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46.8.213) 조회 수 7535 댓글 8
기타리스트 배장흠의 연주는 매우 서정적이다. 그는 길고 두툼하며 힘있는 왼손가락(왼손이 오른손보다 훨씬 길다, 처음 그 손가락을 봤을 때 얼마나 감동했는지)과 여자손만큼이나 예쁜 오른손을 지녔지만 그것으로 기타를 난타하지 않는다. 힘이 있어도 그 힘을 다 드러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그의 연주를 들었던 것은 작년 "로드리고 페스티벌" 이었다. 그 때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은 절제를 바탕으로 한 서정성을 잘 보여준 좋은 연주였다고 기억한다.

어제의 연주회는 조금은 색다른 시도였다. 항상 다른 악기와의 만남을 통하여 더 넓은 영역을 개척해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색다르다고 하기가 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첼로와의 만남은 기타리스트로서는 매우 용기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첼로가 양장현을 사용하고 바로크 주법으로 연주를 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첼로가 갖는 음의 무게와 기타 음이 제대로 맞아 떨어지기는 매우 힘들 것이었다.

물론, 모든 음악회가 어떠했냐하는 질문은 그 연주의 본질만이 답할 수 있다. 첼로와 하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의 오케스트라 속에 파묻혀 연주를 했다하더라도 기타가 가진 영혼을 울려준다면 그것은 음량의 문제를 이미 떠나 음악의 문제로 들어간 것일터이다. 하지만 한 악기가 가진 영혼을 최대한 울려주기란 쉽지 않다. 연주자의 상태, 악기 상태, 무대의 상태, 협연자, 레파토리, 그리고 귀를 쫑긋 세우고 마음을 연 관객들까지.. 모든 것이 다 완벽한 상황을 이루어 주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게다가 이런 공연은 협연하는 이와의 음악적 지향점이 맞아떨어지는가가 중요한 문제인데, 그것도 꼭 같이 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제의 공연은 첼리스트 성소현씨가 더욱 빛나도록 꾸며진 무대였다. 그녀의 자작곡(주제의 반복을 좀 더 변주해주었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았다) 곁들여진 시낭송, 스크린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레파토리가 그랬다. 만일 연극을 하는데, 주연배우와 조연배우가 있다고 하자. 조연이 아무리 연기력이 뛰어나도 조연 때문에 주연이 가려진다면 그것은 썩 보기에 좋은 일이 아닐 것이다. 밴드가 공연을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대학 때 베이시스트 선배에게 공연 후 오빠가 가장 멋있어요 라고 하자 반기는 대신에 씁쓸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보컬이 멋있었다는 것은 성공한 공연, 기타가 멋있다고 하면 70% 성공한 공연.. 드럼이 멋있다고 해도 한 50%. 그런데 가장 주목받지 못해야만하는 베이스가 가장 멋있었다고 하면 그 공연은 실패야.

또한 무대에 데뷔한 고운악기의 소리도 매우 아름다웠는데, 과감히 사견을 말하자면, (나의 귀가 트이지 않은 탓으로 다른 이들의 의견보다는 훨씬 개인적이다) 고운악기는 힘이 넘치는 악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운악기는 상승하는 기운을 갖고 있다. 음색은 더할수록 밝아지는 빛의 색에 가깝고, 투명하다. 그리고 섬세하다. 어떤가 하면, 베이스 소리마저 둔탁하지 않다. 기타 전체가 마치 곱게 물들인 한지로 만들어져 울리는 것 같다. 예전의 전축이 종이로 울렸던 것처럼. 음악을 만들어주어 전달하는 것이 악기이지만, 정말 음악적인 악기는 흔치 않다. 고운악기는 음악을 듣는 악기였다. 아름답다. 기타의 음량도 무시할 수 없는 기초적인 요소인데, 고운악기의 음량은 의외로 크다. 배장흠님의 터치를 보니 일년새에 변화가 있었다. 힘을 전달하지 않고 톡톡 건드리는 터치이다. 저정도의 힘에, 저정도의 터치에 그만한 전달력이라면 놀랍다. 모든 것은 한가지만 봐서는 가늠할 수 없다.

바하 소나타에서의 실수 이후 역시 기타톤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수에서 쉽게 떨쳐나오기란 원래 어렵다. 또랑또랑함이 줄어들고 조금은 성긴 듯한 연주에 2부에서는 첼로의 음량이 더 커졌고, 사바레스 알리앙스는 점점 더 쳐지기 시작했다. 알리앙스 현은 예쁜 소리를 내주지만 공연 때에는 아무래도 힘이 약하다고 한다. 때문에 기타를 기대하고 가신 분들은 조금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제 공연은 기타 컨서트가 아니라 프로젝트 공연 Recuerdos였음을 기억한다면 그것이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시간을 만들어쓰지 못하고 쫓기며 사는 탓에 연주회장에도 헐레벌떡 도착했다. 그래서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늦은 시간에도 연주회 후의 작은 모임 자리에 따라갔는데, 배장흠님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이 참 많다고 느꼈다. 아마 여러가지 사정으로 자리하지 못한 친구분들이 더 많을 것이다. 배장흠님은 특유의 애교섞인 표정으로 "다음엔 잘할게요"라고 하셨다. 그는 좋은 연주자임에 틀림없다. 말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모두가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말할 용기를 갖고 있다.

음악은 긴 여정이다. 인류의 여정이기도 하며, 한 개인의 여정이기도 하다. 어제의 연주회도 그 길 위에 있는 것이다. 그 곡에 숨겨진 최대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길이며, 기타와 조금 더 아름다운 음악을 빚어내어줄 수 있는 짝꿍을 찾아가는 길이다. 또한, 쉬운 길도 있고 어려운 길도 있는 것처럼 연주자에게도 기복이 있을 수 있다. 배장흠님은 그 길을 맨 앞에서 치고 나가고 있다. 그 새로운 시도들과 부지런함에 박수를 보낸다. 천재는 그 자체로 이미 멋지지만, 그 길을 가는 우리들 또한 멋진 것 아닌가.



덧붙임, 후기는 개인적인 글이며, 일기같이 쓴 것이예요. 그냥 저의 느낌이구요. 고운악기에 대한 느낌도, 고운악기 전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연주자, 현, 어제 레파토리에서의 고운악기 브라만 모델 한 대에 대한 이야기예요. 연주자에 대한 것도 그 연주자에 대한 것이 아니라 어제 공연에서의 연주자에 대한 것이거든요.. 그 점에 대해 제가 본의아니게 실수하는 점이 없기를 바랍니다.. 제가 막귀라서 좀 음악적인 이야기를 잘 하지 못해서 공연 궁금하셨던 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다..




       
Comment '8'
  • 2004.01.17 20:46 (*.222.195.153)
    어..저는 음량 작게 느껴졌었는데....
  • 으니 2004.01.17 23:03 (*.118.83.212)
    제 생각엔 배장흠님이 터치를 바꾸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말랑말랑한 터치에 비해서는 큰 음량이예요
  • sntana97 2004.01.18 02:43 (*.237.164.108)
    으니님 안녕하세요 차 시간 때문에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리고 왔네요 ㅋㅋ 차를 놓치기는 했지만 ..담에 제대로 인사 드릴 기회가 있겠죠
  • 2004.01.18 12:59 (*.168.105.40)
    이글도 맘에 와 닿아여..으니님글은 매번 그러네....^^;;
  • 이경룡 2004.01.19 16:49 (*.218.204.156)
    후기 잘 읽었슴돠..평론가 이상으로 평해 주셨군요..^^
  • 이경룡 2004.01.19 16:52 (*.218.204.156)
    으니님 글 재주는 익히 아는 바(저의 홈피에도 전문가 빰치는 평을 남겨주셨거든요..)..그랬으리라 생각함돠..
  • 으니 2004.01.19 17:03 (*.46.8.213)
    sntana97님 대단한 꽃미남이시던걸요^^ (짧은 시간에 이미 파악--;;) 잊지 않고 인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에 뵐 수 있을거예요^^
  • 으니 2004.01.19 17:04 (*.46.8.213)
    경룡님! ㅠㅠ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3 조스캥 데프레의 미제레레... 헤레베헤... 17 eveNam 2003.12.27 6081
412 시간여행 : 800년 전의 음악은 어땠을까요? 8 file 정천식 2003.12.28 5670
411 해피보이님께.................거지의 사랑노래(?) 4 정천식 2003.12.29 8945
410 산사나이들의 밝고 유쾌한 노래 3 정천식 2003.12.29 6915
409 카운터 테너와 카스트라토 그리고 소프라니스트(수정) 2 정천식 2004.01.04 11240
408 천사의 죽음 - Suite del Angel 5 file 차차 2004.01.05 7829
407 프랑코 코렐리를 추모하며 7 정천식 2004.01.05 6373
» 1월 16일 배장흠님 Recuerdos 연주회 후기 8 으니 2004.01.17 7535
405 정경화의 샤콘느... 5 eveNam 2004.01.22 5462
404 LP예찬 7 정천식 2004.01.22 5539
403 LP를 CD로 만들기 정천식 2004.01.24 5448
402 합창교향곡... 에리히 라인스도르프... 3 file eveNam 2004.01.25 6831
401 로드리고... 안달루즈 협주곡 25 file eveNam 2004.01.25 7525
400 히메네스 - 알론소의 결혼(야마시타의 연주) 4 정천식 2004.01.31 6721
399 히메네스 - 알론소의 결혼 4 정천식 2004.01.30 8106
398 [re] 참고로~ 1 seneka 2004.02.04 6050
397 20세에 요절한 바스크 출신의 천재 작곡가 - 아리아가 2 정천식 2004.02.03 12176
396 척박한 황무지에서 피어난 찬란한 꽃, 그라나도스 8 정천식 2004.02.04 8741
395 로르까의 <스페인 옛 민요집> 4 정천식 2004.02.06 8139
394 투우장에 울려퍼지는 정열적이고도 우아한 음악(1) 3 정천식 2004.02.07 6887
393 투우장에 울려퍼지는 정열적이고도 우아한 음악(2) 1 정천식 2004.02.07 6388
392 투우장에 울려퍼지는 정열적이고도 우아한 음악(3) 3 정천식 2004.02.07 7242
391 Obligato on Etude in B minor 정천식 2004.02.08 5493
390 내 첫사랑의 추억이 어린 그리그의 <페르 귄트>(1) 정천식 2004.02.10 6057
389 내 첫사랑의 추억이 어린 그리그의 <페르 귄트>(2) 3 정천식 2004.02.10 5160
388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선구자 - 솔레르 신부(1) 정천식 2004.02.11 5787
387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선구자 - 솔레르 신부(2) 정천식 2004.02.11 17148
386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선구자 - 솔레르 신부(3) 정천식 2004.02.11 5348
385 [re] 바하는 어떤 악보로 공부하여야 하나........!!?? 6 정천식 2004.02.16 5669
384 바하는 어떤 악보로 공부하여야 하나........!!?? 6 file 해피보이 2004.02.16 5768
383 음악과 수학(2) &#8211; 피타고라스 음계와 선법 1 bluejay 2004.02.17 9133
382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큰 별, 알베니스(1) 4 정천식 2004.02.24 5300
381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큰 별, 알베니스(2) 1 정천식 2004.02.25 5467
380 [re]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큰 별, 알베니스(3) 차가운기타 2004.03.16 5289
379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큰 별, 알베니스(3) 3 정천식 2004.02.26 5255
378 스트라디바리 사운드의 비밀, 기후 탓?[잡지 월간객석에서 퍼옴] 9 김동선 2004.02.29 5954
377 쵸콜렛을 좋아하세요?(1) 정천식 2004.03.02 4682
376 쵸콜렛을 좋아하세요?(2) 정천식 2004.03.03 4966
375 쵸콜렛을 좋아하세요?(3) 정천식 2004.03.04 4825
374 테크닉과 음악성에 대한 이런 생각도 있습니다.. 15 seneka 2004.02.05 5539
373 한말씀만... 4 file jazzman 2004.02.06 6381
372 [re] 커트 코베인이 뭘 어&#51726;길래.. 1 마왕 2004.02.06 5055
371 [re] 답답... 21 답답... 2004.02.06 5238
370 위의 글을 읽고... 6 지나가다 2004.02.06 5820
369 [re] 밑의 글들을 일고... 푸하하하하 2006.01.21 4648
368 밑의 글들을 일고... 18 vandallist 2004.02.06 5908
367 [re] 근데...음악성이란게 정확히 뭘 말하는거에요? 8 ... 2004.02.06 4683
366 [re] 음악성.........꼬추가루 넣은 안동식혜. 4 2004.02.06 5034
365 근데...음악성이란게 정확히 뭘 말하는거에요? 19 마왕 2004.02.06 5536
364 커트코베인과 클래식기타 10 한민이 2004.03.09 5745
363 타레가의 "무어인의 춤" 3 정천식 2004.03.10 7267
362 [re] Omar Bashir의 우드(Oud)연주.. 4 옥용수 2004.03.11 5404
361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1) 7 정천식 2004.03.10 6004
360 [re] 질문. 2 file 정천식 2004.03.11 4944
359 질문. 6 진성 2004.03.11 4835
358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2) 1 정천식 2004.03.11 5631
357 [re]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3) 2 정천식 2004.03.14 5037
356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3) 3 정천식 2004.03.13 5187
355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4) 정천식 2004.03.14 5371
354 인류 평화의 염원이 담긴 새의 노래 4 정천식 2004.03.15 5650
353 세고비아 & 망고레 41 지어 ㄹ 2004.03.17 9247
352 바하곡을 연주한다는 것... 23 황유진 2004.03.17 5526
351 파야의 스페인 무곡 오페라 버전 정천식 2004.03.23 6384
350 파야의 스페인 무곡(기타2중주) 정천식 2004.03.24 6169
349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1) 2 정천식 2004.03.23 5742
348 역시~디용.....Roland Dyens 의 인터뷰.............(97년 soundboard잡지) 8 맹구 2004.03.23 5334
347 파야의 폴로 - 후쿠다 신이치의 연주 정천식 2004.03.26 6323
346 파야의 폴로 - 예페스의 연주 정천식 2004.03.26 6073
345 파야의 폴로 - 수페르비아의 노래 정천식 2004.03.26 6159
344 LAGQ - 파야의 도깨비불의 노래 정천식 2004.03.30 4858
343 파야의 도깨비불의 노래 정천식 2004.03.26 6421
342 LAGQ - 파야의 괴로운 사랑의 노래 정천식 2004.03.30 5036
341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2) 3 정천식 2004.03.26 5549
340 몇자 안되는 간단의견 넘 아까워서 퍼왔습니다......."무한이 확장되는 경험 2004.03.28 4987
339 파야 - 물방아꾼의 춤(기타연주) 정천식 2004.03.30 6105
338 파야 - 물방아꾼의 춤(오케스트라) 정천식 2004.03.30 5686
337 파야 - 시장의 춤(기타연주) 정천식 2004.03.30 5890
336 파야 - 시장의 춤(오케스트라) 정천식 2004.03.30 5707
335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3) 2 정천식 2004.03.29 5945
334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4) 1 정천식 2004.04.02 6307
333 Ut queant laxis(당신의 종들이) 악보 2 file 정천식 2004.04.07 8588
332 안녕하세요. 숙젠데..^^; 도레미파 솔라시도.. 이름의 유래에대해 알고 싶습니다. 6 hesed 2004.04.06 7241
331 변태가 되어가는 나의 귀....... 27 오모씨 2004.04.02 5475
330 디용 전주 황추찜닭 공연 후기. 17 오모씨 2004.03.31 8619
329 [퍼온글] 기타와 다른악기와의 쉽지않은 중주에 관하여...(오모씨님의 글) 5 2004.04.11 6225
328 저작권에 관하여...(FAQ).. 2004.04.11 4760
327 [요청] 브라우워의 곡중 Suite No.2 Mebae는? 6 file 옥용수 2004.04.12 6174
326 탱고와 아르헨티나 민속문화 5 file 정천식 2004.04.17 8669
325 모든 기타협주곡에 대하여 수배령을 내립니다. 59 정천식 2004.04.20 8473
324 [질문]Paco de Lucia의 Fuente Y Caudal 1 의문의 2004.04.30 5776
323 클래식 기타곡좀 추천해주세요... 5 kalsenian 2004.05.05 4996
322 20세기를 예비한 바이올리니스트 - 사라사테 5 정천식 2004.05.11 9266
321 여섯개의 은빛 달빛, 망고래의 생과 시간들. (리차드 디. 스토우버) 3 file 데스데 리 2004.05.24 4953
320 사발레타가 연주하는 알베니스의 말라게냐 1 정천식 2004.06.19 5863
319 하프의 마음, 하프의 영혼 사발레타 정천식 2004.06.19 8592
318 장대건님 연주회 끝난 후 이야기 한 토막 2 으니 2004.06.21 4934
317 [re] 스카보로우의 여인 19 gmland 2004.07.01 6847
316 Scarborough Fair 영상시 2 고정석 2004.07.02 5174
315 추억의 스카보로우 10 LSD 2004.06.30 6935
314 Stairway to Heaven 9 gmland 2004.07.02 7496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