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생각하는 갈브레이스의 샤콘느, 그리고 옜날 음악~

by 오모씨 posted Sep 1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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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천식 선생님꼐서 좋은 화두를 던지셔서 공부가 참 많이 되네요^^

갈브레이스의 음반은 저도 있는데 즐겨 듣지 않는 연주에요^^;
그가 연주가 형편없어서 그러냐~~ 그건 아닙니다..^^ 단지 더 들을만한 음반이 많기 때문이죠.



예술가들은 당대에 이해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가 말하고자 한 바가 그 시대 사람들이 해석하기 어려운 문제여서 그렇겠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그 해법이 하나하나 밝혀져 어렵던 예술가의 말한 바가 보편적으로 이해되는 시대가 옵니다. 당대엔 관심 밖이었는데, 지금은 아이들조차 편히 감상을 하는 음악, 미술작품들이 한둘입니까.^^

그러나,
'갈브레이스의 샤콘느'가 '해석상의 보편성'을 얻으려면 '샤콘느'라는 춤곡이 가지고 있는 템포가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템포보다 느리게 이해되어야 할 것입니다.
22세기에는 룸바 속도로 부르스를 출까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요 ㅡㅡ;;;;

(* 이는 갈브레이스의 샤콘느가 '좋다' '나쁘다'를 말하는 것과는 다른 얘기입니다. 듣고 좋으면 만고땡~ 뭐 이러면 할 말 없음 ^^ㅋ)

춤을 추기위해 만들어진 곡은 아니지만, 작가가 춤곡을 바탕으로 곡을 썼을때는 템포, 리듬 등을 작곡의 소스 중 뼈대라고 여기고 작곡을 한 것일겁니다. 정확한 샤콘느의 템포에 대해서 제가 지식이 짧아 잘은 모르겠지만, 가장 보편적인 템포가 그것이 아닐까 합니다.

(* 많일 샤콘느가 템포가 정해지지 않은 곡이거나, 갈브레이스의 템포가 맞다면, 제가 한 말들 무효입니다.)

때문에 갈브레이스의 샤콘느를 좋다고 하는것은 "갈브레이스가 주관적으로 해석한 샤콘느는 색다른 재미가 있다"고 해석되어야지 마치 "갈브레이스의 샤콘느가 바하의 샤콘느 명반 중 하나다."로 해석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반'이란 것은 학술적으로도, 기량적으로도, 녹음엔지니어링적으로도 가치가 있을떄 붙일 수 있는 말일 것입니다.

그의 노래가 기인 호흡을 가지고 있고, 절제미가 있다치더라도, 샤콘느가 가지고 있는 템포를 지나치게 늘인 것은 정상템포에서 지나치게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 연주자들과 무엇이 다를까요?
둘 다 개인적인 해석이 짙다고 밖에 볼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갈브레이스의 음악은(샤콘느가 아닌 전반적인 그의 음악) 매우 절제미가 있으며내적 시간을 매우 무겁고 느리게 조절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 같습니다.
그의 여유있는 템포 속에는 깊이 있는 아름다운 노래를 느낄 수 있으며, 기량이나 음색 모두 훌륭합니다.
그는 좋은 연주자이며, 대가란 소리를 득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 but 누가 루바토를 쓰는 기타리스트들을 보면서 절제하지 않는다는 위험한 발언을 합니까 ㅡㅡ;;;;;;;;; 루바토 제대로 쓰는게 얼마나 어려운데용 >.<  낭만의 극치인 쇼팽곡을 렛슨하면서도 선생은 절제하라는 말 할껄요?  절제와 루바토, 아곡긱 등은 별개입니다. 절제는 지나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지 표현을 속으로 감추란 의미가 아닙니다.)


그는 '기타리스트'이기 전에 '기타'라는 악기를 자신의 음악적 표현의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일 뿐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저 '기타(태어나면서 부터 지금까지 학습되어있는 개념적 기타)'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쿠스틱포트, 업네크조차도 낯설어 합니다.
독특한(보편적이지 않은) 연주 자세와 기타 도구들을 보면 그에게 있어서 기타란 그의 음악을 풀어가는데 쓰여지는 도구일 뿐이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기타를 누구보다도 사랑하겠지만요^^


기타에서 쓰이는 슬러는 바이올린이나 피아노의 슬러와는 많이 다릅니다.
때문에 기타 슬러의 특징을 감안하고 만든 류트곡들, 고전곡들, 낭만곡들 등은 슬러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물씬 풍기지만, 다른 악기로 부터 편곡된 곡들을 연주할떄는 슬러를 사용함에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그런면에서 갈브레이스가 샤콘느에서 슬러를 이용하지 않음은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스는 샤콘느를 류트로 편곡했을때 이러했을 것이다...라면서 마음껏 슬러를 썼지만요. 그 당시의 류트란 악기는 슬러를 중요한 테크닉적 요소로 이용했으니까요)

기타로 슬러를 하는 방법은 현을 뜯거나 찍는것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대다수의 기타리스트들이 그렇듯 갈브레이스도 그런 것을 요긴하게 쓰고 있네요~^^




개인적으로.
바하의 곡을 연주한 많은 대가들이 있습니다만,
제가 좋아하는 것은 어떤 곡을 주든 그 자신의 스타일로 '멋진 노래'를 부르는 엄청난 감성의 대가의 노래가 아니라,
미숙한 테크닉이지만 연주에서 연구의 깊이가 묻어나는 '학자'의 연주를 더 좋아합니다.


그런의미에서 미샤마이스키 등의 바하는 너무나 듣기 좋지만,
대중적 호소력을 가진(고급스러운 보편성의) 표현에 내 귀가 획일화되는게 아닌가 하는 거부감이 있습니다.


반면 구스타프레농하르트, 안네빌스마, 니겔노스 등의 연주자들의 연주를 들으면
그들이 감성은 현대를 벗어나 과거('낡은'의 의미가 아닌 '바로크,르네상스' 등)에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얼마나 미친듯이 공부를 했으면 그런 감성을 가져 올 수 있는지 감탄스럽죠.

오랜 시간을 몰입한 연극 배우가 연극이 끝났음에도 극 중의 배역에 젖어 딴 사람 같듯,
깊이 있는 공부를 한 학자들의 연주를 들으면 타임머신을 탄듯 먼 옜날의 감성을 끄집어 오는 듯 합니다.
(하지만 그가 크고 자라온 시대는 현대이니 완전한 시간여행은 아니겠지요.)

그리고 그들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코드는 현대의 감성이 아니라 함께 과거로 시간여행을 했을때나 가능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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