것들을 올려보겠습니다.



1. Walton, "5 Bagatelles" 서울예고 유지선양.

유지선양.. 이 얼마나 오랫만에 보는 것인지 모릅니다. 예전에 보았던 모습과는 달리 성숙한 아가씨의 기운이 느껴졌고 결정적으로 예쁩니다!!! 눈매며 입가가 어찌나 다부지고 또렷하게 이쁜지, 조만간 판만 낸다면 무라지 카오리.. 음.. 화장하지 않으면 평범한 얼굴에 가까운 카오리양보다.. 화장 전혀 하지 않고도 화장 한것처럼 또렷한 생김새의 우리 유지선양.. 훨씬 더.. 음..

러셀 선생님은 지선양이 연주하는 동안 직접 악보를 넘겨주시거나 발로 박자를 맞추는 등 귀여운 모습을 보이시다가 연주가 끝나자마자 "브라보~" 하시면서 박수를 청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정말로 중요한 말씀들을 드디어 시작하셨습니다. 지선양의 테크닉은 정말로 뛰어났지만 곡의 모든 부분을 모두 강하고 빠르게 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모든 음악은 청중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두가지를 갖고 있습니다. 멜로디와 리듬이죠. Most music has two way, melody and Rhythm. 또한 모든 곡들은 리드미컬합니다. 관중과 연주자를 연결해주는 것은 바로 리듬입니다. 여기를 연주해볼 수 있겠어? 내면의inside 박자를 세어야합니다. 어려운 곡을 연주할 때, 보통은 음이 너무나 많지요. 하지만 이 때도 관중과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박자이기 때문에 스스로 곡의 리듬을 들어야 합니다."

1악장  보면 왜 딴따따다 딴따따다 하는 부분 반복해서 나오잖아요. 거기서 악센트를 줄 곳을 설명하시면서는 재미있는 비유를 들어 설명해주셨습니다.

"마치 공을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 튀어오르는 정도가 맨 첨에 가장 많이 튀어오르고 그 다음엔 줄어드는 것같은 기분으로."

그리고 러셀 선생님의 연주의 핵심이랄 수 있는 부분을 설명하셨습니다.

"Could you make the sound easy? You know it is difficult. But the audience can not know"

그리고 다음 주제는 좀 더 부드럽게, 스타카토가 아니라 더 재즈같이 연주해보라구 하셨습니다.

또 한가지 현대 음악에 대해서도 중요한 말씀을 하셨는데요. 역시 선생님 연주의 핵심입니다.

"아주 모던한 음악 말고, 조금 모던한 것들은.. 오히려 편안하고 이해하기 쉽게 연주해야합니다. 오히려 모던하게 연주할 생각을 말아야해요."

또 주제가 바뀌자.. 연주를 중단시키면서 말씀하셨습니다.

"Can you change your mood? 마치 아주 다른 사람처럼. 아까 그건 끝났어요. 이젠 다른것이 시작된거예요."

정말로, 연주라는 것은 단순히 연주가 아니라 치는 사람의 감정인데, 아주 다른 사람처럼 스스로 감정을 바꾸어야만 듣는 이에게도 그 다른 것이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러셀 선생님의 연주를 그간 들어온 저에게는 정말 마음에 와 닿는 말씀이셨습니다.

"wait. 베이스 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so give your audience the bace note. (그리고는 악보에 음들을 표시해주시면서) so you flow the line. Walton had written this line. as long as possible."

즉, 악보에 있는 베이스 음들의 중요성을 말씀하시면서, 다른 음들을 연주하더라도 베이스음이 끊어지지 않게 길게 끝까지 연주하라 하셨어요. 그래서 베이스 음을 너무 크게 강조하지 않을 경우엔 개방현을 쓰는 것도 좋다고 하셨구요, 그렇게 해서 베이스 음들이 끝까지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easy to join the end.

또한 악보에 틀린 부분도 수정해주셨고, 곧이어 아까 말씀하신 박자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하셨는데..

"연주를 하는 동안 청중들은 발로 박자를 툭툭 맞추고 있어요. 그들이 세고 있는 박자에 맞게 연주를 해야합니다. 만약 반드시 뭔가를 해야해서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면 except you do something, 그 때는 말해줘야만 합니다. you say..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담만을 들고 그 앞의 음을 리타르단도 하셨습니다.)"

루바토를 주기 전엔 그 음 전에 미리 청중들에게 박자가 어긋날것이란 예고를 해야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또한 운지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요, 최대한 쉬운 운지를 찾아야만 연주가 더욱 아름다워진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두 개의 노래처럼 들리게 해요. 하모닉스를 할 때에도 베이스 코드를 잡고 하고, 운지를 바꿔줄 때도 한 포지션에서 다 잡을 수 있게.. 또 왼손을 가능하면 적게 움직이면 하모닉스가 훨씬 더 좋아져요. 조금은 어렵지만 음악은 훨씬 편해지죠."

그리고 2악장으로 넘어갔습니다.

"try to make the guitar sound more longer. image you little bit lazy. be gentle." 이라고 하시면서 들고 계시던 기타로 아기 얼르는 듯한 모습을 취하셨습니다. 즉 2악장은 매우 부드럽고 편안한 맘으로 연주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2악장의 피치카토는 월튼의 작곡에는 없었고, 브림의 아이디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지만, 연주하는 사람이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고요.

또한 3악장에서는 너무 "push"만 계속 하지 말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뒤로 릴렉스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3악장은 또 구성이 그렇게 "주고받는" 형식이잖아요. 그래서 재미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유지선양의 연주에 맞추어 코드-스트로크 반주를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이 부분은 훨씬 더 쉬운 코드 soft chord 로 이루어져있으며 좀 더 편하게 연주하라는 뜻인 것 같았습니다. 이런 방법을 쓰자 각 마디의 박자가 훨씬 더 뚜렷하게 살아나는 듯한 느낌을 저는 받았습니다.

Help the audience to fine the foot note 라고 하셔서 아까 말씀하신 것 다시 강조하셨구요. 또 정말 선생님 연주의 핵심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떤 부분이 완전하지 않을 때, 즉, 내 연주에 나쁜 것과 좋은 것이 있을 때에는, 나쁜 부분을 보여서는 안됩니다. you must not show your problem. 기타치기가 원래부터 힘들어요. 그러니 안 좋은 것은 숨기고, 좋은 것을 최대한 드러내 보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높은 음이 힘들다 하면, 베이스 음을 강조해서 청중들을 속일 수 있는거죠."

어찌보면 청중을 속이란 말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이것은 정말로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연주자는 청중에게 최상의 아름다움을 전달하려고 하는 거라는 러셀 선생님의 생각이시니까요.

유지선 양의 마스터클라스가 끝난 후, 질문할 기회를 주셔서 저는 여쭈어보았습니다.

"원 작곡자에 의해 쓰여진 리듬과 연주자로서의 자신의 리듬과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What is the different between the rhythm written by original composer and your own rhythm as player."

러셀 선생님은 의욕적으로 설명하시면서 정말 의외의 대답을 해주셨는데요..

"기타리스트들은 늘 자기 손가락과 싸워야합니다. 왜냐하면 작곡자는 뮤직을 쓴 것이고, 기타리스트들은 그것을 손가락으로 재현해내야하기 때문이죠. 자기도 모르게 음을 잘라야 하고 , 나쁜 습관으로 핑거링을 합니다. (즉, 연주하기 쉽게 하다보니 리듬이 엉망이 되는거죠) 그래서 우리는 핑거링과 원래 음악 사이에서 싸워야하고fighting, 그것을 또한 청중들이 이해하도록 표현해야합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은 어려워요. 그래서 그게 아닐 때는 아니라고 반드시 먼저 말을 해줘야합니다. 이해가 되어요?"

러셀 선생님은 이 설명을 하시면서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시면서 직접 기타를 들구 리듬을 기타리스트가 끊어버리는 경우와 손가락이 힘들더라도 연결해내는 경우를 보여주셨는데.. 음.. 으니 쓰러졌습니다. 음들이 어찌 그리 하나하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요? 정말 무지개가 아롱아롱 비치는 물방울같은 음들이었습니다. 물론 무게감있고 파고드는 소리는 아니지만, 러셀 선생님의 매력이 거기에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리구 원래 음악과 핑거링과 싸우게 된다는 말씀은 정말로 크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기타를 치면서 그렇게 자기도 모르는 실수들을 많이 하게 마련인 것을 말씀해주신 것 같았구요.

유지선 양의 레슨에서 마스터클라스 전체에서 하신 말씀의 절반 이상이 나와버렸지만, 2,3,4 부에서도 역시나 귀담아 들을 말씀을 많이많이 해주셨습니다. 제가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구 지금 시간이 부족해서 일단 여기까지 전편으로 마무리하구요.. 곧 후편을 올리겠습니다.. 헉헉.. 사진은 마스터클라스가 진행된 코스모스 홀의 전면입니다. 저 의자 중 가장 오른쪽에 선생님이 앉아계셨었답니다^^

전편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크롤의 압박을 느끼신 분들은 아래만 읽어주셔도 됩니다.. 쿨럭쿨럭.


1. 청중이 가진 리듬감을 존중하라.
만약 그것과 다른 표현을 하고싶다면, 충분한 예고를 해라.

2. 현대음악이라 해서 너무 "현대적으로" 연주하지 말고 더 편안하고 쉽게 들릴 수 있도록 연주하라.

3. 곡의 분위기가 바뀔 때는 마치 내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되는 것처럼 완전히 감정을 바꾸어 연주하라.

4. 베이스 음들이 끊이지 않게 라인을 살려 끝까지 잘 다다를 수 있도록 하라.

5. 운지는 최대한 쉽게 하라. 그것이 더욱 아름다운 음악을 만든다.

6. 연주하면서 불완전한 부분이 있을 때는 좋은 부분을 더욱 강조하여 청중들이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라.

7. 원래 곡의 음악을 다 살릴 수 있도록 자신의 핑거링과 끊임없는 싸움을 해라.
그것이 잘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타협한 것인지를 청중에게 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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