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43.135.89) 조회 수 9448 댓글 0
◆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선구자 - 솔레르 신부 ◆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왕년의 명 콤비 - 이다 프레스티와 알렉산드레 라고야가 솔레르 신부의 "Sonata D 장조, SR 84"를 연주합니다. 예페스가 편곡하여 연주한 음반도 있는데 손상되었네요. 이 곡을 들어 보시면 스카를라티의 소나타와의 유사성을 느끼게 될 겁니다.

++++++++++++++++++++++++++++++++++++++++++++++++++++++++++++++++++++++++++++++++++++++++++

◆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태동과 발전

  19세기 낭만파 음악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민족주의(국민악파)의 대두이다. 베버, 슈베르트에서 시작된 독일 낭만파 음악이 유럽의 각 지역으로 퍼져 나가면서 각 나라에서는 그들만의 독자적인 음악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일정한 틀 속에서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던 고전파 시대의 미의식은 큰 변화를 겪었으며,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이 중시되면서 음악은 한층 다채로운 색채를 지니게 되었다.

  동.서양의 풍부하고 다양한 음악적 유산을 동시에 물려받은 대기(大器) - 스페인은 이 시기에 세계적인 대작곡가를 배출하지 못하였음은 물론, 낭만파 음악의 모태가 되는 시민사회가 형성되지 못한 채 다른 유럽국가들처럼 시민들이 연주회를 즐기는 풍토가 조성되지 못하였다.

  이미 16세기에 모랄레스(C. de Morales 1500~1553), 카베손(A. de Cabezon 1510~1566), 게레로(F. Guerrero 1528~1599), 빅토리아(L. de Victoria 1540~1611)와 같은 세계적인 대가들을 많이 배출하여 '황금세기(Siglo de Oro)'를 구가하던 스페인이었지만 17세기 이후 거의 19세기의 막바지에 이르기까지 근 30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도메니코 스카를라티(D. Scarlatti 1685~1757)나 루이지 복케리니(L. Boccherini 1743~1805)와 같은 대작곡가들이 스페인의 궁정에서 오랫동안 봉사하고 있었으나 이들은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였으며, 19세기 초반에 아리아가(J. C. de Arriaga 1806~1826)와 같은 천재 작곡가가 출현하였으나 아깝게도 요절하고 말았다.

  스페인음악은 17세기 이후 암흑기를 맞게 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록 빅토리아와 같은 세계적인 대가는 없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음악가들이 배출되었으며 우수한 작품들도 다수 작곡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까딸루냐 지방의 몬트세라트 수도원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몬트세라트 악파'를 잊을 수 없다. 이 수도원에 부속된 소년성가대(Escolania de Montserrat)는 13세기부터 지금까지 내려오는 유서 깊은 전통을 자랑하는데 우수한 음악가를 많이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기타의 명인 소르(F. Sor 1778~1839)와 첼로의 대가 카잘스(P. Casals 1876~1973)도 이 수도원에서 음악적인 기초를 쌓았다.

  이 수도원에 봉직했던 성직자들로 구성된 '몬트세라트 악파'는 후안 마르케스(J. Marquez 1582~1658)를 필두로 후안 세레롤스(J. Cererols 1618~1680), 미겔 로페스(M. Lopez 1669~1723), 호세 마르티(J. Marti 1719~1799), 안토니오 솔레르(A. Soler 1729~1783), 안세르모 비올라(A. Viola 1739~1798), 나르시소 카사노바스(N. Casanovas 1747~1799) 등으로 면면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세레롤스와 솔레르는 기억해둘 만한 작곡가이다.

  바로크 시대를 살았던 세레롤스 신부가 다성(多聲) 종교음악에 다수의 작품을 남기고 있음에 비하여, 전기 고전파 시대를 살았던 솔레르 신부는 종교음악과 건반악기를 위한 작품을 다수 남기고 있다. 솔레르 신부의 음악에는 기타리스트들이 즉흥적으로 연주하며 스페인 민중들과 춤을 즐겼던 것과 같은 민중지향적인 음악세계를 담고 있다.

  스페인의 문화적 전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보통 사람들의 경우, 카톨릭 교회와 궁정에 봉사했던 솔레르 신부가 민중지향적인 음악을 작곡한 사실이 이상하게 여겨질 것이다. 아마도 교회와 궁정에 봉사했던 수많은 음악가들이 민중과 함께 호흡하며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기가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교회에 봉사했던 바하가 그랬는가? 아니면 에스테르하치 궁정에 봉사했던 하이든이? 아니면 루이 14세의 프랑스 궁정에 봉사했던 륄리가?

  이들이 세속적인 음악을 작곡한 예가 없지 않지만 어디까지나 양념의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다. 하지만 스페인의 궁정에서는 민중들이 즐기는 춤을 추는 일이 다반사로 있었던 일이고, 귀족들은 서민들이 모여서 노는 틈 속에서 함께 놀았으며, 신분의 차이는 있었지만 정신적인 면에서의 담이 낮았던 곳이 바로 스페인이다. 그래서 스페인 음악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로 '민중적인 성격'을 꼽는다. 난해한 현대음악의 경우에도 스페인적인 색채를 가진 곡이라면 스페인 사람들은 금방 그 흔적을 찾아낸다. 이만큼 스페인 음악의 '민중적인 성격'은 저변이 넓다.

  솔레르 신부의 작품에 나타난 이런 민중지향적인 성격은 그대로 '근대 스페인 민족주의악파의 아버지'로 불리는 펠리페 페드렐(F. Pedrell 1841~1922)에게로 이어져 그 제자들인 알베니스(I. Albeniz 1860~1909), 그라나도스(E. Granados 1867~1916), 파야(M. Falla 1876~1946)와 같은 세계적인 작곡가들의 음악 속에 민중적인 숨결이 녹아들게 된다. 이들 세 작곡가에 이르러서야 스페인음악이 지닌 민중적인 성격은 소담스런 꽃을 피우게 된다. 따라서 솔레르 신부는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형성에 불을 지핀 먼 선구자가 되는 것이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42 러셀 마스터 클라스 후기 2004년 10월 5일 코스모스 홀 - 전편 (스크롤의 압박) 5 file 으니 2004.10.07 10106
1141 러셀 선생님 마스터 클라스 - 후편 (귀차니즘과 기록본능의 더블 압박) 8 file 으니 2004.10.09 9441
1140 눈뜨라, 부르는 소리가 있어... 21 이브남 2004.10.07 9290
1139 러셀연주 잘들었어요~ 10 이브남 2004.10.05 8147
1138 나의 기타첫사랑 데이빗 러셀 -2004년 10월 3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3 으니 2004.10.05 10426
1137 사형수의 최후 1악장입니다.. 2 file 으니 2004.09.30 11348
1136 my favorite things라는 곡 악보구할수 없나요. 05 2004.09.30 9065
1135 혹시 끌레이냥의 사형수의 최후 없나요? 3 김영욱 2004.09.27 9738
1134 엘튼 존 jazzman 2004.09.25 8155
1133 마이클 호페의 'beloved' 2 돈이 2004.09.19 11459
1132 한줄만 더. 37 ZiO 2004.09.18 10715
1131 민중음악의 생명력이 살아 숨쉬는 사르수엘라 7 file 1000식 2004.09.16 13588
1130 마리나 음반사진 16 file 1000식 2004.09.16 10664
1129 자신의 순결을 뿔로 범하게 될 젊은 처녀 30 file 1000식 2004.09.16 12730
1128 제가 갈브레이쓰의 연주를 좋아하는 이유~ 18 seneka 2004.09.15 8223
1127 나의 꿈, 나의 사랑 스페인음악 7 1000식 2004.09.14 10508
1126 갈브레이스의 샤콘느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세요? 43 file 1000식 2004.09.13 14497
1125 -- 제가 생각하는 갈브레이스의 샤콘느, 그리고 옜날 음악~ 26 오모씨 2004.09.14 11120
1124 [re] 내사랑 폴 갈브레히쓰. 6 2004.09.13 8657
1123 갈브레이스가 사용한 악기에 대하여 12 file 1000식 2004.09.13 11564
1122 갈브레이스의 연주 모습 5 file 1000식 2004.09.13 10272
1121 석달 전쯤 갈브레이스의 모습... 5 file 아이모레스 2004.09.13 8943
1120 He loves you so 1 file 김동훈 2004.09.11 9170
1119 Milonga(Jorge Cardoso) - 곡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s2govia 2004.09.09 9343
1118 Bach fuga in A minor 줄리안 브림 51 file niceplace 2004.09.01 13159
1117 [re] Bach fuga in A minor 줄리안 브림 5 file 이웅재 2004.09.02 11495
1116 카렌 4 우러라 기타줄 2004.09.02 10650
1115 segovia 샤콘느 51 file niceplace 2004.08.31 11911
1114 [re] 이건 MCA 랑 무슨 차인지... 2 file 찾던이 2004.09.01 9392
1113 [re] 녹음기술 6 niceplace 2004.09.01 7691
1112 Segovia의 샤콘느 - EVEREST 녹음 8 1000식 2004.08.31 9706
1111 [re] segovia 샤콘느-CD 18 file niceplace 2004.08.31 8789
1110 기타역사에는 누구의 이름이 기록될까..요?........... 2 2004.08.29 8063
1109 혹시 1 안녕하세요^^ 2004.08.12 9465
1108 Fantasia(S.L.Weiss) 에 대한 곡설명을 알고 싶습니다.( 뱅이 2004.08.12 9963
1107 롤랑디옹 flying wigs에 대해서.. 3 kanawha 2004.08.03 7944
1106 앤드류요크의 4중주곡 Spin 가지고 계신분 없나요? 2004.08.02 7632
1105 뿌욜의 땅벌... 기타사랑 2004.08.01 8105
1104 듀엣곡 좋은 거 뭐 없을까요? 1 병신이 2004.07.30 9453
1103 티비 cf중에서 '보성녹차'에 나오는 음악의 제목을 알고싶습니다~ 챠우챠우 2004.07.21 10461
1102 (박자와 관련하여..) 흐름을 깨서 죄송합니다. 40 포에버클래식 2004.07.11 13840
1101 Dust in the wind - Kansas 1 gmland 2004.07.03 10811
1100 Stairway to Heaven 9 gmland 2004.07.02 10661
1099 추억의 스카보로우 10 LSD 2004.06.30 9547
1098 Scarborough Fair 영상시 2 고정석 2004.07.02 7798
1097 [re] 스카보로우의 여인 19 gmland 2004.07.01 9567
1096 장대건님 연주회 끝난 후 이야기 한 토막 2 으니 2004.06.21 7178
1095 하프의 마음, 하프의 영혼 사발레타 정천식 2004.06.19 12836
1094 사발레타가 연주하는 알베니스의 말라게냐 1 정천식 2004.06.19 9363
1093 여섯개의 은빛 달빛, 망고래의 생과 시간들. (리차드 디. 스토우버) 3 file 데스데 리 2004.05.24 7620
1092 20세기를 예비한 바이올리니스트 - 사라사테 5 정천식 2004.05.11 15059
1091 클래식 기타곡좀 추천해주세요... 5 kalsenian 2004.05.05 9252
1090 [질문]Paco de Lucia의 Fuente Y Caudal 1 의문의 2004.04.30 10110
1089 모든 기타협주곡에 대하여 수배령을 내립니다. 59 정천식 2004.04.20 13829
1088 탱고와 아르헨티나 민속문화 5 file 정천식 2004.04.17 13709
1087 [요청] 브라우워의 곡중 Suite No.2 Mebae는? 6 file 옥용수 2004.04.12 10244
1086 저작권에 관하여...(FAQ).. 2004.04.11 7849
1085 [퍼온글] 기타와 다른악기와의 쉽지않은 중주에 관하여...(오모씨님의 글) 5 2004.04.11 9140
1084 디용 전주 황추찜닭 공연 후기. 17 오모씨 2004.03.31 11485
1083 변태가 되어가는 나의 귀....... 27 오모씨 2004.04.02 10156
1082 안녕하세요. 숙젠데..^^; 도레미파 솔라시도.. 이름의 유래에대해 알고 싶습니다. 6 hesed 2004.04.06 10176
1081 Ut queant laxis(당신의 종들이) 악보 2 file 정천식 2004.04.07 12454
1080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4) 1 정천식 2004.04.02 11311
1079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3) 2 정천식 2004.03.29 9513
1078 파야 - 시장의 춤(오케스트라) 정천식 2004.03.30 11012
1077 파야 - 시장의 춤(기타연주) 정천식 2004.03.30 10020
1076 파야 - 물방아꾼의 춤(오케스트라) 정천식 2004.03.30 10276
1075 파야 - 물방아꾼의 춤(기타연주) 정천식 2004.03.30 9694
1074 몇자 안되는 간단의견 넘 아까워서 퍼왔습니다......."무한이 확장되는 경험 2004.03.28 7657
1073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2) 3 정천식 2004.03.26 9440
1072 LAGQ - 파야의 괴로운 사랑의 노래 정천식 2004.03.30 9614
1071 파야의 도깨비불의 노래 정천식 2004.03.26 11463
1070 LAGQ - 파야의 도깨비불의 노래 정천식 2004.03.30 9133
1069 파야의 폴로 - 수페르비아의 노래 정천식 2004.03.26 10052
1068 파야의 폴로 - 예페스의 연주 정천식 2004.03.26 9555
1067 파야의 폴로 - 후쿠다 신이치의 연주 정천식 2004.03.26 10103
1066 역시~디용.....Roland Dyens 의 인터뷰.............(97년 soundboard잡지) 8 맹구 2004.03.23 8485
1065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1) 2 정천식 2004.03.23 9598
1064 파야의 스페인 무곡(기타2중주) 정천식 2004.03.24 10803
1063 파야의 스페인 무곡 오페라 버전 정천식 2004.03.23 10484
1062 바하곡을 연주한다는 것... 23 황유진 2004.03.17 8225
1061 세고비아 & 망고레 41 지어 ㄹ 2004.03.17 19129
1060 인류 평화의 염원이 담긴 새의 노래 4 정천식 2004.03.15 9187
1059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4) 정천식 2004.03.14 9766
1058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3) 3 정천식 2004.03.13 9379
1057 [re]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3) 2 정천식 2004.03.14 8600
1056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2) 1 정천식 2004.03.11 8836
1055 질문. 6 진성 2004.03.11 7702
1054 [re] 질문. 2 file 정천식 2004.03.11 10011
1053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1) 7 정천식 2004.03.10 10376
1052 [re] Omar Bashir의 우드(Oud)연주.. 4 옥용수 2004.03.11 8614
1051 타레가의 "무어인의 춤" 3 정천식 2004.03.10 11016
1050 커트코베인과 클래식기타 10 한민이 2004.03.09 8839
1049 근데...음악성이란게 정확히 뭘 말하는거에요? 19 마왕 2004.02.06 8405
1048 [re] 음악성.........꼬추가루 넣은 안동식혜. 4 2004.02.06 7572
1047 [re] 근데...음악성이란게 정확히 뭘 말하는거에요? 8 ... 2004.02.06 7728
1046 밑의 글들을 일고... 18 vandallist 2004.02.06 8356
1045 [re] 밑의 글들을 일고... 푸하하하하 2006.01.21 7274
1044 위의 글을 읽고... 6 지나가다 2004.02.06 8337
1043 [re] 답답... 21 답답... 2004.02.06 7752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